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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약고 된 골란 고원, 그 뒤엔 트럼프·네타냐후 연임 야심

중앙일보 2019.04.10 00:03 종합 14면 지면보기
지난달 25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 뒤 골란 고원(오른쪽 지도)에 대한 이스라엘의 주권을 인정하는 포고문을 들어 보이고 있다. [EPA=연합뉴스]

지난달 25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 뒤 골란 고원(오른쪽 지도)에 대한 이스라엘의 주권을 인정하는 포고문을 들어 보이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스라엘 총선이 9일 오전 7시(현지시간) 투표에 돌입했다. 13년간 총리직을 수행한 네타냐후가 승리한다면 이스라엘 역사상 최장수(5선) 총리가 된다.
 
선거 초반, 네타냐후가 이끄는 집권 리쿠드당이 무난히 승리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베니 간츠 전 육군 참모총장 주도의 중도진보연합 카홀라반이 막판 추격하면서 판세는 초박빙이었다.  
 
여기에 균열을 낸 이가 네타냐후의 든든한 지원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다. 트럼프는 지난달 21일 트윗에서 “미국이 골란 고원에 대한 이스라엘의 주권을 완전히 인정할 때가 됐다”고 느닷없이 선언했다. 1967년 3차 중동전쟁 때 이스라엘이 시리아로부터 빼앗은 골란 고원(Golan Heights)을 국제법과 무관하게 이스라엘 영토로 인정한 것이다.
 
트럼프는 이어 25일 네타냐후 총리와의 백악관 회담에서 ‘이스라엘의 골란고원 영토 주권을 인정한다’는 내용의 포고문에도 서명했다. 네타냐후는 귀국 비행기에서 “(중동전쟁 당시) 방어전에서 점령했다면 우리 것”이라고 주장했다.
 
골란 고원

골란 고원

이스라엘과 시리아 국경지대에 있는 골란 고원은 서울 3배 면적(1800㎢)으로 군사적 요충지다. 해발 2000m에 있어 이스라엘 일대를 조망할 수 있으며 이스라엘 식수의 30%가 이 지역에서 나온다.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쿠스와 거리는 60㎞. 시리아가 1973년 4차 중동전쟁을 일으키면서까지 이 지역을 탈환(결국 실패)하려고 했던 이유다.
 
4차 중동전쟁 이후 두 나라는 고원 일부의 비무장지대화와 유엔군 주둔에 합의하며 갈등을 봉합했지만, 골란 고원은 늘 ‘뜨거운 감자’였다.  
 
2000년 에후드 바락 이스라엘 총리가 빌 클린턴 미 대통령 중재 하에 이 지역을 시리아에 반환하겠다고 선언했으나, 고원 내 주요 식수 공급원인 갈릴리호수 관리권을 두고 대립하며 협상은 결렬됐다.  
 
2008년에도 시리아와 이스라엘 간 협상이 있었지만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가 부패 의혹으로 사임하며 이 마저도 중단됐다.
 
잠잠하던 골란고원이 선거 직전 이슈화한 것은 ‘안보’ 카드로 보수층을 결집하려는 네타냐후 총리의 ‘한방’이라는 분석이다. 네타냐후는 서안지구 내 유대인 정착촌 병합도 주장했다.
 
국제법상 미국과 이스라엘의 주장은 효력이 없다. 트럼프의 골란 고원 발언은 내년 자신의 재선을 겨냥, 보수파 유대인을 포섭하기 위해 꺼냈다는 분석이다. 유엔과 유럽연합(EU), 독일, 일본 등 미국의 동맹국도 트럼프 대통령의 골란 고원 발언에 반대하는 성명을 잇달아 냈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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