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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혜연의 새내기 재테크] 5000원 챙기려 20만원 긁는다고? 속지 말자 ‘반값 할인’

중앙일보 2019.04.09 00:03 경제 5면 지면보기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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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어떻게 모으느냐 못지않게 어떻게 쓰느냐도 중요하다. 20대 초보 직장인들이 합리적인 소비를 하기 위해선 어떤 카드를 쓰는 게 효과적일까. 사회초년생에 꼭 맞는 금융상품을 찾아보는 생애 첫 재테크 1회에서 적금 가입에 성공했던 입사 3개월 차 새내기 금융팀 기자가 이번엔 카드 만들기에 도전한다.
  

② 20대 직장인 위한 카드를 찾아라
할인 비율에 현혹되지 말고
월 할인한도 얼마인지 챙겨봐야
최초가입시 연회비 캐시백 혜택
연회비 없는 체크카드도 괜찮아

무엇으로 긁을 것인가. 지난 10년간 엄마 통장에서 돈이 빠지는 가족 카드에 기대 살아왔다. 이런 질문은 해 본 적이 없다. 어차피 쓸 돈인데, 뭘 긁는 지가 중요한가 싶었다.
 
선배가 알려준 신용카드 사이트 ‘카드고릴라’에 접속하고 크게 후회했다. ‘커피 50%, 통신 10% 할인’. 각종 카드 혜택이 크게 적힌 광고가 눈에 들어왔다. 기왕 쓸 돈인데 조금이라도 아낄 수 있는 거로 긁어야 했는데. 월급 통장은 가랑비 같은 지출이 새나가며 서서히 말라가고 있었다.
 
카드고릴라 사이트에서 20대 추천 카드 카테고리를 탐색했다. 교통·통신·영화·편의점 등 젊은 층이 자주 소비하는 품목을 할인해주는 카드들이다. 최대한 할인이 많이 되는 카드를 고르는 게 이득인 것 같았다.
 
카드 설명을 꼼꼼히 읽어본 뒤 생각이 바뀌었다. 할인 비율보단 할인 한도가 더 중요했다. 스타벅스 50%, CGV 티켓 30% 할인 혜택을 주는 카드가 있어도 월 할인 한도가 스타벅스 1만원, 영화 5000원이라면 받을 수 있는 최대 할인 금액은 1만5000원뿐이다. 그나마도 스타벅스나 영화관을 이용하지 않는 사람에겐 소용없는 혜택이다.
 
20대 직장인에 맞는 신용·체크카드

20대 직장인에 맞는 신용·체크카드

자주 쓰는 기능에 혜택을 집중하기로 했다. 온라인 쇼핑을 많이 한다면 기업은행 쇼핑앤조이카드(전월 실적 30만원이면 온라인쇼핑 월 5000원 할인), 영화와 책을 자주 본다면 씨티은행 씨티클리어카드(전월 실적 30만원이면 영화·도서 등 월 5000원 할인), 스타벅스에 자주 간다면 삼성카드 탭탭O(커피 등 합쳐 월 최대 3만원 할인)도 나쁘지 않아 보였다. 경기도민인 기자는 교통비가 가장 큰 지출 항목이다. 실적에 따라 하루 200~600원 교통비를 할인해주는 신한카드 삑카드를 사용 중이다. 주거래 은행에서 엉겁결에 만든 카드치곤 괜찮은 선택이었다.
 
딱 한 가지 실수를 했다. 연회비 1만3000원을 내고 신용카드를 만들었단 점이다. 연회비는 카드 서비스 이용 대가로 매년 카드사에 내는 회비다. 소비금액이 적은 20대는 신용카드 혜택이 많아 봤자 월 1만~2만원 내외에 그친다. 5000~2만원에 달하는 연회비를 내면 자칫 손해가 더 클 수 있다. 온라인엔 연회비 무료 광고가 널려 있다. 대개 카드사에 최초 가입하는 경우 연회비를 100% 캐시백 해준다. 당연한 혜택이니 놓치면 손해다.
 
본전을 뽑기엔 실적 제한 없는 카드가 유리하단 생각이 들었다. 신용카드 혜택을 받으려면 한 달 동안 일정 금액을 쓰는 ‘실적’이 있어야 하는데, 카드가 여러 장이면 실적을 못 채워 연회비만 내고 정작 혜택을 못 받는 불상사가 생길 수 있다. 5000원 할인받자고 20만원을 쓰는 것도 낭비로 보였다. 신한카드 딥드림 카드처럼 전월 실적 한도 없이 포인트를 적립해주는 카드가 인기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연회비가 아예 없는 체크카드도 눈에 들어왔다. ‘카카오페이 KB국민 체크카드’는 카카오페이 간편 결제 시 한도 없이 월 1만 포인트, 커피·CU·대중교통 이용 등에 1만 포인트를 적립해준다. 1%대 낮은 적립률과 전월 30만원 실적 기준이 다소 아쉬운 점이다.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체크카드도 눈이 가는 선택지였다. 증권사에서 발급하는 체크카드로, 매월 10만원 수준의 실적이 있으면 현금인출 등 금융수수료를 대부분 면제해준다. CMA통장 수준의 이자를 챙겨주는 품도 있다.
 
고민 끝에 새로운 카드는 만들지 않기로 결정했다. 연회비·실적·할인 한도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볼 때, 새로운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를 만들 유인이 없었다. 한 달에 카드로 고작 30만원 정도 쓰는 사회초년생에겐 카드를 여러 장 만드는 일도 부담스러웠다. 물론 지금 쓰고 있는 신용카드가 영원한 마지막 카드는 아니다. 소비 패턴이 바뀌면 또다시 묻게 될 테다. 무엇으로 긁을 것인가.
 
신혜연 금융팀 기자 shin.hye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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