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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놀던 '방 문화'의 쇠락…노래방·PC방이 사라진다

중앙일보 2019.04.06 14:00
[통계 한 스푼] 
골목마다 문전성시를 이뤘던 노래방과 PC방이 옛 영광을 잃어가고 있다. 과거 한국 특유의 ‘방 문화’를 대표하던 두 업종의 점포 수가 계속 줄고 있는 것이다.  
 
6일 국세청의 ‘사업자 현황’에 따르면 2009년 3만4238곳이었던 노래방 수는 해마다 꾸준히 감소해 올해 1월 현재 3만1179곳으로 줄었다. 통계 기준은 다르지만 행정안전부 인허가 기준으로는 2005년 3만7568 곳에 달하기도 했다. 노래방은 1990년대 초 국내에 들어와 폭발적으로 점포 수를 늘려가면서 한국의 밤을 밝혔지만, 2000년대 중반부터 내리막을 걷는 추세다.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이는 술을 마시고 노래방으로 자리를 옮겨 흥을 즐기던 ‘회식 문화’가 점차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2차ㆍ3차 술자리에 대한 비판이 나오면서 회식ㆍ모임을 간단히 끝내는 등 술자리 자체가 줄어든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일과 개인 생활이 균형을 이루자는 이른바 ‘워라밸’ 바람에, 혼자서 음주를 즐기는 ‘혼술 트렌드’까지 확산하면서 노래방으로의 발길이 줄고 있다. 증시에 상장된 노래반주기 국내 1위 업체인 TJ미디어는 지난해 매출액 감소 등에 따라 17억7000만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전년 대비 적자 전환하기도 했다.
 
스타크래프트ㆍ디아블로 같은 게임이 인기를 끌던 시절 학생들로 빈자리가 없었던 PC방은 완연한 사양길로 접어들었다. 2009년 1만4212곳이었던 PC방 수는 올해 1월 1만480곳으로 감소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통계로는 2001년 2만2548곳에 달했던 점을 감안하면 절반 이상의 점포들이 사라진 것이다.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여기에는 스마트폰 대중화로 모바일 게임이 인기를 끌면서 수요가 PC게임과 모바일게임으로 분산된 것이 요인으로 작용했다. 또 대작 PC게임의 출시가 예전보다 뜸해진 데다, 저출산으로 게임을 많이 즐기는 10~20대 인구가 줄어든 것도 PC방의 쇠퇴를 부추긴 것으로 분석된다. 경쟁이 심화하면서 이용료를 올리지 못하고 있는 점도 업주에게는 운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상현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두 업종 모두 시장 공급 측면에서는 임대료 상승 같은 비용 요인, 수요 측면에서는 새로운 놀이ㆍ여가문화의 등장에 따른 트렌드 변화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노래방과 PC방 창업은 특별한 기술이 필요 없어 은퇴자의 진입장벽이 낮은 업종으로 꼽힌다. 이에 두 업종의 쇠퇴를 심각한 포화상태에 놓인 자영업 생태구조에서 찾는 시각도 있다.
 
세종=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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