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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별세 직전 한진칼 지분 늘린 KCGI...‘포스트 조양호’ 한진家 어디로?

중앙일보 2019.04.09 13:53
2011년 5월 프랑스 툴루즈에서 대한항공이 첫 인수한 A380 1호기 조종석에 앉아 있는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중앙포토]

2011년 5월 프랑스 툴루즈에서 대한항공이 첫 인수한 A380 1호기 조종석에 앉아 있는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중앙포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별세로 그룹의 경영권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행동주의펀드 KCGI는 조 회장 별세 직전까지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지분을 추가로 확보했다. 조 회장의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을 비롯한 한진가(家)의 지분율이 높지 않아 경영권 방어에도 비상이 걸렸다. 다음달 1일 공정거래위원회가 그룹총수(동일인) 지정을 앞두고 있어 한진그룹 승계 방향의 가늠자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9일 공정위에 따르면 다음달 1일 ‘2019년 대기업 집단 지정 현황’이 발표될 예정이다. 동일인은 정부가 인정하는 그룹의 '총수'로 그룹 경영 전반에 대한 책임을 지는 자리다. 원래 공정위는 올해에도 조 회장을 동일인으로 지정할 계획이지만 조 회장 별세로 누구를 동일인으로 지정할지 판단이 모호해졌다. 조 회장이 남긴 총수 일가의 지분율이 미미해서다.
 
이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KCGI는 조 회장 별세 소식이 알려진 지난 8일 한진칼 주식 46만 9014주를 추가로 사들였다. 지분율은 기존 12.68%에서 13.47%로 올랐다. KCGI는 지난달 29일 한진칼 주총에 참여해 조 회장 측근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의 사내이사 연임에 반대표를 던지는 등 영향력을 과시했다. 재계와 금융권에서 조원태 사장의 경영권 승계를 유력하게 보면서도 경영권 방어 과정은 '살얼음판'일 것이라고 전망하는 이유다.
 
익명을 요청한 증권사 분석가는 "한진그룹이 미쳐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조원태 사장에게 상속이 진행될 것이 유력한 상황"이라면서도 "조원태 사장이 상속세를 마련하기 위해 주식을 처분하면 최대주주에서 밀려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KCGI와 국민연금공단(7.34%)의 한진칼 지분율을 더하면 20.81%다. 조 회장의 특수관계인 지분율 총합은 28.95%로, 조원태 사장의 상속세 마련 방법에 따라 최대주주가 바뀔 수도 있다. 조원태 사장이 떠안아야 하는 상속세는 2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3월 29일 오전 서울 중구 한진빌딩에서 열린 한진칼 제6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KCGI 관계자가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의 건과 관련해 석태수 대표에게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3월 29일 오전 서울 중구 한진빌딩에서 열린 한진칼 제6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KCGI 관계자가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의 건과 관련해 석태수 대표에게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1일 오후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18-2019 V리그 시상식에서 조원태 한국배구연맹 총재가 인사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1일 오후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18-2019 V리그 시상식에서 조원태 한국배구연맹 총재가 인사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승계작업이 무리 없이 진행될 것이라는 반대 의견도 있다. 조 회장의 현금과 부동산, 비상장 주식까지 총동원해 경영권 방어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양지환 대신증권 리서치센터 분석가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한진칼을 제외한 조 회장의 보유지분은 대한항공 보통주 및 우선주와 한진 보통주, 정석기업 등 약 752억원으로 한진칼이 조 회장의 한진 지분 인수를 통해 지분율을 현재의 22.2%에서 29.2%까지 확대해 한진에 대한 지배력을 공고히 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3남매 간의 지분정리 등 숙제는 남겠지만 조원태 사장에게 경영권이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조원태 사장 쪽으로 한진그룹 경영권이 집중될 경우 공정위는 낮은 지분율에도 조원태 사장을 동일인으로 지정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조 회장의 맏딸 조현아 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과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는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상황이다. 조원태 사장은 조 회장 자녀 중 유일하게 사내이사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정창욱 공정위 기업집단정책과 과장은 "지금 당장은 어떤 쪽이라고 말씀드리긴 어려운 상황"이라면서도 "그룹으로부터 동일인을 먼저 제안받는 형식의 자료를 받는 것이 통상적인 절차"라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최대한 빨리 한진그룹 측에서 동일인 제안을 포함한 관련 자료를 받는다는 방침이다. 정 과장은 "그룹이 제안한 동일인이 그룹 지배력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부합하는지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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