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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찮은 北, 탈북자 몰릴라'···국경에 첫 5G검문소 세운 中

중앙일보 2019.04.09 14:02
 중국이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실패 이후 북한 경제가 급격히 나빠지면서 대량의 탈북자가 발생할 것을 우려해 최초의 5G 검문소 설치 등 대책 마련에 서두르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8일 중국이 지난달 북·중 국경지역인 윈펑(雲峰)에 첫 5G 초소를 세운 주요 이유가 올 여름 북한에 식량 위기가 터져 탈북자가 대거 중국으로 몰려들 것을 걱정한 데 따른 것이라고 보도했다.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실패로 북 경제 악화
여름엔 식량난으로 탈북자 대거 발생 전망
기관총 소유 탈북자 중국 몰려들 것 우려해
변경 초소에 5G 첨단 기술 도입 대응 나서

원펑 변경 검문소는 중국 지린(吉林)성 지안(集安)시에 위치해 있으며 지안은 보다 큰 규모의 도시인 퉁화(通化)의 관리를 받는다. 윈펑 초소는 주위가 모두 산악지역이며 관리 범위가 넓고 주요 도로가 교차하는 곳이 많아 감시에 큰 어려움을 겪어 왔다.
 중국 법제일보(法制日報)는 지난달 23일 지린성퉁화(通化)변경관리부대가 중국 최대 이동통신사인 차이나모바일(中國移動)의 지린퉁화지사와 ‘디지털 변경방어’를 위한 전략적 협력 협약을 맺고 윈펑 초소에 5G 기지국을 건설했다고 전했었다. 

첨단 5G 기술로 무장한 윈펑 검문소는 드론은 물론 4K 나이트 비전 모니터, 가상현실안경 등 신기술을 대거 동원해 그 동안의 관리 및 감시 맹점을 해결함으로써 북·중 국경지역의 평안을 보장할 것이라고 법제일보는 주장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러나 SCMP는 베이징의 군사 전문가 말을 인용해 북·중 국경지역에 세워진 중국 첫 5G 초소가 북한 상황 악화에 신속하게 대처하기 위한 중국 당국의 고뇌가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군사 전문가 저우천밍은 “현재 북한에선 식량 위기가 악화되고 있으며 올 여름 심각한 상황에 이르게 될 것”이라면서 “중국 당국은 많은 탈북자가 국경을 넘어 지린성으로 몰려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베이징의 가장 큰 고민은 탈북자 상당수가 군 배경을 갖고 총기를 소지하고 있는 점”이라며 “중국 지도자들은 이들이 총기를 밀수해 중국 사회 안정을 해칠 것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중국 변경부대가 탈북자들을 상대하기 버겁다고 털어놓았다. “탈북자들이 소총은 물론 기관총까지 소지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윈펑 검문소가 5G 기술 도입으로 북·중 국경 감시 능력이 대폭 향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5G의 엄청나게 빠른 데이터 전송 속도와 빅데이터 분석 능력, 여타 보안 장치 등이 북·중 국경을 오가는 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건 물론 관리의 사각지대를 없애 줄 것이란 이유에서다.  
 
 윈펑 5G 검문소를 시작으로 북·중 국경지역의 다른 초소에도 이 기술이 보급될 전망이다. 한편 북한 경제가 심상치 않다는 판단에서인지 중국 당국은 그 동안 건설하고도 개통하지 않았던 중국 지안과 북한 만포를 잇는 다리를 8일 정식으로 개통했다.
 지안-만포 다리는 북·중 양국이 지난 2012년 건설에 합의한 후 2016년 사실상 공사를 마무리했으나 이후 북한의 잇단 핵실험으로 북핵 위기가 다시 불거지자 이제까지 개통이 미뤄져 왔다.
 중국 소식통은 “중국이 대미 관계를 감안해 북한과의 경제 협력을 크게 확대하지 못하고 있지만 이번 다리 개통은 지방정부 차원에서 북·중 경협을 시도한 것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안은 압록강 하구인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 두만강 하구인 지린성 훈춘(琿春) 등과 함께 북·중 교역의 대표적인 거점으로 꼽힌다. 그런 지안을 북한에 여는 건 북한의 숨통을 틔우려는 조치로 보이는데 그만큼 북한 상황이 나쁘다는 방증으로도 읽힌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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