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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 퀸' 고진영 변화시킨 '5주 겨울 훈련' 어땠나.

중앙일보 2019.04.09 00:10
8일 열린 LPGA 메이저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우승한 뒤 셀카를 찍는 고진영. [사진 LPGA]

8일 열린 LPGA 메이저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우승한 뒤 셀카를 찍는 고진영. [사진 LPGA]

 
  "겨울 훈련을 잘 했다. 코치, 매니저, 트레이너 등이 모두 열심히 해서 결과가 놀라운 게 아니다"

미국 팜스프링스에서 지난 1월 훈련
샷·쇼트게임 보완, 트레이닝도 병행
고진영 "훈련 덕에 자신감 더 커져"
스윙 코치·트레이너 모두 "더 성장할 것"

 
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 미라지의 미션 힐스 골프장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 대회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우승한 고진영(24)이 초반 상승세 비결로 꼽은 건 '겨울 훈련'이었다. 보통 1~2월에 하는 겨울 훈련은 선수들의 한 시즌 농사를 좌우하는 토대를 만든다. 그만큼 LPGA에 진출한 선수들은 겨울 훈련에 많은 공을 들인다. 고진영은 지난달 파운더스컵 우승에 이어 이번 우승에도 "겨울 훈련을 잘 했기 때문에 자신감이 컸다"는 말을 다시 했다. 골프 전문가들도 "고진영이 겨울동안 몸을 잘 만들어 기량이 한층 더 탄탄해졌다"고 입을 모을 정도다.
 
겨울 훈련 동안 스윙 교정과 쇼트게임 보완 등을 거듭한 고진영. [AFP=연합뉴스]

겨울 훈련 동안 스윙 교정과 쇼트게임 보완 등을 거듭한 고진영. [AFP=연합뉴스]

 
고진영은 지난 1월부터 5주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팜스프링스에서 새 시즌을 대비한 겨울 훈련을 소화했다. 고교 시절부터 8년째 고진영의 체력 트레이닝을 담당하고 있는 황명중 골프 메디컬 트레이닝센터(GMC) 대표는 "진영이는 훈련을 남들보다 많이 하는 스타일이다. 그만큼 노력을 많이 했기에 지금 결과가 좋은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2017년부터 고진영의 스윙 코치로 일하고 있는 이시우 빅 피쉬 골프 아카데미 원장은 "시즌 초반 예상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자신감이 부쩍 더 커진 듯 하다"고 말했다.
 
고진영은 지난 겨울에 스윙과 쇼트게임 보완 훈련을 소화했다. 여기에만 하루 5시간 가량 투자했다. 또 트레이닝엔 주 3회, 하루 1시간씩 훈련을 더했다. 쇼트게임의 경우, 지난해 11월말 2018 시즌을 마친 뒤에 레슨을 따로 받았다. 그러면서 새로운 규칙을 활용해 깃대를 꽂고 퍼트를 하는 시도를 올 시즌 계속 하고 있다. 고진영은 "깃대 꽂은 상태에서 퍼트를 하면 타깃을 조준하는 느낌이 더 좋아서 내겐 더 편하다"고 말했다. 
 
지난달 3주 휴식기동안 실내 연습장에서 훈련하는 모습을 소셜미디어에 올린 고진영. [사진 인스타그램]

지난달 3주 휴식기동안 실내 연습장에서 훈련하는 모습을 소셜미디어에 올린 고진영. [사진 인스타그램]

 
스윙 변화에 대해 이시우 원장은 "예전에는 진영이가 스윙할 때 상·하체의 밸런스가 무너지는 경우가 있었다. 그래서 상체를 좀 더 꼬면서도 밸런스를 잃지 않는 훈련을 거듭했다. 현재도 이 변화는 계속 시도중"이라고 말했다. 고진영은 요즘도 매니저에게 자신의 샷을 촬영해 달라고 부탁한 뒤 스윙 코치와 함께 분석을 거듭하고 있다. 여기엔 트레이닝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황명중 대표는 "진영이가 예전엔 어깨를 돌릴 때 들리는 경향이 있었다. 그걸 잡기 위해 어깨 운동, 하체를 놓고 상체를 회전하는 운동 등을 많이 했다. 타석에서 샷 연습을 할 때 곧바로 잡아주는 트레이닝도 병행했다. 그러면서 허리가 꺾이는 증상도 많이 없어지고 샷이 한결 더 안정돼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 시즌 고진영의 전반적인 성적이 지난해보다 나아졌다. 드라이브샷 비거리는 지난 시즌 252.41야드에서 올시즌 260.35야드로 8야드 정도 늘었다. 그린 적중률은 79.8%, 평균 타수는 68.75타로 1위에 올라있고, 평균 퍼팅 수는 29.92개에서 29.17개로 줄었다. 6개 대회, 24개 라운드를 치르면서 오버파는 단 3차례에 불과했다. 올 시즌 6개 대회 중 5개 대회나 톱3(우승 2회, 2위 2회, 3위 1위)에 오르고, 첫 메이저 대회 정상에 오른 결과만 놓고 봐도 '업그레이드된 고진영'의 현재를 대변한다.
 
올 시즌 바뀐 규칙을 활용해 깃대를 꽂고 퍼트를 시도하는 고진영. [EPA=연합뉴스]

올 시즌 바뀐 규칙을 활용해 깃대를 꽂고 퍼트를 시도하는 고진영. [EPA=연합뉴스]

 
고진영의 훈련 태도에 대해 이시우 원장은 "훈련을 할 때도 놀라운 집중력을 보인다. 시간을 정해놓고 최대한 집중하는 편이라 효율성도 높다. 골프를 할 때도 들뜨지 않는다. 프로 정신으로 똘똘 뭉친 선수"라면서 "올해의 선수상 같은 욕심보다는 내년 도쿄올림픽에 대한 동기 부여가 더 확실하더라"고 평가했다. 황 대표도 "훈련 집중도가 매우 뛰어나다. 보통 선수들과 달리 아프거나 힘들어도 트레이닝을 빼먹지 않았다. 웬만하면 본인이 해야 할 걸 다 하고 쉬거나 다른 걸 한다. 목표가 있으면 꾸준하게 해내고야 마는 선수가 고진영"이라고 말했다.
 
두 지도자는 고진영이 올 시즌 더 큰 일을 낼 것으로 기대했다. 황 대표는 "진영이가 늘 어떻게 하면 잘 칠 지 고민을 많이 했다. 그 해답을 '행복하게 치는 것'으로 찾으려하는 것 같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긴장감을 풀면서, 고민할 땐 스태프들과도 적극적으로 이야기한다"면서 "지금 하는 것처럼만 행복하게 골프를 친다면 앞으로도 더 좋은 골퍼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시우 원장도 "진영이가 골프를 더 재미있게 치려고 하는 게 눈에 띈다. 이 분위기를 이어가면 지금보다 한층 더 대단한 성적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8일 열린 LPGA 메이저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우승한 뒤 입수 세리머니를 펼친 고진영. [USA투데이=연합뉴스]

8일 열린 LPGA 메이저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우승한 뒤 입수 세리머니를 펼친 고진영. [USA투데이=연합뉴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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