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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상원의원 15명에 물었더니 11명이 “북한, 핵 포기 않을 것”

중앙일보 2019.04.07 12:31
미국 의회 내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회의론이 커지고 있다. 공화당과 민주당을 막론하고 상원 일부 의원들이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비핵화 실현 가능성을 낮게 전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VOA, 15명 설문조사…의회 내 북핵 회의론 반영
민주당 상원의원 3명은 "비핵화 가능성 전혀 없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상원의원 100명 가운데 15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11명이 북한 비핵화 실현 가능성에 회의적으로 답했다고 6일 보도했다. 공화당 8명, 민주당 6명, 무소속 1명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민주당과 무소속 의원은 전원이, 공화당은 절반인 4명이 회의적으로 내다봤다. 민주당 의원 중 3명은 실현 가능성이 ‘전혀 없다‘는 의견을 냈다. 
 
밥 메넨데즈 상원의원. [AP=연합뉴스]

밥 메넨데즈 상원의원. [AP=연합뉴스]

상원 외교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밥 메넨데즈 의원은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은 모든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은 먼저 북 핵 포기 가능성이 어느 정도 되는지 시험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상 목표를 완전한 비핵화에서 감축·동결 합의로 수정해야 할 수 있다는 뜻도 밝혔다. “북 핵 프로그램을 상당 수준으로 감축하고 추가 핵무기 생산 역량을 동결시키는 합의라도 도출할 수 있을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면서다. 
 
그러나 그는 “궁극적으로 김정은이 핵무기도, 그 역량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이크 라운즈 공화당 상원의원도 “(김정은이 핵무기를) 포기했다는 증거조차 없다”며 “북한이 비핵화하지 않을 경우 미국은 김정은의 핵무기 보유를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는 전철을 계속 밟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라저 위커 공화당 상원의원은 비핵화가 “시도할 만한 가치는 있다”면서도 “성공 가능성은 작다고 본다. 비핵화가 북한과 북한 정권에 최고 이익이라는 점을 분명히 보여줘야 하는데 어려운 외교장벽”이라고 비관했다. 
 
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제재를 통한 압박만이 핵 포기 가능성을 높일 것이란 주장도 내놨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제재는 깊고 강력하며 오래 지속되지 않는 한 김정은은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북제재 강화 법안인 ‘브링크액트’를 발의한 크리스 밴 홀런 민주당 상원의원도 “미국이 북한에 압박을 유지해야만, 특히 경제적 압박을 유지해야 김정은이 핵무기를 포기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AP=연합뉴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AP=연합뉴스]

북한의 행동 변화에 중국 역할론을 강조하는 의견도 나왔다. 라운즈 의원은 북한이 안전보장을 대가로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설득하려면 “중국을 다뤄야 한다. 김정은이 중국에 문제가 된다는 점을 깨닫도록 미국은 중국에 충분한 압박을 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북한의 불법 행위를 다루는 데 중국은 핵심”이라는 얘기다. 
 
메넨데즈 의원도 “국제적 추가 제재든 미국의 제재 강화든 중국에 압박을 가하는 방안이 됐든 국제사회가 북한에 추가 행동을 하도록 설득하기 위한 토대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핵무기 문제가 한국에 달려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다이엔 파인스타인 민주당 상원의원은 “김정은은 핵무기 보유를 자신의 위력(체제 유지 수단)으로 보고 있다”며 “이 문제는 대체로 한국에 달려있다. 북한이 핵무기를 방어적 성격의 보호 수단으로 가진 상황에선 그들이 한국과 경제적으로 더 많은 교류를 하도록 하는 것만이 유일한 장기해법”이라고 밝혔다. 남북 간 연결고리를 만드는 방안을 지지한다는 것이다. 
 
100명 가운데 15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라 대표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문제는 있을 수 있지만 2차 북·미회담 결렬 직후 미 의회 내 부정적 기류를 반영하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향후 대북제재 완화 조치 등에 있어 행정부뿐 아니라 의회 설득이 관건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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