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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차별·양극화·통일…지금 대학로는 무엇을 고민하나

중앙일보 2019.04.10 00:03 종합 23면 지면보기
연극 ‘어떤 접경지역에서는’. 27일 개막하는 올해 서울연극제의 공식선정작으로 뽑힌 작품들이다. [사진 서울연극협회]

연극 ‘어떤 접경지역에서는’. 27일 개막하는 올해 서울연극제의 공식선정작으로 뽑힌 작품들이다. [사진 서울연극협회]

오늘 27일 개막하는 ‘제40회 서울연극제’의 공식선정작 10편이 공개됐다. 극단 대학로극장의 ‘중첩’(연출 이우천), 극공작소 마방진의 ‘낙타상자’(연출 고선웅) 등 두 편의 신작과 극단 사개탐사의 ‘어떤 접경지역에서는’(연출 박혜선)을 비롯한 여덟 편의 재연작이다. 연극제는 6월 2일까지 서울 대학로 일대 공연장에서 펼쳐진다. 남명렬 서울연극제 예술감독은 “현시대에 민감하게 질문을 던질 수 있고, 그 질문을 연극 예술적으로 완성도 있게 만들 수 있는 극단이 어디일지 고민해 작품을 골랐다”면서 “그 결과 고선웅같은 스타 연출가부터 민지민처럼 자신의 색깔을 막 피어내기 시작하는 연출가의 작품까지 고루 선정됐다”고 밝혔다.
 
연극 ‘댓글부대’. 27일 개막하는 올해 서울연극제의 공식선정작으로 뽑힌 작품들이다. [사진 서울연극협회]

연극 ‘댓글부대’. 27일 개막하는 올해 서울연극제의 공식선정작으로 뽑힌 작품들이다. [사진 서울연극협회]

공식선정작 10편의 주제는 다양하다. 혐오·젠더·폭력 등 우리 사회 고민거리들을 총망라했다. 지난해 초연한 ‘어떤 접경지역에서는’(5월 3~12일, 동양예술극장 2관)은 통일이라는 거대담론을 현재 우리의 문제로 그려낸 창작극이다. 8개월 뒤 남북통일이 된다는 가상을 배경으로 세대 갈등과 빈부 격차, 접경지역 난개발 등의 문제를 꺼내놓는다. 장강명의 동명 소설이 원작인 ‘댓글부대’(연출 이은진, 5월 3~12일, 동양예술극장 3관)는 2012년 국정원 대선 개입을 비롯한 인터넷 여론 조작 문제를 다룬다. 배우 전국향·김소진의 2인극 ‘단편소설집’(연출 이곤, 5월 3~12일, SH아트홀)은 스승과 제자 사이의 팽팽한 줄다리기를 그리며 세대 갈등 문제를 꼬집어낸다.
 
이 밖에 ▶성매매의 역사를 보여주며 ‘언제까지 사람을 물건으로 취급할 것인가’란 생각거리를 남기는 ‘공주들’(연출 김수정, 5월 4~12일, 아르코예술극장소극장) ▶인간 관계의 다면성을 드러내는 ‘집에 사는 몬스터’(연출 임지민, 5월 17~26일,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나치 집권 당시 독일 동성애자들의 이야기를 소재로 인권과 인간성 회복 문제를 상기시킨 ‘BENT’(연출 김혜리, 5월 17~26일, 동양예술극장 2관) ▶청년 세대의 애환과 절망을 전하는 ‘대한민국 난투극’(연출 이기쁨,  5월 17~26일, 동양예술극장 3관) ▶서독 총리 빌리 브란트와 동독 스파이 귄터 기욤의 정치 스캔들을 통해 통일과 민주주의를 성찰하게 하는 ‘데모크라시’(연출 이동선, 5월 17~22일,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등이 연이어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두 편의 신작 역시 동시대의 문제를 건드린다. ‘중첩’(5월 17~26일, SH아트홀)은 권총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결정을 선택한 한 남자를, ‘낙타상자’(5월 26일~6월 1일,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는 인력거꾼이 꿈인 어느 하층민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9년 만에 서울연극제 무대에 서는 고선웅 연출은 “돌파구도 없이 추락하고 있다고 믿으며 절망하는 이 시대 사람들이 ‘나는 더 낫구나’란 희망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지영 기자 jy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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