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드 일반환경영향평가 동의 못해" 성주 소성리 또다시 긴장

중앙일보 2019.04.07 07:00
지난 3일 오후 경북 성주군 소성리 사드 기지 길목. 소성리 주민 등 사드 반대 단체들이 천막 등을 친 뒤 사드 기지로 물품 이나 공사장비 등이 반입되는지 24시간 지켜보고 있다. 성주=백경서 기자

지난 3일 오후 경북 성주군 소성리 사드 기지 길목. 소성리 주민 등 사드 반대 단체들이 천막 등을 친 뒤 사드 기지로 물품 이나 공사장비 등이 반입되는지 24시간 지켜보고 있다. 성주=백경서 기자

지난 3일 오후 찾은 경북 성주군 소성리 마을 회관 앞. 1차선 도로를 따라 15분쯤 위로 걸어 올라가니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기지로 들어가는 길목이 나타났다. 옛 롯데골프장 입구이자 현재 사드 기지로 들어가는 유일한 길이다. 이곳엔 '사드 결사 반대'라고 적힌 현수막이 붙은 천막 두 개가 처져 있고 플라스틱 의자 두 개가 놓여 있었다. 의자엔 주민 2명이 앉아 사드 기지를 바라보고 있었다. 
 

지난달 일반환경영향평가 진행 소식에
소성리 주민들 "평가 자체를 저지할 것"
27일 사드 배치 2주년 대규모 집회 예정

주민 손법선(67)씨는 “사드 기지에 음식물 등 미군 생활용품과 공사 장비 등의 반입을 저지하기 위해 주민들이 24시간 보초를 서고 있다”며 “요새는 농사일이 많아 순서를 정해 놓고 보초를 서진 못 하고 돌아가면서 한다”고 말했다. 
 
사드 기지가 있는 성주 소성리에 또다시 긴장감이 나돌고 있다. 국방부가 사드를 정식으로 배치하기 위한 수순에 돌입했다는 소식이 들리면서다. 국방부는 지난달 11일 주한미군이 사드 기지 부지 70만㎡에 대한 일반환경영향평가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에 주민들은 “평가 자체를 저지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사드 배치 반대 단체 회원과 주민들이 지난해 4월 12일 오전 경북 성주군 소성리 사드 기지 입구인 진밭교에서 기지 내 시설 공사 장비 반입을 저지하기 위해 길을 막고 있다. [연합뉴스]

사드 배치 반대 단체 회원과 주민들이 지난해 4월 12일 오전 경북 성주군 소성리 사드 기지 입구인 진밭교에서 기지 내 시설 공사 장비 반입을 저지하기 위해 길을 막고 있다. [연합뉴스]

 
현재 사드 기지 내 사드는 임시 배치 상태로 정식 지반 공사를 못해 이동식 알루미늄판을 깔고 발사대를 올려놓은 상태다. 앞서 2017년 4월 주한미군은 사드 기지에 레이더와 미사일 발사대 2기를 배치했다. 이후 정부는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진행하려 했지만, 주민들은 “공청회 개최 등 의견수렴 절차 없이 사업을 빠르게 진행하는 방법을 쓴다”며 반발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인 같은 해 7월, 국방부는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대신 일반환경영향평가를 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일반환경평가보다 평가 항목이 많은 전략환경영향평가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환경영향평가는 ▶소규모 ▶일반 ▶전략 환경영향평가로 나뉜다. 사업면적이 33만㎡ 이상이면 일반·전략 환경영향평가 대상이고, 미만이면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대상이다. 일반환경영향평가는 주민 건강 등 환경적 영향만 고려하지만, 전략환경영향평가는 이 사업을 하는 게 적절한지 타당성을 따진다. 
 
이날 오후 열린 121회 수요집회에서 강현욱 소성리 종합상황실 대변인은 “전략환경평가는 사업의 적절성, 즉 한반도에, 성주에 사드가 필요한지부터 따지는 평가이기에 전략환경영향평가를 해야 한다”며 “주민들은 일반환경영향평가 항목 중의 하나인 주민 설명회와 공청회 때 일반환경영향평가 자체에 동의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경북 성주군 소성리에서 사드를 반대하는 수요집회가 지난 3일 오후 열렸다. 주민 등 70여 명이 참가해 일반환경영향평가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냈다. 성주=백경서 기자

경북 성주군 소성리에서 사드를 반대하는 수요집회가 지난 3일 오후 열렸다. 주민 등 70여 명이 참가해 일반환경영향평가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냈다. 성주=백경서 기자

김종희 사드 배치 반대 김천 시민대책위 기획팀장은 “지난주 수요집회 때 근처 산으로 사드 기지 근처를 한 바퀴 돌았다”며 “원래 철조망이 한 겹이었는데 지금은 두겹, 세겹, 네겹으로 내려와 있는데 사드가 정식 배치되는 순간 철조망이 마을 앞으로 내려올 것이기에 무슨 일이 있어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소성리 마을에는 경찰이 24시간 대기 중이다. 경북경찰청은 주간 40여 명, 야간 40여 명씩 기동대를 배치했다. 현재 집회시 충돌은 거의 없는 상태다. 
 
주민과 사드 반대 단체 등은 오는 27일 소성리 마을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 계획이다. 이날은 앞서 2017년 4월 26일 처음 사드 발사대와 레이더, 교전통제소, 발전기 등이 반입된 지 2년여 되는 날이다. 
 
성주=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