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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지 여성 갑작스러운 죽음···AIDS 비상 걸린 포항

중앙일보 2019.04.10 12:00
[중앙포토]

[중앙포토]

지난달 26일 경기도의 한 성매매 여성 상담소. "몸이 아프니 도와달라"는 40대 외국인 여성 A씨의 전화가 걸려왔다. A씨는 외국어로 말을 하는 데다 말을 거의 하지 못해 상담소 측에서 몸이 아프다고만 짐작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상담소 측은 이 여성의 현재 거주지가 포항이라는 것을 알고 포항 지역의 여성 보호기관에 A씨에게 연락을 해서 병원에 갈 수 있도록 도왔다. 
 

포항 마사지업소서 일한 불법체류자 40대 여성
숨지기 전 행적 파악 비상

A씨는 기관의 도움으로 포항의 한 병원을 찾았다. 하지만 금세 폐렴 증세가 심각해져 서울의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지난 3일 결국 폐렴으로 숨졌다. 문제는 이 여성이 포항의 병원에서 받은 혈액검사에서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 양성 반응이 나오면서 불거졌다. 포항 병원은 즉시 경북보건환경연구원에 혈액검사를 의뢰했고 지난 1일 에이즈 확진 판정이 나왔다.
 
이에 보건당국에서는 A씨의 숨지기 전 행적 파악에 비상이 걸렸다. A씨가 포항 지역 마사지 업소에서 일해 불법 성매매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어서다. 에이즈 감염자가 추가로 나타날 경우 에이즈 활동을 약화시키는 항레트로바이러스 투약을 하지 않으면 몸 상태가 급격히 나빠져 더 많은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A씨가 불법 체류자인데다 숨져 보건당국은 지금까지 이 여성과 접촉한 사람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붉은 콘돔으로 만든 에이즈. [연합뉴스]

붉은 콘돔으로 만든 에이즈. [연합뉴스]

 
포항시와 포항 남구 보건소, 출입국관리사무소 등이 A씨의 주거지를 중심으로 조사한 결과 A씨 원룸 집안은 비어있었고 임대차계약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주변 인물의 진술 등에 따라 A씨가 부산 등 다른 지역의 마사지 업소에서 일하다 3개월 전 포항에 와 포항 마사지 업소에서 일했다는 정황만 파악했다. A씨가 일한 마사지 업소의 경우 세무서에 자유업으로 신고돼 있었다. 자유업의 경우 일반 유흥업소와 달리 종사자가 주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지 않아도 된다. 
 
포항 남구보건소 관계자는 "여성이 일한 마사지 업소가 일반적인 유흥업소와 달리 보건 당국 관리 산하에 있지 않아 그동안 여성이 에이즈에 걸렸는지 파악을 하지 못했다"며 "또 이 여성이 일한 마사지 업소 측에서 성매매 등을 부인하기에 이 여성이 음성적으로 성매매했는지 등 정확한 사실관계 파악이 어렵다"고 말했다. 
 
포항 남부 경찰서도 A씨가 일했던 마사지 업소를 중심으로 접촉한 손님 등에 대해 조사하고 있으나, 마사지 업소를 방문한 사람을 찾는 것 자체가 어려워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다. 
 
보건당국은 감염 의심자의 경우 신원 비밀이 보장되는 만큼 서둘러 주변 의료기관을 찾아 역학조사를 받아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포항시 관계자는 "에이즈 감염자의 신원뿐만 아니라 감염 의심자의 신원도 외부에 공개하지 못하게 돼 있으니 접촉자가 있다면 꼭 보건소를 찾아 검사하길 바란다"고 했다. 
 
에이즈는 ‘인간면역결핍 바이러스’(HIV)에 감염돼 체내의 면역 기능이 저하되는 질병으로 폐렴 등 심한 병이 걸리면 낫지 못해 사망까지 이르게 된다. 에이즈 감염인과의 성관계, 에이즈에 걸린 주사기 사용·혈액수혈 등 감염자의 혈액·체액 등을 통해 감염될 수 있다. 에이즈는 1981년에 최초로 세상에 알려졌으며 HIV는 83년에 발견됐다. 
 
포항=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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