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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치는 기술밖에 없는 강사, 강의 배정 못 받으면 거리로 내몰려”

중앙선데이 2019.04.06 00:25 630호 6면 지면보기
김용섭 비정규교수노조 위원장

김용섭 비정규교수노조 위원장

대학 시간강사들의 노동조합인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한교조)가 오는 8월 강사법(고등교육법 일부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집계한 전국 대학의 시간강사 감소 인원은 1만 5000명~1만 6000명. 1년 사이에 20% 가까이 줄어든 것이다. 김용섭(사진) 한교조 위원장은 “강사법은 시간강사들에게 신분보장과 고용안정·처우개선을 해주자는 사회적 합의인데 법을 만들어 보호하라고 했더니 학살하느냐”고 말했다.
 

김용섭 비정규교수노조 위원장
모든 사립대학 강사 구조조정
법으로 보호하랬더니 학살하나
인건비 삭감 등 대학 자구책 필요

교육부는 여러 대학에서 여러 개 강의를 하던 시간강사의 강의 숫자가 줄었을 뿐 길거리에 나앉은 사람은 거의 없다고 말한다.
“시간강사가 가진 기술은 가르치는 것인데 50대 중후반을 넘긴 이들이 강의 배정을 못받으면 사실상 해고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올해 1학기 강의를 배정받지 못해 사실상 해고된 강사들은 우울증에다 공황상태에 빠져 삶의 의욕도 없고 죽고 싶은 생각뿐이라고 말하고 있다.”
 
수도권보다는 비수도권에서 시간강사 인력 감소가 급격하게 일어나는 이유는.
“국공립대학을  제외한 전국의 모든 사립대학들이  강사법을 핑계로 구조조정을 했다고 본다. 강사를 살리기 위한 법을 강사를 죽이는 수단으로 변질시킨 한국 대학들은 고등교육기관이길 포기하고 오직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온갖 잔꾀를 동원하고 있다. 한국 사립대학에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미래를 대비하는 고등교육의 청사진이 없고, 정의도 없으며, 같이 살려는 의지도 없는 것이다.”
 
법 시행은 8월이지만 강사 채용과 임금 등에 대해 세부적인 사항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현재 교육부와 대학, 강사노조 등이 참여한 가운데 강사법 제도 업무 메뉴얼팀이 연초부터 꾸려져 세부사항을 논의하고 있다. 강사가 임용포기를 했을 때 대학이 시행하는 긴급 채용은 공개채용의 예외로 할 것인지, 박사학위를 받은 신진세대의 임용을 위해 쿼터를 둘 것인지, 특정 대학에서 학사학위를 취득한 사람이 편중되지 않도록 채용 비율을 제한할 것인지 등을 놓고 이견을 조정하고 있다.”
 
강사법 시행과정에서 나타난 문제를 푸는 핵심은 재원 마련에 있다고 생각되는데.
“재정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이 가장 중요한  문제이긴 하나 한계가 있으므로 대학 스스로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대학들은 등록금 인상을 요구하지만 사회적으로 수용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대학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 그 중 하나는 교직원의 인건비를 절감하는 것이며, 고임금 교직원의 인건비를 삭감하는 자구책도 필요하다. 대학들이 정부에 요구하는 대로 현재 국내총생산(GDP) 대비 0.8% 수준에 머물고  있는 고등교육예산을 선진국가들처럼 1.3%수준으로 끌어 올린다면 재정 지원 여력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한다.”
 
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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