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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저축 월평균 수령액 26만원 …“용돈연금, 노후가 깜깜하다”

중앙일보 2019.04.09 12:00
노인요양병원 [중앙포토]

노인요양병원 [중앙포토]

 
지난해 연금저축 가입자는 한 달 평균 26만원을 연금으로 받았다. 국민연금으로 받는 돈을 합쳐도 65만원에 불과해 1인 가구의 최소 노후생활비 104만원에 크게 밑돌았다. 앞으로 노후 자금 부족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노후난민’이 더 늘 수 있다.

한 달에 16만원 받는 사람도 '절반'
저축은행 보다 못한 수익률도 문제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연금저축 가입자의 연금 수령액은 2조6384억원으로 전년보다 24%(5091억원) 늘었다. 하지만 계약당 연금수령액으로 따지면 연 308만원으로 같은 기간 9만원 증가했다. 결국 연금저축 가입자가 퇴직 이후 매달 손에 쥐는 돈은 26만원이었다.
 
지난해 9월 기준 국민연금 월평균 수령액은 39만8049원이다. 국민연금과 연금저축을 합쳐도 국민연금연구원이 산출한 1인 가구의 최소 노후생활비 104만원(2017년 기준)의 63%에 불과했다.  
 
자료: 금융감독원

자료: 금융감독원

 
 
연금저축은 5년 이상 납입한 뒤 만 55세 이후 연금으로 받는 대표적인 노후 준비용 금융상품이다. 문제는 연금저축 가입자의 절반 정도는 평균(26만원)보다 낮은 연금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한 달에 16만원 이하를 받는 사람이 전체의 51%를 차지한다. 반면 매달 100만원 넘게 연금 소득을 누리는 이는 2.4%뿐이었다.
 
 
상당수가 ‘쥐꼬리’ 만큼 돌려받는 이유는 뭘까. 신규 가입자가 줄면서 연금저축 적립금이 정체되고 있다. 오히려 지난해 해지 계약 건수(31만2000건)가 신규 계약 건수(30만7000건)를 넘어섰다. 권성훈 금감원 연금금융실 팀장은 “지난해 신규 계약은 30만 건으로 1년 전보다 15% 감소했다”며 “세제 혜택이 준데다 연금신탁 판매가 중단되면서 적립금 증가세가 눈에 띄게 둔화하고 있다”며  말했다. 원금보장을 허용하던 금융투자업규정이 개정돼 지난해 1월 이후 은행에서 연금신탁 신규 계약은 중단됐다.
 
지난해 말 연금저축 적립금은 전년보다 4.9% 늘어난 135조2000억원이다. 2017년까지 9% 수준을 유지하던 적립금 증가율이 5% 미만으로 뚝 떨어졌다. 연금저축 가입자도 562만 명으로 같은 기간 0.4% 늘어나는 데 그쳤다.
 
 
자료: 금융감독원

자료: 금융감독원

 
기존 가입자도 연간 납입액이 크지 않다. 연간 연금저축 세액공제 한도인 400만원 이하 납입액이 90%를 차지한다. 상당수 직장인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연간 400만원(연봉 1억2000만원 초과하면 300만원) 공제 한도까지만 채운다. 노후 대비보다 연말정산 때 돌려받는 '용돈' 만들기에 만족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익률이 낮아 적립금을 제대로 불리지 못하는 점도 문제다. 연금상품은 크게 은행의 연금저축신탁, 보험사의 연금저축보험, 증권사의 연금저축펀드로 구분된다. 금감원에 따르면 2001년 판매를 시작한 54개 연금상품의 17년간 연평균 수익률을 계산해보니 2.9~6.3%다. 이 중 6.3%의 가장 높은 수익률을 거둔 연금저축펀드를 제외하면 연평균 수익률은 2.9~4.11%로 뚝 떨어진다.
 
같은 기간 저축은행 적금에 묻어뒀다면 거뒀을 연평균 수익률 4.19%(세전)에도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현재 연금저축 전체 가입자의 87%는 저축은행보다 수익률이 낮은 원리금 보장 형식의 보험과 신탁으로 연금을 굴린다. 반면 펀드상품 가입자는 9%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노후 소득을 높이기 위해서는 연금저축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봤다. 김진영 은퇴자산관리연구소장은 “금융사마다 개인형 퇴직연금(IRP)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연금저축 인기가 시들해진 게 사실”이라며 “노후 준비를 위해서는 퇴직연금뿐 아니라 대표적인 개인연금인 연금저축에도 돈이 모일 수 있도록 세제 혜택 확대 등 정부의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재영 웰스에듀 부사장은 “자금 여유가 있다면 납입 기간과 액수를 늘려야 돌려받는 돈이 많아진다. 특히 40대 초ㆍ중반까지는 주식투자 비중을 늘리는 게 조금이라도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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