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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檢, 윤중천 측근 소환…'김학의 뇌물·성폭력' 겨눈다

중앙일보 2019.04.07 15:23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별장 성접대·성폭력' 의혹을 재수사 중인 검찰 '김학의 수사단'이 주말새 주요 사건 대상자들을 잇달아 소환하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수사단은 김 전 차관에게 성접대 등 뇌물을 건넨 혐의를 받는 건설업자 윤중천씨의 측근 김모씨를 불러 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학의 '특수강간 혐의' 원점서 재검토
태국으로 떠나려다 출국이 제지된 김학의 전 차관이 지난 23일 새벽 인천공항을 빠져나와 귀가하고 있다. [JTBC 캡처]

태국으로 떠나려다 출국이 제지된 김학의 전 차관이 지난 23일 새벽 인천공항을 빠져나와 귀가하고 있다. [JTBC 캡처]

검찰에 따르면 '법무부 검찰 과거사위원회 수사 권고 관련 수사단(단장 여환섭 검사장)'은 5일 윤씨의 측근인 김씨를 불러 조사했다. 김씨는 실질적으로 윤씨의 '오른팔'이라고 주변 인사들은 전했다. 김씨는 2013년 검·경의 1차 수사 당시 윤씨에 의해 성폭행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한 여성 권모씨와도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수사단은 김씨를 상대로 김 전 차관과 윤씨의 관계에 대해 집중적으로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윤씨가 김 전 차관에게 뇌물을 건넨 의혹과 함께 김 전 차관의 특수강간 혐의에 대해서도 원점에서 살펴보려는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중앙일보가 입수한 당시 수사 기록에 따르면 김씨는 당시 검·경 수사에서 "윤씨와 권씨가 서로 좋아했고 동거까지 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당시 검찰 수사팀은 권씨가 최모씨 등 다른 여성과 공모해 '무고'했을 가능성을 포착하고 추가 수사를 벌였다.
 
당시 검찰 수사팀이 확보한 권씨와 최씨 두 사람의 통화·대화 녹음 내용엔 "윤중천을 엮어야 한다" "피해자를 2~3명 더 모아야 윤중천을 구속할 수 있다" 등의 내용이 나온다. 수사팀은 최씨가 김 전 차관과 윤씨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시점인 2008년 3월, 자신의 삼촌을 윤씨에게 운전기사로 소개해준 사실을 확인했다.
 
또 최씨가 권씨에게 "윤중천과 나는 돈 문제만 빼면 그냥 인간적인 관계다"라고 말하는 등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할 수 있는 정황들을 다수 확인하고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부족하다'는 점을 들어 윤씨와 김 전 차관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이 사건을 다시 들여다본 대검 과거사 진상조사단도 최근 과거사위에 권씨 등이 '무고'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 권고 의견을 낸 바 있다. 
 
수사단은 김 전 차관 등의 성범죄 관련 혐의에 대해 원점에서 재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여환섭 수사단장은 1일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1·2차 수사 결과 나온 것과 상관없이 백지상태에서 선입관 없이 기록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방천하'도 수사대상…'김학의 뇌물' 겨눈다
4일 오후 서울 강남구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법무법인 사무실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검찰 수사관이 압수품을 차에 싣고 있다. 김 전 차관의 성범죄 및 뇌물수수 의혹 사건을 맡은 검찰은 이날 김 전 차관의 자택과 경찰청 등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뉴스1]

4일 오후 서울 강남구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법무법인 사무실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검찰 수사관이 압수품을 차에 싣고 있다. 김 전 차관의 성범죄 및 뇌물수수 의혹 사건을 맡은 검찰은 이날 김 전 차관의 자택과 경찰청 등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뉴스1]

수사단은 김 전 차관의 뇌물 혐의와 관련해 '한방천하 사기·횡령 사건'도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 '한방천하'는 윤씨가 회장으로 있던 건설업체가 시행을 맡았던 서울 동대문구의 한약재 전문 상가 건물이다.
 
2006년 준공된 한방천하는 수백명의 분양자를 모았지만 사업이 실패하며 사기 분양 의혹에 휩싸였다. 당시 투자자들은 윤씨 회사가 허위 광고를 통해 분양자를 끌어모아 받은 개발비 70억원가량을 유용했다며 검찰에 고소했다. 검찰은 이 사건을 2007~2011년 동안 세 차례 수사했지만 관련자들에 대해 모두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수사단은 이 과정에서 윤씨의 부탁을 받은 김 전 차관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다른 검사 등에게 사건을 청탁했는지 살펴보고 있다. 김 전 차관이 당시 한방천하 사건에 개입한 것으로 드러난다면 뇌물이나 알선수뢰죄 적용 가능성이 높다. 다만 공소시효 문제 등이 난관으로 꼽힌다.
 
주말 동안 참고인 조사와 압수물 분석에 주력한 수사단은 이르면 이번 주 윤씨를 비롯한 핵심 수사 대상자도 잇달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김기정·남궁민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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