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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 체크]8만원대 5G 무제한 요금제…어? 아니네

중앙일보 2019.04.09 06:00 경제 1면 지면보기
“5G폰이 아니라 5G 체험폰”
“5G는 오지게 안터지고 속만 터진다”
 
세계 최초 5세대(G) 이동 통신이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판매된 지 4일째인 8일, 각종 휴대전화 정보 사이트엔 5G 스마트폰의 신호가 잘 잡히지 않는다는 불만이 쏟아졌다. 특히 초창기 5G 통신이 불안정한데도 이통사들이 고가의 요금제를 책정한 데 대한 불만이 많았다. 한 네티즌은 “연말까지 할인해주는 (이통사) 프로모션은 5G 폰이라도 LTE로 전환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만큼 값을 깎아주는 거 아니냐”고 지적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소속 변재일 의원(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이통 3사의 기지국 수(장치수)는 8만5000여개에 불과했다. 이 중 64%에 해당하는 5만4000여대가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돼 있었다. 그 밖의 지역에선 ‘가뭄에 콩 나듯’ 5G 통신을 이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상대적으로 기지국이 많이 개설된 서울ㆍ수도권 지역에서도 소비자들이 불만을 호소하긴 마찬가지였다. 잘 안터지는 서비스에 비해 요금은 비싸 소비자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데이터 사용 제한, 무제한 표기, 고가 요금제 등 5G 요금에 대해 전문가 조언을 토대로 팩트체크 해봤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①일반인은 하루 50GB 못쓴다고?
KT와 LG유플러스의 요금제 약관에 이틀 연속 일정량의 데이터를 사용할 경우 제한된 속도로만 데이터를 쓸 수 있다는 내용이 들어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두 회사의 이용 약관중  ‘데이터 FUP’(Fair Use Policyㆍ공정사용정책)에 따르면 2일 연속 일정량(KT는 53GB, LG유플은 50GB)의 데이터를 초과해 사용할 경우, 제한된 속도로만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다(KT의 경우 1Mbps의 속도, LG유플은 속도 제한 기준 명시 없음). 이에 대해 ‘무늬만 무제한 요금제’란 비판이 일자 두 통신사는 “일반인이 아무리 써도 하루 50GB 이상을 사용하기 힘들기 때문에 무제한 요금제와 다름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 따르면 일반적인 유튜브 동영상(HD급)을 1시간 시청하는데 1.3GB, FHD(고화질)급 온라인 동영상이나 드라마를 시청하는데 2.2GB, 4K(UHDㆍ초고화질) 동영상이나 가상현실(VR) 콘텐트를 보는 데는 약 12.3GB가 소요된다. 박종욱 LG유플러스 모바일상품그룹 전무는 지난 1일 “VR 콘텐트는 1시간에 약 25~30GB가 소모된다”고 말한바 있다. 2시간 보면 50GB가 소진되는 셈이다. 문형남 숙명여대 정책산업대학원 교수는 “LTE 기준에선 충분한 데이터양이지만, 5G 콘텐트인 증강현실(AR)·VR등의 콘텐트 발전 속도에 따라 데이터 제공량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②무제한 아닌데도 무제한 광고?
사실상 무제한 데이터를 제공한다 하더라도 무제한으로 광고해도 되는지를 놓고도 논란이 일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15년 국내 이통 3사가 데이터ㆍ음성ㆍ문자 사용에 일부 제한을 두고도 ‘무한’이란 표현을 사용한 데 대해 표시광고법 위반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이통사들이 소비자들에게 피해 보상을 하도록 했다. 당시 이통 3사는 소비자들에게 1인당 1GB~2GB의 데이터를 보상한 바 있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2015년의 공정위 제재를 받았던 상황과 완전히 일치하는 상황”이라며 “약관에 깨알같이 적어 놓고 소비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았다는 점은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③12만원 넘는 고가 요금제 혜택은?
12만원이 넘는 고가 요금제도 비판받는 부분이다. SK텔레콤의 최고가 5G 요금제 구간은 12만5000원, 과 KT는 13만원이다. 하지만 최고가 요금제와 바로 아래 요금제 혜택 사이엔 일부 부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정도의 차이밖엔 없다. 
 
 신민수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는 “5G 는 초창기 기업간 거래(B2B)등에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는 통신기술임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이통사가 일반 대중을 상대로 접근해서 생긴 문제”라며 “대중이 접하기엔 시기상조다 보니 요금과 서비스의 불일치가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도 “기지국이 전국적으로 확대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통사가 고가의 5G 요금제를 도입해 5G 투자 요금을 소비자에 전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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