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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비싼 판교 출퇴근 시간대 교통량 ‘쌍봉 낙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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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비싼 판교 출퇴근 시간대 교통량 ‘쌍봉 낙타’

중앙일보 2019.04.08 05:00 경제 3면 지면보기
[한국의실리콘밸리,판교] 혹 두개 쌍봉 낙타 닮은 교통 그래프, 판교 
 
4월 3일 오전 8시 출근시간대 판교TG를 지나 판교테크노밸리로 향하는 차량 행렬(오른쪽 차선). 분당으로 가는 길(왼쪽 차선)은 비어 있는 반면 판교로 가는 도로는 하이패스 차로를 지나 신호등까지 길게 늘어서 있다.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4월 3일 오전 8시 출근시간대 판교TG를 지나 판교테크노밸리로 향하는 차량 행렬(오른쪽 차선). 분당으로 가는 길(왼쪽 차선)은 비어 있는 반면 판교로 가는 도로는 하이패스 차로를 지나 신호등까지 길게 늘어서 있다.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김유현(25)씨는 경기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 소재 IT기업에 다니고 있다. 원래 서울 서대문구에 살았던 김 씨는 지난해 9월 취직 후 1주일 만에 이사갈 집을 알아보러 다녀야 했다. 편도 2시간 반, 왕복 5시간 걸리는 출·퇴근길이 너무 고통스러워서다. 처음 알아본 곳은 판교였다. 하지만 작은 오피스텔 전세조차 기본 1억원이 넘고 월세도 제일 싼 곳이 ‘보증금 1000만원/월세 75만원’이어서 포기했다. 결국 판교 밖에서 찾다 경기도 분당 정자동에 ‘보증금 4000만원/월세30만원’짜리 원룸을 구했다. 그는 “사회 초년생에게 판교는 도저히 살 수 없는 비싼 동네”라며 “분당에 집을 구했지만 차가 막혀 출근하는데만 40분이상 걸린다”고 말했다.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판교는 교통 데이터 분석가들 사이에선 ‘쌍봉 낙타’로 통한다. 들어오는 차량은 아침 출근길에만, 나가는 차량은 저녁 퇴근길에만 몰려 그래프를 그리면 혹이 두개인 낙타의 모습을 닮았다 해서다.  
 
들어오는 차는 아침에, 나가는 차는 저녁에만 몰려 
 
등에 혹이 두개 있는 쌍봉낙타. [중앙포토]

등에 혹이 두개 있는 쌍봉낙타. [중앙포토]

 중앙일보는 내비게이션 T맵(가입자 1714만명)을 운영하는 SK텔레콤과 함께 길안내 빅데이터 1억3000만건(2월21일~3월20일)으로 판교를 드나드는 차량 흐름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판교밸리 지역(판교역 인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ㆍ판교동ㆍ백현동)을 찍고 들어오는 차량은 평일 오전 7~8시에 가장 많았다. 판교에서 다른 지역으로 나가는 차량은 오후 6~7시에 가장 많았으며, 낮 시간대에는 차량 이동이 많지 않았다.(그래프1 참조) 김씨처럼 인근 베드 타운에서 판교로 일하러 들어왔다가 일만 하고 나가는 사람들이 많단 얘기다.
그래프1. 쌍봉낙타 모습과 비슷한 판교 진출입 차량 시간대별 비율.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프1. 쌍봉낙타 모습과 비슷한 판교 진출입 차량 시간대별 비율.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테헤란밸리 있는 강남과 비교해보니…
 이는 테헤란밸리가 위치한 강남구, 또 서울 전체 지역 교통 흐름과는 많이 다른 결과다. 강남구 진입 차량은 오후1시, 진출 차량은 오후 5시에 가장 많았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낮시간대 이동차량이 더 많아 출퇴근 시간대 교통량 증가가 두드러져 보이지 않는다.(그래프2 참조) 
 
 서울시 전체적으로도 강남구와 비슷한 패턴을 보였다. 분석을 담당한 강동웅 SK텔레콤 모빌리티서비스 유닛 매니저는 “‘쌍봉 낙타’ 형태 교통흐름은 이 지역이 외부 사람들이 일하러 왔다가 딱 일만 하고 빠져나가는 ‘일개미’ 도시, 직장인 도시라는 것을 의미한다”며 “강남구에도 직장이 많고 출퇴근 시간 차량이 몰리지만 이 지역 교통 흐름이 ‘단봉 낙타’형태를 띄는 것은 출퇴근 차량 말고도 들어오고 나가는 차량이 골고루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래프2. 단봉낙타 모습과 비슷한 강남구 진출입 차량 시간대별 비율. 가장 길 안내 많은 시간대를 100으로 본 상대적 수치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프2. 단봉낙타 모습과 비슷한 강남구 진출입 차량 시간대별 비율. 가장 길 안내 많은 시간대를 100으로 본 상대적 수치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오전 8~9시 판교TG엔 4000대 몰려
 
실제 지난 3일 오전 8시 판교로 들어오는 주요 관문 중 하나인 판교 톨게이트는 출근 차량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하이패스 차로로 차량이 길게 늘어서면서 가다 서다 거북이 운행을 반복 했다. 한국도로공사 판교영업소 직원 이상분씨는 “오전 8~9시 사이 가장 많은 4000대 이상의 차량이 판교TG로 들어오고 오후 7~8시 사이 3800대가 빠져나간다”며 “나머지 시간대 교통량은 피크 타임의 절반 수준”이라고 말했다.
체류시간 10시간, '칼퇴'가 많아 
 
내비게이션을 찍고 이 지역에 들어왔다 나가기까지 체류 시간을 측정한 결과도 이 같은 분석 결과를 뒷받침한다. 한 시간 내에 나가는 차량이 23.6%로 가장 많았다. 체류 시간이 길어질수록 차량비율은 줄었지만 특이하게도 10시간에서 11시간 사이는 7.4%(그래프3 참조)로 확 늘었다. 이화남 SK텔레콤 모빌리티서비스 유닛 매니저는 “체류 시간이 길어질수록 차량 비율이 반비례 형태로 줄어드는게 일반적 교통 흐름”이라며 “판교 지역에만 유독 체류시간 10시간 안팎의 차량이 이례적으로 많다는 것은 다른 지역에서 이동해 와 8시간 근무하고 ‘칼퇴’하는 사람들 비율이 그만큼 높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소형 평형대 적고 수원보다 아파트값 2배
 
그렇다면 왜 판교 직장인들은 불편한 교통을 감수하고 원거리 출·퇴근을 하는 걸까. 지역 내 직장인들은 무엇보다 높은 주거 비용을 원인으로 지목한다. 경기도 수원시 권선동에서 판교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김성자(36)씨는 “IT기업에 많은 20~30대 젊은 층이 살 수 있는 소형 아파트 매물 자체가 판교엔 많지도 않거니와, 있다 해도 수원보다 두배 이상 비싸 일반 직장인 월급으로는 대출을 아무리 받아도 사기 힘들다”며 "현재 살고있는 82.5㎡(25평) 집이 시세가 4억원인데 같은 크기 아파트가 판교에선 9억~10억원 가량"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또 “판교는 대중교통을 이용해 가면 시간이 두배 이상 걸리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자가용으로 출·퇴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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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판교밸리 지역(분당구 삼평동ㆍ판교동ㆍ백현동) 아파트 실거래 가격은 3.3㎡당 평균 3039만원(2019년 기준)이다. 이는 판교밸리를 제외한 같은 분당구 내 서현ㆍ정자ㆍ야탑ㆍ수내ㆍ운중ㆍ구미동의 평균 시세 2151만원보다 1000만원 가량 높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노후 아파트가 많은 다른 분당 지역에 비해 판교는 신축 아파트가 많고 강남역과 바로 연결되는 신분당선이 들어와 있어 시세가 높게 형성돼 있다”며 “비싼 집 값을 감당하기 어려워 젊은 층이 들어오기 힘든 지역"이라고 말했다.

 
4월 3일 오전 8시 출근시간대 판교TG를 지나 판교테크노밸리로 향하는 차량 행렬. 판교=박민제 기자

4월 3일 오전 8시 출근시간대 판교TG를 지나 판교테크노밸리로 향하는 차량 행렬. 판교=박민제 기자

 
 젊은 직장인 감당하기엔 너무 비싼 주거 환경 
 
 판교로 들어오는 차량의 출발지점이 분당구 내 다른 지역과 서울 남단에 집중적으로 분포해 있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판교에서 나가는 차량의 목적지를 조사한 결과 분당구 서현ㆍ정자ㆍ운중ㆍ수내ㆍ아턉동이 1~5위를 차지했다. 서울 지역으로는 송파구 문정동이 13위, 강남구 역삼동이 16위, 양재동이 18위였다. 판교를 찍고 들어오는 차량이 선택한 목적지는 현대백화점 판교점이 1위, 판교역이 2위, 유스페이스 1동이 3위였다. 강동웅 매니저는 “판교와 연결된 지역은 대부분 주거 단지가 많은 지역”이라며 “판교로 진입하는 길목은 출·퇴근 시간 교통지옥이 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이 같은 판교밸리의 구조적 문제점은 IT밸리라는 도시적 특성을 감안할 때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이원재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교수는 “상대적으로 저임금인 젊은 사람들이 집중적으로 일해 혁신적 기업을 만들어 내는 IT밸리를 정부가 조성해 놓고 주거 환경은 돈 있는 사람들만 살 수 있게 해 놓은 셈”이라며 "도시기능적 측면에서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판교=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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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제 박민제 기자

한국의 실리콘밸리, 판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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