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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한 일본 F-35A, 미쓰비시중공업서 생산한 1호기

중앙일보 2019.04.11 00:05 종합 6면 지면보기
일본 해상보안청 함정과 미군 항공기가 10일 아오모리현 인근 태평양 해상에서 추락한 F-35A 전투기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교토=연합뉴스]

일본 해상보안청 함정과 미군 항공기가 10일 아오모리현 인근 태평양 해상에서 추락한 F-35A 전투기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교토=연합뉴스]

일본이 차세대 전략 전투기로 도입 중인 F-35A의 추락사고가 발생하면서 한국 공군에도 비상이 걸렸다. 지난 9일 비행훈련 도중 레이더에서 사라진 일본 항공자위대 소속 F-35A는 한국도 들여온 기종이기 때문이다.
 

35A 추락은 처음, 대당 1000억원
기체결함·비행착각 등 원인 추측
항공자위대 나머지 12대 비행 보류
한국은 미국서 직도입 “영향 없다”

일본의 F-35A는 9일 오후 아오모리(靑森)현 인근 태평양 해상에서 추락했다. NHK는 10일 “항공자위대가 이날 밤 늦게 현장 주변에서 (전투기의) 좌우 꼬리날개 일부를 발견해 추락으로 단정했다”고 전했다.  
 
사고기는 추락 직전 “훈련을 중지하겠다”는 마지막 교신을 보냈다. 항공자위대에 따르면 사고기는 이날 오후 7시쯤 아오모리현 미사와(三澤)기지에서 같은 기종의 전투기 3대와 함께 출격한 뒤 30여 분 후 ‘실종’됐다. 전투기 4대가 두 팀으로 나눠 공격과 방어 훈련을 본격적으로 시행하기에 앞서 사고기가 ‘훈련 중단’ 교신을 남기고 레이더에서 갑자기 사라졌다는 것이다.
 
F-35A의 추락은 이번이 처음이다. F-35B 기종이 지난해 9월 미국에서 추락한 적이 있지만 F-35A는 개발 단계 중이던 2014년 6월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시험 비행 중 추락한 사례가 있었을 뿐 전력화된 이후 떨어진 적은 없었다. F-35A의 추락이 파장을 부르는 이유는 이 기종이 한반도와 동북아 일대의 상공을 지배할 최고의 전투기로 간주됐기 때문이다. 전투기의 생존성과 공격력을 높이는 스텔스 기능이 보장된 데다 먼저 보고 먼저 쏘는 원거리 공격 능력도 탁월한 기종이다. 평양을 향해 북한 상공을 유령처럼 숨어들어가 핵심 목표를 폭격한 뒤 유유히 돌아오는 참수작전이 가능한 게 F-35A다. 제반 비용을 감안할 때 대당 1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 해 2월 미사와기지에서 열린 F-35A 전력화 행사.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해 2월 미사와기지에서 열린 F-35A 전력화 행사. [로이터=연합뉴스]

이 같은 최고 전투기의 추락 미스터리를 놓고 ‘버티고’ ‘기체결함’ 등의 추측이 나온다. 김형철 전 공군참모차장은 “현재 예단하기는 어렵다”는 전제 아래 “사고가 야간 훈련 중 해상에서 일어났고, 교신이 갑자기 끊긴 것으로 봐서 일본 항공자위대 측이 F-35A 조종사의 비행착각(vertigo) 가능성을 중점적으로 살펴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2006년 6월 공군의 F-15K 전투기 1대가 동해에서 야간훈련 도중 추락했는데 당시 조종사들이 전투기가 뒤집어져서 날아가는지, 정상으로 날아가는지 혼동을 일으키는 이른바 버티고 현상을 겪은 것으로 추정됐다. 날이 진 뒤 바다 위에서 비행할 때 이 같은 비행 착각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더 커진다.
 
반면에 기체 결함으로 확인되면 한국 공군에도 악영향을 준다. 전직 공군 인사들 일각에선 “훈련을 중단한다”는 교신이 있었다는 점에서 기체 결함일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사고 조사 결과 미국이 F-35 비행 중단 결정을 내리면 설계 과정의 문제일 수 있는 만큼 한국 공군도 F-35A의 비행 중단이 불가피하다. 한국 공군은 지난달 F-35A 2대를 국내에 들여왔고, 2021년까지 총 40대를 들여올 계획이다. 단 이번에 추락한 일본의 F-35A는 아이치(愛知)현 미쓰비시중공업 공장에서 면허 생산한 일본 국내 제조 1호기다. 미국에서 직도입한 기종이 아니었던 만큼 조립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을 수도 있다.
 
이와야 다케시(岩屋毅) 방위상은 10일 기자회견에서 “항공자위대의 나머지 F-35A 전투기 12대의 비행을 당분간 보류한다”고 밝혔다. 항공자위대는 미군과 함께 추락 추정 해역을 중심으로 초계기와 함정 등을 동원해 수색을 계속했다.
 
한국 공군 관계자는 “현재까지 우리 공군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며 “미국 태평양 공군사령부에 문의했는데 아직은 미국을 포함해 해당 기종을 운용하는 국가에 대한 비행 중단 권고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철재·김상진·이근평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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