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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심해도 운동·환기하세요"…과총 미세먼지 국민포럼

중앙일보 2019.04.10 01:00
황사가 닥치면서 지난 5일 오후 서울시에는 미세먼지(PM-10) 주의보가 발령됐다. 미세먼지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는 행사가 9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주최로 열렸다. [연합뉴스]

황사가 닥치면서 지난 5일 오후 서울시에는 미세먼지(PM-10) 주의보가 발령됐다. 미세먼지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는 행사가 9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주최로 열렸다. [연합뉴스]

"미세먼지 오염의 주원인은 해외 유입 미세먼지인가요?"
"'중국발 미세먼지가 몇 퍼센트다'라고 말하기 쉽지 않습니다. 대략적인 윤곽만 알 수 있죠. 앞으로도 연구가 필요합니다. 중국 배출량이 크게 변화하고 있어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하느냐에 따라서도 달라집니다."(김순태 아주대 환경안전공학과 교수)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도 창문을 열고 환기를 해야 하나요?"
"실내에서 조리 등 미세먼지를 배출하는 활동을 줄이고, 그래도 안 되면 창문을 열고 환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환기는 필요합니다." (신동천 연세대 의대 교수)
9일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제2회 미세먼지 국민포럼. 강찬수 기자

9일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제2회 미세먼지 국민포럼. 강찬수 기자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국과학기술회관 대회의실에서는  '미세먼지에 관한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를 주제로 제2회 미세먼지 국민 포럼이 열렸다.

이번 행사는 한국과학기술단체 총연합회(이하 과총, 회장 김명자)가 지난 2월 25일에 이어 두 번째 개최한 '미세먼지 국민 포럼' 행사다.
 
이번 행사를 앞두고 과총은 지난달 온라인으로 미세먼지에 관한 질문을 시민들로부터 받았고, 300개가 넘는 질문이 접수됐다.
 
과총은 이날 각 분야 전문가들을 초청해 공개 답변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대기오염·환경보건·에너지·자동차·국제관계 전문가와 시민단체 관계자 등이 참석해 미세먼지의 정의와 기준, 측정방법, 생성과 제거 메커니즘, 인체 위해성, 저감 대책, 국제 협력, 국민홍보 등 분야별로 시민들 질문에 답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농도가 모두 '나쁨' 수준을 보인 지난 5일 서울 서초구 누에다리에서 바라본 반포대로가 온통 희뿌옇다. [연합뉴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농도가 모두 '나쁨' 수준을 보인 지난 5일 서울 서초구 누에다리에서 바라본 반포대로가 온통 희뿌옇다. [연합뉴스]

'미세먼지 오염이 심할 때 운동을 해야 하나'라는 질문에
권호장 단국대 의대 교수는  "우리나라의 오염 수준에서는 운동하는 것이 건강에 더 좋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세계적으로 오염이 심한 10개 도시의 경우에도 처음 15분까지는 운동하는 만큼 효과가 나타났고, 그 이상은 운동 효과가 조금씩 줄고, 75분 이상 운동하면 안 하는 것과 같아진다"고 말했다.
 
'마스크 착용이 효과가 있느냐'는 질문에
지현영 환경재단 미세먼지센터 국장은 "서울대 의대 홍윤철 교수의 분석 결과, 마스크를 착용하면 미세먼지 노출을 30% 정도 줄일 수 있고, 혈압 수치도 5㎜Hg가량 낮춰준다"고 말했다. 마스크를 착용하면 호흡 불편 등이 있지만, 초미세먼지 농도가 ㎥당 50㎍(마이크로그램, 1㎍=100만분의 1g)을 넘어가면 황사·미세먼지 마스크를 쓰는 게 좋다는 것이다. 다만 호흡 곤란을 겪으면 마스크 중에서도 방어계수(KF80, KF94, KF99 등)가 낮은 것을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방어계수가 낮은 KF80도 미세먼지의 80% 이상을 차단할 수 있다.
 
'미세먼지 줄이는 데 차량 2부제가 효과가 있느냐'는 질문에
유경선 광운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2부제를 실시해도 체감할 정도로 효과가 나타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초미세먼지 농도가 100㎍/㎥를 넘는 사례가 지속할 때 중국 기여도가 80%에 이르는 상황이고, 국내 오염에서 자동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20%를 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유 교수는 "오염이 높을 때 차량 2부제는 체감할 수 없고, 다만 40㎍/㎥ 수준일 때는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미세먼지가 늘었나'는 질문에 
정용훈 KAIST 원자력양자공학과 교수는 "원자력 발전량이 15% 줄었고, 미세먼지 배출량도 줄었다"며 "원자력 발전량이 그대로였다면 미세먼지 배출량이 더 줄었을 것"이라고 답했다. 정 교수는 "미세먼지를 많이 배출하는 석탄발전소는 폐쇄했지만, 석탄발전량은 15% 늘었고, 액화석유가스(LNG) 발전은 20% 늘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구 100만 도시에 LNG 발전으로 전력을 공급하면, 휘발유 400만대 분량의 미세먼지를 배출하는 효과가 있다"며 "전기자동차를 보급하지만  깨끗한 전력이 공급돼야 효과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월 25일 오후 전북 군산 서쪽 해상에서 기상항공기가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첫 인공강우 실험을 하고 있다. 이날 기상청과 환경부는 인공강우 물질인 요오드화은 연소탄 24발을 구름 안에 살포했다. [사진 기상청 제공]

지난 1월 25일 오후 전북 군산 서쪽 해상에서 기상항공기가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첫 인공강우 실험을 하고 있다. 이날 기상청과 환경부는 인공강우 물질인 요오드화은 연소탄 24발을 구름 안에 살포했다. [사진 기상청 제공]

 
네덜란드 로테르담에 설치된 미세먼지 제거 정화탑 '스모그 프리 타워' 천권필 기자

네덜란드 로테르담에 설치된 미세먼지 제거 정화탑 '스모그 프리 타워' 천권필 기자

이날 "인공강우를 하면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나"라는 질문도 나왔다.
이에 대해 "20㎜ 이상 비가 내려야 하는데, 아직 확보한 기술은 1㎜ 수준이다. 한반도 전체 미세먼지를 없애려면 수백 대의 항공기가 동원돼야 한다. 기술을 개발해도 현실성이 없다"는 답변이 나왔다.
 
" 건물 옥상 집진기나 대형 미세먼지 타워를 설치하면 효과가 있나?"는 질문도 있었다.
여기에는 "네덜란드 로테르담에 설치한 '스모그 제한 없이 타워(Smog Free Tower)는 주변 10m까지 초미세먼지를 25%를 제거할 수 있지만, 실제 도시 공기를 정화하려면 촘촘히 설치해야 하고, 바람이 강하면 소용이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김명자 과총 회장은 "중국과의 협력은 온실가스를 줄이는 기후변화 협상 틀로 접근하면 온실가스도 줄이고 미세먼지도 줄일 수 있어 서로가 도움되는 윈(Win)-윈(Win)이 될 수 있다"며 "이번 국민 포럼의 내용은 100문 100답 형식의 리플렛으로 제작해 배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전문가 답변에 앞서 미리 참석한 청중에게 퀴즈를 내고, 청중이 스마트폰 앱을 사용해 'O, X'로 답하기도 했다.

'고농도 미세먼지 현상은 중국발 미세먼지 영향이 국내 요인보다 더 크다고 생각하나'라는 퀴즈에는 200여 명의 참석자의 64%가 '그렇다'고 답했다.
또, '도심 초대형 미세먼지 타워나 인공강우가 미세먼지 저감 대책으로 적절한가'라는 퀴즈에는 60% 이상이 부정적으로 답했다.
김명자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장. [뉴스1]

김명자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장. [뉴스1]

한편, 이날 행사에는 김 회장과 고윤화 미세먼지 국민 포럼 운영위원장 외에도 김윤신 세계 맑은공기연맹 대표와 김기은 서경대 화학생명공학과 교수가 참석해 토론회 1부와 2부 좌장을 맡았다.
 
또, 박영우 전 유엔환경계획 아태지역사무소장, 박일수 한국외대 황사 및 장거리 이동 오염물질 연구센터 소장, 이소영 기후솔루션 부대표, 이영재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친환경 자동차 기술개발 사업단장, 정권 서울시립대 환경공학과 교수, 추장민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한진석 안양대 환경에너지공학과 교수 등도 참석했다.
 
강찬수 환경전문 기자 Kana.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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