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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드론 택배 첫 상용화 승인…무인 배송시대 본격화

중앙일보 2019.04.10 07:04
 하늘에서는 드론이, 거리에선 로봇이 배달을 도맡는 ‘무인택배’ 시대가 성큼 다가서고 있다. 서울이나 뉴욕처럼 아파트와 오피스가 촘촘히 들어선 지역에서는 사람이 택배 작업을 하는 게 여전히 효과적이지만, 주택들이 드문드문 위치한 시골에서는 이같은 방식의 택배로 수지를 맞추기가 어렵다.
 
그동안 호주와 아이슬랜드 등 인구밀도가 낮고 거주형태가 단독주택 위주인 지역에서 드론을 이용한 무인배송 시범서비스가 주로 진행돼 온 배경이다.
 
호주는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갔다. 호주 정부는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드론을 이용한 ‘공중배송 사업’을 승인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하루 최대 12시간 허용되는 드론 배달 서비스는 호주 수도 캔버라에서 몇 주안에 본격 시행될 예정이다. 다만 완전 자동화 배송이 아닌 사람이 조종하는 조건으로 상용화 승인이 이뤄졌다.
호주 캔버라에 커피를 배달중인 구글 윙의 드론. [사진=윙 홈페이지]

호주 캔버라에 커피를 배달중인 구글 윙의 드론. [사진=윙 홈페이지]

 
캔버라 일대에서는 그동안 구글 알파벳의 자회사인 윙이 시범서비스를 해왔다. 160가구를 대상으로 주로 커피와 약품과 같은 가벼운 제품을 드론으로 배송했다. 이 가구들은 모두 뒷마당을 보유하고 있어서 드론을 통한 공중배송이 가능하다는 이점을 지니고 있다. 주변에 고층 건물이 없어 드론의 무인배송을 테스트하기에 적지인 셈이다.
 
윙의 최고경영자(CEO)인 제임스 버기스는 “호주 고객들이 가장 좋아하는 드론 배송 물품은 커피”라며 “주문에서부터 손에 커피를 들기까지 최단 기록은 3분17초”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드론이 지나갈때마다 소음이 심한 편이어서 캔버라의 일부 주민들이 드론 배송에 반대하는 청원을 넣기도 했다.  
아이슬랜드에서 시범 서비스중인 플라이트렉스 드론. [사진=유튜브]

아이슬랜드에서 시범 서비스중인 플라이트렉스 드론. [사진=유튜브]

 
아이슬랜드에서는 스타트업인 아하가 이스라엘의 드론 소프트웨어 기업인 플라이트렉스와 손잡고 서비스해왔다. 여기에 중국의 DJI가 제작한 중대형 드론이 투입되면서 배달 반경이 5㎞에서 10㎞로 넓어졌고, 배달물품의 중량도 1.5㎏에서 3㎏으로 늘었다. 음식 이상으로 제법 중량이 나가는 물건도 배달이 가능해진 것이다. 아이슬랜드에서는 오는 6월까지 뒷마당을 가진 1000가구에 배달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점점 드론 배송의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미국의 버지니아주와 노스캐롤라이나주, 노스다코다주에서 시범서비스가 진행중이다. 기존 배송업체인 UPS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지난주 의약품을 드론으로 배송하는데 성공했다. 윙과 플라이트렉스 또한 가장 시장규모가 큰 미국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미 연방항공청(FAA)도 올 연말까지 뒷마당 드론배송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손질하는 중이다.
 
비교적 중ㆍ고층 빌딩이 산재한 미국내 도시에서는 드론 배송보다는 무인 로봇배송 서비스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주로 대학가에서 인기다.
스타십 로봇이 무인배송한 물건을 소비자가 스마트폰을 이용해 꺼내고 있다. [사진=스타십 테크놀로지]

스타십 로봇이 무인배송한 물건을 소비자가 스마트폰을 이용해 꺼내고 있다. [사진=스타십 테크놀로지]

 
지난 1월부터 버지니아의 조지메이슨대 캠퍼스를 휘젓고 다니는 스타십 테크놀로지의 배송 로봇이 대표적이다. 작은 아이스박스에 6개의 바퀴가 달렸고, 360도 센서가 부착돼 장애물을 피해다닐 수 있고, 야간운행도 가능하다. 캠퍼스내 카페에서 출발해 목적지에 도착하면 주문한 고객은 알람을 받고 스마트폰 앱으로 암호를 풀어 로봇 뚜껑을 열고 주문한 음식을 꺼내는 방식이다.  
 
처음엔 25대가 다니다가 지금은 40대가 캠퍼스를 누비고 있다. 4만여명의 학생과 교직원이 고객이다. 이들이 스타십배달 앱을 내려받아 원하는 음료나 음식을 고른 뒤 캠퍼스내 배달받고 싶은 장소만 설정해주면 15분 이내에 배달 로봇이 음식과 함께 도착한다.  
 
로봇의 최고 속도는 시속 6㎞ 정도이고, 음식의 무게는 10㎏ 수준까지 가능하다. 주문한 고객은 로봇의 움직임을 지도로 실시간 볼 수 있다. 배달비 1.99달러(약 4400원)는 앱을 통해 곧바로 결제된다.
미 캘리포니아대 버클리캠퍼스에서 무인배송 서비스중인 키위봇. [사진=씨넷]

미 캘리포니아대 버클리캠퍼스에서 무인배송 서비스중인 키위봇. [사진=씨넷]

 
조지메이슨대 학생인 카일라 쉬플렛은 “처음엔 기숙사에서 재미로 음료만 주문했는데, 요즘은 음식도 로봇으로 주문해 먹는다”고 말했다. 아침 시간에 길게 늘어선 줄 때문에 식사를 거르던 이들이 주로 이용하면서 1월 이후 배달건수가 1만건을 넘었다.  
 
이같은 인기에 힘입어 스타십 배달로봇은 지난달 두 번째 무대로, 애리조나주의 노스애리조나대 캠퍼스에 30대가 투입됐다.
 
그 외에 아마존의 배달봇 스카우트가 자율주행 기술을 이용해 지난 1월부터 워싱턴주 시애틀 인근에서 시범주행을 시작했고, 키위보트가 버클리대학에서, 그리고 펩시코의 스낵보트 또한 캘리포니아의 한 대학에서 운행중이다.  
올 여름 멤피스에서 시범서비스가 예정된 페덱스의 무인 배송로봇 세임데이봇. [사진=유튜브]

올 여름 멤피스에서 시범서비스가 예정된 페덱스의 무인 배송로봇 세임데이봇. [사진=유튜브]

 
항공우편 서비스 업체인 페덱스도 배달로봇 사업에 뛰어들어  비교적 빠른 속도인 시속 16㎞로 달리면서 가파른 층계도 거뜬히 오를 수 있는 ‘세임데이봇(SameDayBot)’을 선보였다. 올 여름부터 테네시주 멤피스에서 시범운행된다.
 
뉴욕=심재우 특파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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