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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고사리 지금이 제철…임금님 진상품 맛보러 오세요

중앙일보 2019.04.10 00:44 종합 18면 지면보기
제주를 찾은 관광객들이 한라산 중턱에서 막 자라기 시작한 고사리를 꺾고 있다. [최충일 기자]

제주를 찾은 관광객들이 한라산 중턱에서 막 자라기 시작한 고사리를 꺾고 있다. [최충일 기자]

옛 진상품으로 오르던 제주도 고사리가 제철을 맞았다. 고사리는 최근 내리는 봄비를 맞으며 자라기 시작한 것이 가장 연하고 맛이 있다.
 
9일 제주도에 따르면 최근 제주도내 목장과 오름(작은화산체) 등지에는 고사리를 따려는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 한참 맛이 든 고사리를 채취하기 위해 젊은이부터 나이 지긋한 노인까지 들판이나 산간을 찾는다.
 
주로 관광객인 초보자들은 시야가 확 트인 들판이나 숲을 다니며 고사리를 꺾는다. 반면 고사리꺾기 ‘고수’들은 숨겨둔 자신만의 ‘명당’을 찾아간다. 제주에서는 ‘고사리 명당은 딸이나 며느리에게도 알려주지 않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명당에 목을 매다 봄철이면 길을 잃는 사람들도 많다. 고사리는 제주의 중산간 지대에 주로 분포하는데 땅 밑의 고사리만 보고 걷다 숲속에서 길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제주도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간 발생한 고사리 채취와 관련한 길 잃음 사고는 111건에 달한다. 같은 기간 둘레길 탐방(35건)이나 오름 탐방(19건) 등에 따른 사고를 합친 것보다 훨씬 많다.
 
고사리 꺾기의 손맛을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고사리 축제도 열린다. 오는 27일부터 28일까지 서귀포시 남원읍 한남리 서쪽 들판에서 열리는 ‘제24회 한라산 청정 고사리축제’다. 마을 주민에게 고사리 꺾기 노하우를 배운 뒤 직접 고사리를 따서 요리해 먹을 수 있다. 행사장에서는 고사리 건조 시연과 음식 만들기 등이 열린다.
 
고사리는 ‘산에서 나는 소고기’라고 불릴 정도로 영양이 풍부하다. 단백질·칼슘·철분·무기질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과거 ‘궐채(蕨菜)’라는 이름으로 임금께 진상됐다. 수확 후 말렸다가 1년 내내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제주산 건조 고사리는 소매가로 100g당 1만원 이상에 거래된다.
 
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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