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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 “다 내놨다” 산은 “불만족스럽다”

중앙일보 2019.04.11 00:02 경제 1면 지면보기
금호아시아나. [연합뉴스]

금호아시아나. [연합뉴스]

‘박삼구 전 회장 일가의 금호고속 지분을 전량 채권단에 담보로 맡긴다.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 등을 포함한 자산을 매각한다. 향후 3년간 경영정상화 계획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으면 채권단이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는데 협조한다.’
 

산업은행에 자구안 제출
금호고속 오너 지분 전량 담보
채권단에 5000억원 지원 요청
정상화 안 되면 아시아나 매각
금융위 “향후 시장 평가가 중요”

자금난에 빠진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아시아나항공 경영정상화를 위해 산업은행에 제출한 자구계획안의 골자다. 최대주주의 모든 지분을 담보로 내놓고 주요 자회사도 매각하겠다는 내용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박삼구(74) 전 회장의 부인과 딸의 금호고속 보유지분 4.8%(13만 3900주·141억원)를 채권단에 담보로 맡기겠다고 밝혔다. 금호아시아나는 이미 금호타이어 지원을 조건으로 박 전 회장과 아들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의 금호고속 지분 42.7%(1262억원)도 담보로 맡겼다.
 
박삼구. [뉴시스]

박삼구. [뉴시스]

금호아시아나 측은 채권단이 이 담보를 해제할 경우 박 전 회장과 박 사장의 금호고속 지분을 다시 담보로 맡기겠다고 밝혔다.
 
금호그룹 관계자는 “그룹 지배구조 최정점에 있는 금호고속 지분 전량을 내놓은 만큼, 총수 일가가 모든 걸 내놓고 아시아나항공 정상화에 올인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회장 일가는 금호고속 지분 전량 담보라는 배수진을 쳤다는 설명이다.
 
금호 측은 또 박삼구 전 회장의 경영복귀가 없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금호아시아나는 아시아나항공의 수익성 개선을 위해 보유 항공기를 매각하고 비수익 노선을 정리해 인력 생산성도 높이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채권단 대출금은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등을 비롯한 그룹 자산을 매각해 갚아 나가겠다고도 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이 같은 자구계획 이행 기한으로 3년을 제시했다. 3년 내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채권단이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해도 좋다는 입장이다.
 
금호그룹은 이 같은 자구계획 이행의 대가로 산업은행에 유동성 문제 해소를 위해 5000억원 규모의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
 
이를 활용해 그룹이 직면한 유동성 위기를 타개하겠다는 것이다. 금호아시아나가 올해 갚아야 할 채무 1조 2000억원 가운데 4000억원은 채권단의 대출금이다. 대출금 상환 유예·연장하는 내용으로 재무구조개선 약정서(MOU)를 체결하고, 향후 3년간의 경영정상화 동안 이행 여부를 평가받겠다는 입장이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반응은 싸늘했다. 산은 관계자는 “자구안을 보면 금호고속 지분 전량을 담보로 제공한다고 했지만, 실질적으로 추가로 내놓은 것은 (박 전 회장의 아내와 딸 보유지분인) 4.8%뿐”이라며 "추가로 5000억원을 더 빌려줘야 하는 채권단 입장에서는 만족스럽지 못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채권단의 또 다른 관계자는 "3년 조건부 매각 의사를 내놨는데 3년이란 시간은 너무 길다”며 "그동안 박삼구 전 회장 측이 후계구도를 완성하려고 하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이동걸(66) KDB산업은행 회장은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아시아나항공과 채권단의 재무구조 개선약정(MOU)은 아주 촘촘하게 짤 생각”이라며 "대주주가 책임을 지기 전에 채권단이 한 푼이라도 손실이 생기는 지원은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 고위관계자는 "앞으로 시장의 평가가 중요하다”며 "산은이 채권단 내부 협의를 거치기 전에 자구안을 공개한 것도 시장의 평가를 받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날 산은은 금호아시아나가 제출한 자구계획을 검토하기 위한 채권단 회의를 열었다.
 
곽재민·염지현·오원석 기자 jmkw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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