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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팎서 경제 경고음…해외기관은 성장률 ↓, KDI는 “경기 부진”

중앙일보 2019.04.07 14:53
안팎에서 한국 경제에 대한 우울한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최근의 경제 상황에 대해 ‘경기 부진’이라는 판정을 내리며 우려의 수위를 높였다. 주요 해외 기관의 성장률 전망도 아래를 향하고 있다.
 
KDI는 ‘KDI 경제동향’ 4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대내외 수요가 위축되면서 경기가 점차 부진해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KDI는 지난해 10월까지 경기가 개선 추세라고 판단했지만, 그해 11월 ‘둔화’라는 단어를 꺼내 들며 개선 흐름이 끝난 것으로 봤다. 이후 지난달까지 5개월간 둔화라는 입장을 이어가다 이달 ‘부진’이라는 단어를 총평에서 처음 사용한 것이다. 한국 경제에 대한 KDI의 경기인식이 한층 더 어두워진 것이다. 둔화가 누적되면서 부진으로 이어졌다는 게 KDI의 설명이다.
K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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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DI는 투자ㆍ수출이 줄어든 데다 반도체ㆍ자동차 생산까지 악화한 것을 원인으로 꼽았다. KDI는 “내수가 부진한 가운데 수출도 주력 품목을 중심으로 감소하고 있다”며 “생산 측면에서도 광공업생산의 부진이 심화하는 가운데 서비스업생산의 증가세도 둔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소매판매액 증가율이 지난 2월 -2%를 기록하는 등 소비도 좋지 않다. 여기에 현재와 앞으로의 경기 상황을 엿볼 수 있는 동행지수ㆍ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개월 연속 동반 하락했다. 역대 최장기다. 김현욱 KDI 경제전망실장은 “선행지표인 건설수주의 감소도 이어지면서 당분간 건설 투자의 부진이 지속할 것”이라며 “세계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으며 미ㆍ중 간 무역분쟁과 브렉시트 관련 불확실성 등 위험 요인도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이처럼 대외여건 악화에, 국내 경기가 예상보다 빠르게 나빠지면서 한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도 잇따라 하향조정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와 블룸버그 등의 집계를 보면 외국계 투자은행(IB)이나 국제신용평가사ㆍ국제기구 등의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2.5%까지 내려갔다.  
 
IHS마킷의 전망치가 1.7%로 가장 비관적이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2.0%, 무디스는 2.1%, ING그룹과 도이체방크는 2.3%로 내다봤다. 정부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 2.6∼2.7%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긍정적인 전망을 하는 아시아개발은행(ADB)이 최근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개월 만에 0.1%포인트 낮춘 2.5%로 내렸고, 국제통화기금(IMF)도 오는 9일 세계경제전망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전망치를 현행 2.6%에서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K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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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눈높이를 낮추는 배경에는 수출 감소가 첫손에 꼽힌다. 수출은 양대 축인 반도체와 중국이 흔들리면서 전년동기 대비 지난해 12월(-1.7%), 올해 1월(-6.2%), 2월(-11.4%), 3월(-8.2%) 등 4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하고 있다. KDI의 이날 분석처럼 생산ㆍ투자ㆍ소비 등 산업활동 지표의 부진도 요인으로 꼽힌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반도체 가격의 하락 폭이 크고, 글로벌 경기 둔화로 반도체 수요가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도 약해지고 있다”며  “산업활동 지표도 부진해 1분기 성장률이 전기 대비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정부가 이에 맞춰 내놓은 대책은 또다시 추가경정예산(추경) 카드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3일 “미세먼지, 수출 등 경기 대응, 일자리 등 3가지에 중점을 두고 추경안을 준비해 4월 하순까지 국회에 제출토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 470조원 규모의 슈퍼 예산을 편성한 정부가 불과 3개월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추경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 벌써 세 번째다. 
 
홍 부총리는 추경 규모를 선언적으로 정해놓고 짜지는 않지만, IMF 권고 수준(9조원)에는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연구개발(R&D), 교육, 사회간접자본(SOC) 등 민간이 추가 일자리를 만드는 것과 연관되는 사업이 좋겠다”라고 조언했다.
 
최근 경기 지표 부진에 연내 금리 인하 예상도 다시 늘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금리 인하를 검토할 때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지만, 미국의 금리 인하 사이클이 끝났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국내 물가 상승세도 주춤한 점이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노무라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적어도 0.5%포인트 낮출 여력이 있다고 평가하며 4분기 금리 인하를 전망했다.
 
세종=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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