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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김정은 못 만난 채···험난한 워싱턴 중재 미션

중앙일보 2019.04.11 00:10 종합 5면 지면보기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0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노영민 비서실장(왼쪽)과 대화하며 이동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 오른쪽 둘째부터 정의용 안보실장, 진영 행안부 장관. [강정현 기자]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0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노영민 비서실장(왼쪽)과 대화하며 이동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 오른쪽 둘째부터 정의용 안보실장, 진영 행안부 장관. [강정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상대로 북·미 비핵화 대화의 재개를 위한 중재 외교에 돌입한다. 문 대통령 취임 후 양 정상 간 일곱 번째 만남이다. 북한에 관한 한 ‘제재 장벽’을 친 워싱턴을 설득해 내는 게 관건이다. 미 행정부는 문 대통령이 워싱턴을 향해 출발하는 10일(미국시간 9일)에도 대북제재 유지론을 재확인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이날 상원 세출위원회 소위 청문회에서 “최대한 경제적인 압박을 유지하는 것이 미 행정부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최근 대통령의 대북제재 철회 언급으로 혼란이 있다. 북한과의 협상은 계속하면서도 최대한의 경제적 압박은 유지해야 하는 게 당신과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이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답했다. 앞서 청와대 관계자가 “정상회담에서 포괄적 합의에 기반을 둔 단계적 보상 방안이 논의될 것”이라고 한 지 한나절 만에 워싱턴에서 나온 다른 얘기다.
 

문 대통령-트럼프 일곱 번째 회담
폼페이오 “FFVD가 목표” 못 박아
청와대 “단계적 보상안 논의될 것”
비핵화 방식 놓고 한·미 이견 우려

폼페이오 장관은 또 김 위원장에 대해 “폭군(tyrant)”이라는 표현을 쓰는 데 대해 동의하냐는 질문엔 “물론이다(Sure)”고도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대북 정책의 목표를 놓곤 “완전히 검증되게 비핵화된 한반도와 더 큰 평화 그리고 재래식 (군사) 수단의 위험성을 줄이는 것과 북한 주민들의 더 밝은 미래”라고 말했다. 북한이 싫어하는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명시한 데 이어 재래식 무기까지 언급해 목표 수준을 높였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5일엔 한국의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 요청 가능성에 대해 “북한의 이웃이자 가족을 두고 있는 많은 한국인의 마음을 이해하지만 우리는 휼륭한 파트너로 제재를 집행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해 왔다”고 말했다. ‘재개 불가’라는 얘기다.
 
한·미 정상회담은 또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속내도 정확히 파악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지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직후 문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김정은 위원장을 (문 대통령이) 먼저 만나서 설득해 보고 나와 만나는 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고 한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지난 4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밝힌 내용이다. 외교 소식통은 10일 “북한이 답을 주지 않았다”며 “북한 내부에서도 아직 입장 정리가 덜 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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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회담을 놓곤 미국 내에서도 문 대통령의 중재 성공 여부를 놓고 상이한 전망이 교차한다. 미국의 안보 전문가인 대니얼 디페트리스 ‘디펜스 프라이어리티스’ 연구원은 “문 대통령은 요지부동인 트럼프와 김정은에 끼인 모양새”라며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제재 해제라는 설득에 성공하면 남북 간 화해를 구할 여지가 생기지만 트럼프가 들어줄 것 같지 않고, 김정은도 점점 문 대통령의 중재 능력에 의문을 제기한다”고 주장했다. 반면에 데이비드 맥스웰 미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트럼프가 2020년 재선 전략 차원에서 북한 문제 주도권을 문 대통령에게 넘길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전수진·강태화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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