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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법 회장 출신 문형배 "통진당 해산 결정 잘못됐다고 생각 안해"

중앙일보 2019.04.09 15:52
문형배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문형배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문형배 헌법재판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여야가 청문 시작도 전부터 격돌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9일 오전 10시부터 문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시작했지만 자유한국당이 청와대의 박영선(중기벤처부)ㆍ김연철(통일부) 장관 임명 강행에 대한 불만을 터뜨리며 ‘청문회 무용론’을 제기해 파행을 겪었다. 
 
장제원 한국당 의원은 “어떤 의혹과 문제가 있어도 대통령이 임명할 텐데 청문회를 하면 뭐하냐”며 “문 후보자는 이미 헌법재판관이다. 차라리 축하한다고 하고 청문회를 끝내는 게 맞다”고 꼬집었다. 정갑윤 한국당 의원도 “(청와대의) 임명 강행은 국회의 수치”라며 “청문회를 하나 안 하나 똑같다”고 했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형배 헌법재판소 재판관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뉴스1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형배 헌법재판소 재판관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은 반박했다.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인사청문회는 국회의 동의권 확보 차원이 아니라 국민에게 정보를 충분히 공개해 민주적 통제가 가능토록 하는 소극적 방식의 일환”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이춘석 의원은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청문보고서 채택조차 않는 것은 오만과 독선”이라고 비판했다.

 
이 과정에서 여야 간 몇 차례 고성이 오갔다. “박영선 후보자가 거짓말하고 자료제출 안 한 게 A4 용지로 3페이지나 된다”(김도읍 한국당 의원), “청와대와 여당의 유감 표명, 재발방지 약속 없이는 청문회를 해서는 안 된다”(이은재 한국당 의원)는 등의 발언이 나오기도 했다. 여상규 법사위원장이 “발언권 없이 발언하지 말라”며 여러 차례 제지에 나서야 했다. 결국 인사청문회는 후보자 선서도 하지 못한 채 개의 한 시간 만인 오전 11시에 중단됐다.

 
오후 2시 인사청문회가 속개된 뒤에는 문 후보자의 ‘우리법연구회’ 회장 경력 등 이념편향 문제가 화두가 됐다. 주광덕 한국당 의원은 “문 후보자 등 2명이 임명되면 진보 5명, 보수 3명, 중도 1명으로 헌재가 구성된다. 진보의 비중이 너무 높지 않으냐”고 물었다. 이에 문 후보자는 “우리 사회에 진보와 보수를 가를만한 잣대가 마련돼있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문 후보자는 우리법연구회 가입 이유에 대해 “학술단체라고 생각해 가입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관에게 가장 무서운 게 독선”이라며 “지방에 살아 나태해지고 독선에 빠지기 쉽다고 생각해 다양한 사람을 만나기 위해 가입했다”고 덧붙였다. 문 후보자는 “우리법연구회 회장은 왜 맡았냐”는 조응천 민주당 의원 질문에 “서울에는 회장 할 사람이 없다고 했다. 그래서 지방에 있는 저에게 여러 차례 요청해 부득불 한 것”이라 답했다.
 
야당은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 사면 등 이념편향 관련 질의를 쏟아냈다. 문 후보자는 “이석기 전 의원의 형이 확정됐고, 사면에는 신중해야 한다. (통합진보당 해산) 헌재 결정이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천안함 폭침에 대해서는 "북한의 소행이라는 정부 발표를 신뢰한다"고 말했다. 또 '북한이 주적이냐'는 질문에 "기본적으로 주적이겠지만, 비핵화를 위해 북미정상회담·남북정상회담을 하는데 굳이 그런 말을 꺼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한편 야당은 문 후보자가 2016~2018년 부산가정법원장으로 재직하면서 공보관실 운영비 명목으로 9차례에 걸쳐 현금 950만 원을 받아간 의혹 등도 따졌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도 공보관실 운영비 편법 사용 등으로 기소됐다”며 몰아세웠지만 문 후보자는 “보호소년, 피학대 아동, 다문화 가정, 국선변호인 지원, 법원홍보행사 등을 하는 데 전액 사용했다”고 반박했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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