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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내 천연가스 석탄 소비 제친다"…14억 앞세운 중국발 에너지 혁명

중앙일보 2019.04.07 11:45
중국 상해에서 열린 LNG 2019 전시장 내부 모습. 미국 정유 기업 엑슨모빌 등 에너지 기업이 총출동했다. 엑슨모빌을 비롯한 다국적 정유 기업은 천연가스전 개발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강기헌 기자

중국 상해에서 열린 LNG 2019 전시장 내부 모습. 미국 정유 기업 엑슨모빌 등 에너지 기업이 총출동했다. 엑슨모빌을 비롯한 다국적 정유 기업은 천연가스전 개발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강기헌 기자

“14억 중국인 중 2억명이 집에서 가스를 쓰고 있습니다. 이제 12억 가스 시장이 열릴 겁니다.”
 

中, 2017년 한국 제치고 천연가스 수입 2위
중국인 2억명 가정에서 도시가스 사용해
미세먼지에 데인 중국 정부 LNG 드라이브
엑슨모빌 등 글로벌 정유사 LNG 투자 늘려
"새로운 에너지 르네상스 시대에 대비"

지난 2일 중국 상해 세계엑스포전시관 3층. 이날 열린 LNG 2019 콘퍼런스에 참석한 리야란 베이징가스 이사장은 이렇게 말했다. 1968년 미국을 시작으로 3년마다 개최되는 LNG 엑스포는 가스 및 에너지 업계를 대표하는 행사 중 하나로 꼽힌다.
중국 상해에서 열린 LNG 2019 전시장에 마련된 중국해양석유총공사 부스 전경. 미세먼지 등 환경 이슈로 중국 정부는 석탄 사용을 줄이고 천연가스 소비를 늘리는 정책을 펴고 있다. 강기헌 기자

중국 상해에서 열린 LNG 2019 전시장에 마련된 중국해양석유총공사 부스 전경. 미세먼지 등 환경 이슈로 중국 정부는 석탄 사용을 줄이고 천연가스 소비를 늘리는 정책을 펴고 있다. 강기헌 기자

 
“천연가스(LNG)가 20년 내로 석탄을 제치고 세계 에너지 시장에서 두 번째 자리를 차지할 것이다.”
“환경 규제가 높아지면서 LNG 시장 발전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다렌 우드 엑손모빌 CEO. [사진 엑슨모빌]

다렌 우드 엑손모빌 CEO. [사진 엑슨모빌]

행사장에서 이런 평가를 쏟아낸 건 다름 아닌 정유 업계의 큰손들이었다. 기조연설자로 나선 미국 최대 정유회사 엑슨모빌 다렌 우드 CEO(최고경영자)는 “LNG는 원유보다 탄소 발생량을 60% 이상 줄일 수 있어 ‘미래 연료(fuel of the future)’로 불린다”며 “LNG는 세계 에너지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발전하는 시장 중 하나”라고 말했다.
 
미국 정유 기업 중 하나인 쉐브론의 마이크 위스 CEO도 “미세먼지 등 환경 이슈로 중국을 비롯한 각국의 LNG 소비가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며 “원유 등에 비해 탄소 발생량이 적은 LNG는 세계 에너지 시장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세계 에너지 시장을 내다봤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다국적 정유 기업 로열더치셸의 벤 반 비어덴 CEO도 “세계적인 환경 규제가 자리 잡으면 LNG가 석탄을 대체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크 위스 쉐브론 CEO. [사진 쉐브론]

마이크 위스 쉐브론 CEO. [사진 쉐브론]

 
글로벌 정유 기업 CEO가 태평양 너머 중국에서 열린 LNG 행사장을 찾은 이유는 뭘까. 표면적으론 LNG가 정유 기업의 새로운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엑슨모빌은 향후 2년간 설비 투자에 650억 달러(73조 8800억원)를 쏟아부을 예정이다. 이중 절반이 셰일가스 등 LNG 분야에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로열더치셸은 캐나다 LNG 가스전 개발에 13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이번 행사에서 참석한 프랑스 에너지 기업 토탈의 패트릭 파우야네 CEO는 “미얀마와 베트남 LNG 인프라 건설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라고 공개했다.
중국 상해에서 열린 LNG 2019에 참석한 한국가스공사 부스 전경. 한국은 일본, 중국에 이은 LNG 3대 수입국 중 하나다. 강기헌 기자

중국 상해에서 열린 LNG 2019에 참석한 한국가스공사 부스 전경. 한국은 일본, 중국에 이은 LNG 3대 수입국 중 하나다. 강기헌 기자

 
세계 에너지 시장에서 20%를 차지하는 LNG는 2017년을 기점으로 요동치고 있다. 미세먼지에 놀란 중국이 석탄을 대신해 LNG 사용을 늘리자 LNG 수입국 순위도 변했다. 2017년 기준으로 중국의 LNG 수입량은 전년 대비 43% 늘어난 3900만t을 기록하며 한국을 제치고 세계 2위에 올라섰다. 중국의 LNG 수입량은 2013년과 비교해 2배 이상 늘었다. <표 참조>
 
펭 첸유에 페트로차이나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정부가 LNG 확대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LNG 수입과 국내 소비는 가파르게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통계가 증명한다. 중국 통계국이 최근 내놓은 ‘2018년 국민경제와 사회발전 통계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에너지 소비량은 46억4000만 TEC(ton of coal equivalent·석탄 환산톤수)로 전년 대비 3.3% 증가했다. 중국 내 전체 에너지 소비량 가운데 석탄 소비 비중은 59%로 전년보다 1.4%p 줄었다. 반면 LNG를 포함한 청정에너지 소비 비중은 22.1%로 전년 대비 1.3%p 증가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중국의 LNG 수요는 2017~2023년 사이 연평균 8%씩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정부가 LNG에 주목하는 건 셰일가스 매장량 때문이다. 지하 암석 틈새에 넓게 퍼져 있는 셰일가스는 10년 전만해도 채굴이 쉽지 않았지만, 기술 발전으로 셰일가스 채굴이 늘어나고 있다.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셰일가스는 미국·중국·러시아 등 세계 31개국에 약 187조 4000억m³가 매장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이는 인류가 60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이 중에서 중국에 매장된 셰일가스는 31조m³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다. 이어 아르헨티나(22조m³), 알제리(20조m³), 미국(18조m³), 캐나다(16조m³) 순이다. 이에 앞서 지난달 27일 중국 서부 쓰촨성에선 1247억㎥의 셰일가스전이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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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LNG가 미래 에너지원으로 자리 잡기 위해선 가격과 인프라라는 장애물을 넘어서야 한다. LNG는 석탄과 비교해 비싼 에너지원이다. 국내 발전 단가를 보면 확연하다. 지난해 석탄 등 유연탄의 발전 단가는 1kWh당 81.8원이었다. LNG는 121원으로 석탄보다 비싸다. 이에 대해 마이크 위스 쉐브론 CEO는 "셰일가스를 포함해 천연가스전 개발은 이제 막 출발점을 지났다"며 "관련 기술이 진전하면 LNG 생산비는 석탄과 경쟁할 수 있을 정도로 저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상해=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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