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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사 빼고싶다" 트럼프 압박에도···주한미군 감축없다

중앙일보 2019.04.09 11:31
올해 주한미군의 순환배치가 예년처럼 이뤄지면서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은 일단 보류됐다. 이들 병력은 지난해부터 미국이 주한미군 감축에 나설 경우 우선 철수 대상으로 고려돼왔다.
 
9일 미국의 군사 전문지 밀리터리닷컴에 따르면 미 육군은 제1기병사단 예하 제3기갑여단 전투단이 다음 한국 근무를 위해 텍사스 포트후드 기지에서 대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에 한국에 배치되는 부대는 오는 7월께 현재 주한미군 2사단에 주둔하고 있는 제1기갑사단 예하 제3기갑여단 전투단과 교대할 예정이다. 현재 한국에 주둔 중인 제3기갑여단 전투단은 지난해 10월 한국에 들어와 9개월 간 근무에 들어갔다.
 
이로써 방위비 분담금 협상 국면과 맞물려 꾸준히 제기된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은 당분간 수면 아래로 가라앉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6월 미·북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병사들을 (한반도에서) 빼내고 싶다”고 말하는 등 방위비 분담금 인상 압박을 위해 주한미군 감축 카드를 꺼내들 뜻을 시사해왔다.
 
제1기병사단의 제3기갑여단 전투단의 상징인 그레이울프. [미 육군]

제1기병사단의 제3기갑여단 전투단의 상징인 그레이울프. [미 육군]

주한미군 감축이 현실화된다면 순환배치 부대가 가장 먼저 철수할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이 지난해 8월 발효한 ‘2019 회계연도를 위한 국방수권법’에서 주한미군을 2만2000명 이하로 줄일 수 없도록 규정했기 때문이다. 달리 말하면 2만2000명까지는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따라 감축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현재 주한미군 규모는 약 2만8500명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재배치를 늦추면 사실상의 감축 상태가 된다. 9개월 간격으로 순환배치되는 여단의 규모는 약 3500~4000명 규모라고 한다. 여기에 지원병력을 포함하면 6000명 가까이 돼 순환배치 여단이 빠지더라도 주한미군 규모는 2만2000명을 조금 웃돌게 된다.
미국 본토 주둔 기갑여단의 병력과 최신 장비가 9개월 간 한반도에 순환배치를 위해 지난해 10월 부산항에 도착했다. 송봉근 기자

미국 본토 주둔 기갑여단의 병력과 최신 장비가 9개월 간 한반도에 순환배치를 위해 지난해 10월 부산항에 도착했다. 송봉근 기자

 
이번에 한국에 오는 제3기갑여단 전투단은 한국에 일곱 번째 순환배치되는 기갑부대다. 부대 별명은 ‘그레이울프 여단(The Greywolf brigade)’이다. 미국 남북전쟁과 인디언과 전투에서 용맹을 떨친 조지 크룩 장군의 별명 ‘대장 늑대(Chief Wolf)’에서 따왔다. 해당 부대는 2008년 이라크 모술에서 반군을 격퇴하며 이라크의 전국 선거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미 육군은 2014년 11월 주한미군 지상군의 주력인 제2보병사단의 제1기갑여단 전투단을 해체하며, 대신 다른 부대를 순환배치한다고 밝혔다. 2015년 6월 제1기병사단 예하 제2기갑여단 전투단이 한국에 첫 순환배치된 뒤 2018년 10월까지는 장비를 한국에 남기고 병력만 순환했으나 이후부터는 부대와 장비가 함께 교대되고 있다. 미 육군의 기갑여단 전투단은 M1 에이브람스 전차와 M2 브래들리 보병전투차량(IFV) 등을 갖추고 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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