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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름뱅이가 해냈다! '란런 경제'란?

중앙일보 2019.04.07 01:53

책 읽기 귀찮아? 들으면 되겠네~

중국의 오디오북 플랫폼 '란런팅수(懒人听书)'는 '책으로부터 두 눈을 해방시켜 세상을 듣는다'는 슬로건을 앞세우고 있습니다. 시간에 쫓겨 책을 읽지 못하는 현대인을 위해 눈으로 보는 대신 귀로 듣는 책을 선보인다는 것이죠. 이 회사는 7만개가 넘는 프로그램과 1만여개의 오디오북, 5000명이 넘는 DJ를 앞세워 현재 3억2000명의 회원을 확보했습니다.
 
중국 최대 부동산 애플리케이션 업체 '우바통청(58同城)'은 방문 생활 서비스 브랜드 '우바따오지아(58到家)'를 런칭했습니다. 회원의 집을 찾아가 집안일은 물론 아이를 봐주고 세차를 해주는 등 가사노동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집 수리, 이사, 심지어 마사지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중국의 30여개 도시에서 우바따오지아를 이용할 수 있는데요 서비스 직원만 160만명으로 2000만 가구 이상이 이 곳의 서비스를 이용했습니다.

최근 중국에서는 게으름뱅이들을 위한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란런 경제'인데요. 란런(懒人)은 '게으른 사람'이라는 뜻으로 란런 경제는 시간을 아끼기 위해 이용하게 되는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뜻합니다.
 
무역협회 상하이지부에 따르면 란런 경제는 중국이 강점을 보이는 다양한 O2O(Online to Offline, 온라인 연계 오프라인 서비스) 분야에서 확장되고 있습니다. 음식 배달, 마트 배송 등 전통적인 서비스에서 시작해 각양 각색의 방문 서비스로 분야가 넓어지고 있는 겁니다.
 
[출처 어러머]

[출처 어러머]

앞서 소개한 우바따오지아 외에도 어러머(饿了么) 같은 와이마이(外卖·음식배달 서비스), 다다(达达) 같은 심부름 서비스 등 다양한 업종이 모바일과 연계돼 덩치를 키우고 있습니다.
 
특히 와이마이는 중국의 가장 대표적인 란런 서비스라고 할 수 있는데요. 지난해 중국의 온라인 음식배달서비스 시장규모는 약 2430억 위안으로 집계되고 있으며 이용자 수는 3억6000만 명으로 추산됩니다.
 
[출처 무역협회]

[출처 무역협회]

이러한 란런경제 현상은 대도시 젊은 직장인의 1인가구가 주도하는 것으로 무역협회는 보고 있습니다. 대도시가 많은 광둥성 지역의 80년대, 90년대 소비자들이 그 주축이라는 건데요. 전자상거래 플랫폼 타오바오의 경우 1995년 이후 출생자(95허우)의 란런 상품 소비 증가율이 지난해 기준 82%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알리바바가 주창하는 '신유통', 징둥닷컴이 강조하는 '경계없는 소매'도 이와 맥을 함께 합니다.

알리바바의 신선식품 전문마트 '허마센성(盒马鲜生)'이 대표적인데요. 허마셴성에서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소비자의 소비패턴을 파악해 재고관리를 시행 하며, 반조리식품 ․ 손질 완료된 신선식품 등으로 소비자 편의를 극대화하고 있습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완료한 신선식품은 즉석에서 조리해서 먹도록 해 오프라인 매장의 장점도 꾀하고 있습니다.
 
[출처 알리바바]

[출처 알리바바]

온라인에서는 반경 3km 이내의 배송지까지 1일 1회 무료 배송을 제공하고 있는데요. 결제 후 30분 이내부터 시작해 30분 단위로 배송시간을 지정할 수 있도록 해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허마셴성이 있는 주변은 부동산 가격이 폭등한다고 해 '허세권'이라는 별칭으로 불릴 정도인데요. 2016년 1월 상하이 진챠오점(金桥店)을 시작으로 중국 전역에총 120여개 지점(2018년 말 기준)을 열었으며, 지난해 한 해 동안만 100개 지점이 새로 생겼습니다.
 

스타벅스를 위협하는 중국의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루이싱 커피'도 란런 경제의 대표 주자로 꼽힙니다.

2017년 10월 베이징에서 처음 문을 연 루이싱 커피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주문하면 커피를 직접 배달해주는 것을 강점으로 삼았기 때문입니다. 루이싱 커피는 앱으로 제조 완성 예상 시간을 제시하고 친구에게 쿠폰을 공유하면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모바일 바이럴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나섰습니다.
 
[출처 봉황망]

[출처 봉황망]

그 결과 설립 1년 만에 1500개 이상의 가맹점을 자랑하며 창업 1년 만에 기업 가치 10억 달러 이상인 유니콘 기업 대열에 합류하게 됐습니다.
 
중국의 1인 가구 수는 2050년까지 1억3000만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중국의 '란런 경제' 열풍이 '롱런'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입니다.
 
차이나랩 김경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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