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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친과 프로포폴 동반 투약 뒤 혼자 살아남은 간호조무사

중앙일보 2019.04.09 12:44
프로포폴. [중앙포토]

프로포폴. [중앙포토]

지난해 경기도 부천 한 모텔에서 프로포폴 등 약물 투약 흔적을 남기고 숨진 채 발견된 30대 남성과 관련해 경찰이 당시 이 남성과 함께 있던 여자친구를 입건했다.
 
8일 부천 원미경찰서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21일 오전 11시 30분쯤 부천 한 모텔에서 A(30)씨가 숨져 있는 것을 간호조무인 여자친구 B(31)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A씨의 오른쪽 팔에서는 두개의 주삿바늘 자국이 발견됐으며 모텔 내부에는 빈 약물병 여러 개가 발견됐다.
 
A씨는 부검결과 마취제인 프로포폴과 리도카인, 소염진통제인 디클로페낙을 치사량 이상으로 투약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사인은 디클로페낙으로 인한 심장마비다.
 
사건 당시 현장에 있었던 B씨는 약물검사 결과 치료농도 이하의 해당 약물을 투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경찰에서 “A씨와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고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찰은 B씨를 위계 등에 의한 촉탁살인 등의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유서가 발견되지 않았고 휴대전화에서도 극단적 선택을 암시한 정황이 없는 점 등을 들어 A씨가 극단적 선택을 할 가능성이 적다고 봤다.
 
이어 B씨가 A씨에게 치사량 이상의 약물을 투약했지만 자신에게는 치료농도 이하의 약물을 투약한 점을 들어 A씨가 타살로 숨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찰은 추정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개인 사정으로 진 빚을 갚는 중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며 “여러 정황을 종합했을 때 B씨가 A씨를 살해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사건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A씨의 유족 역시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글을 올려 타살 의혹을 제기했다. A씨의 누나라고 자신을 소개한 청원자는 해당 글에서 “B씨는 본인도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하려고 링거로 투약했지만, 링거 바늘이 빠져서 중간에 깨어나 (119에) 신고했다는 말이 안 되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적었다.
 
그는 또 “남동생 친구들에 따르면 B씨는 남동생과 크게 싸우며 다툼이 잦았으며 3년 된 동거남과 결혼까지 생각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B씨는 평소 피로 해소에 좋다며 약물을 다른 사람들에게 투약하고 남동생의 친구들에게도 권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남동생의 죽음에 대해 철저히 수사해달라고 관계 당국에 요청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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