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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이 임시정부 수립 영웅?…GS25 도시락 논란

중앙일보 2019.04.09 15:41
GS리테일이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내놓은 '이승만 도시락'이 논란이 일었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GS리테일이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내놓은 '이승만 도시락'이 논란이 일었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GS리테일이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출시한 '임시정부 수립 영웅 47인' 도시락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일각에서 역사적 평가가 엇갈리는 이승만 전 대통령을 임시정부 수립 영웅으로 소개한 게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내놓으면서다. 불매운동 목소리까지 나오자 GS리테일은 "국가보훈처가 추천한 인물"이라고 해명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9일 "GS25 독립운동가 도시락에 이승만 전 대통령 스티커가?"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다수 올라왔다. 편의점 GS25가 이 전 대통령을 독립운동가로 선정했다며 비판하는 내용의 글이 주를 이뤘다. 한 누리꾼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 비리로 탄핵되고 심지어 일본에 이어 미국에게 대리지배를 요청한 이승만"이라며 "해방 후 미군정의 힘으로 장기 집권한 독재자를 GS25는 무슨 의도로 이런 것을 만들어 파느냐"고 지적했다.
 
GS리테일이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출시한 '임시정부 수립 영웅 47인' 도시락. [사진 GS리테일 제공]

GS리테일이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출시한 '임시정부 수립 영웅 47인' 도시락. [사진 GS리테일 제공]

이에 대해 GS리테일 측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번 '임시정부 47인 알리기' 도시락 스티커 캠페인은 지난해 8월의 '독립운동가 100인 알리기'와 올해 3월 '잘 알려지지 않은 여성 독립운동가 51인 알리기'에 이은 세 번째 캠페인"이라며 "이 전 대통령은 국가보훈처가 추천한 임시정부 수립 영웅 중 한 명이지 자체적으로 뽑은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경기남부보훈지청 관계자는 "임시정부 수립 영웅 선정 기준은 임시정부에서 국무위원급(장관급) 이상 위치에 있던 인물"이라며 "독립기념관 박사, 본청 연구원과 같은 전문가의 자문을 구한 결과 이 전 대통령은 해방 후 논란이 됐지만 임시정부에서 빼놓을 수 있는 사람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의 공과(功過) 및 평가를 둘러싼 엇갈린 시각 탓에 불거진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6년 뉴라이트 성향의 보수 단체 자유경제원이 주최한 '이승만 시 공모전'도 그 예다. 당시 수상작으로 선정된 작품은 언뜻 보기에 이 전 대통령의 행적을 추앙하는 듯한 내용으로 가득찼지만 시의 각 문장 첫 글자를 따 세로로 읽으면 내용은 정반대였다. 최우수상을 받은 영문시에는 'NIGAGARA HAWAII(니가 가라 하와이)'라고 비꼬는 문장이 등장했고, 한글 입선작 '우남찬가'의 경우 '한반도분열 친일인사고용 민족반역자 한강다리폭파 국민버린도망자 망명정부건국 보도연맹학살'이라는 글귀가 담겨 있었다. 결국 자유경제원은 "대회 취지에 반하는 글을 악의적으로 응모한 일부 수상작에 대한 입상을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도올 김용옥 한신대 석좌교수가 KBS '도올아인 오방간다'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해 "묘지에서 파내야 한다"라는 등 거세게 비판해 보수진영의 거센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 전 대통령은 상해 임시정부 초대 대통령으로 선출됐으며 광복 후 초기 한국 사회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1925년 임시정부 대통령 직무를 소홀히 했다는 이유로 탄핵 당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공보 42호에는 "이승만은 외교를 구실로 직무지(상해)를 떠나 바다 멀리 한쪽(미국)에 혼자 떨어져 있다"며 "난국 수습과 대업의 진행에 하등 성의를 다하지 않을 뿐 아니라 허황된 사실을 마음대로 지어내어 퍼뜨려 정부의 위신을 손상하고 민심을 분산시킴은 물론이거니와 정부의 행정을 저해하고 심지어 정부까지 부인했다"고 이 전 대통령의 탄핵 이유가 적혀 있다. 
 
이 밖에도 한국전쟁 당시 한강대교를 폭파해 수많은 피난민이 목숨을 잃은 점, '사사오입'(四捨五入) 개헌으로 연임을 한 점 등이 비판을 받고 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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