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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첫 5G 타이틀 거머쥐려···한국 밤 11시에 기습 개통

중앙일보 2019.04.04 05:01
 당초 5일로 예정됐던 국내 5G 상용화 일정이 3일 오후 11시로 당겨졌다. 이틀을 앞당긴 셈이다. 이같은 한밤중 5G 상용화 강행은 ‘5세대(G) 이동통신 세계 최초 상용화’라는 타이틀을 놓치지 않으려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내 업계의 첩보전과 기습 작전이 3일 오후부터 긴박하게 돌아간 결과다. 경쟁사 버라이즌이 11일에서 4일로 상용화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는 동향 보고가 도화선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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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가 3일 밤 입수한 과기정통부 내부 보고서를 토대로 시간대 별로 상황을 재구성했다.
 
3일 오후 5시 5분: “버라이즌 4일 상용화” 삼성 보고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한 대기업 미국 사업부가 “버라이즌이 상용화 시점을 11일에서 4일로 앞당긴다”는 동향을 한국 본사에 보고했고, 이 내용은 3일 오후 5시5분 과기정통부에 긴급히 전달됐다. 내용을 보고 받은 과기정통부는 긴급 회의를 열었다. 해외 통신장비 회사와 한국 기업 현지 법인 등을 통해 다양한 경로로 진위 파악을 시도했다. 하지만 사실 관계를 확인할 수 없었다. 과기부는 그러나 버라이즌이 한국과 세계 최초 5G 상용화 타이틀을 위해 치열하게 다투고 있는 경쟁사인만큼 당초보다 사용화 시점을 앞당길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결론을 이날 오후 8시 내린다.  
 
오후 8시: “최초 타이틀 뺏길 가능성. 오늘밤 안 상용화 개시” 결론
 
 최초 타이틀을 뺏길 수 있다고 판단한 과기부는 이날 늦은 저녁 이통 3사, 삼성전자 측과 개통 시기 앞당기기에 나섰다. 이미 1호 가입자도 선정해놨고, 폰 테스트와 망 테스트도 해놓은 상황이었다. 한국 시간 3일을 넘기지 않기 위해, 개통 시간은 오후 11시로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시간 4일을 하루 차이로 제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SK텔레콤은 김연아ㆍEXOㆍ프로게이머 페이크 윤성혁· 장기가입고객 등 6인을, KT는 대구에 거주 중인 임직원 배우자를, LG유플러스는 인기 유튜버인 김민영을 1호 가입자로 일제히 개통했다.  
SK텔레콤이 3일 '5G 론칭 쇼케이스'에서 세계 최초 5G 가입자를 소개하는 모습. 사진 왼쪽부터 SK텔레콤 박정호 사장, 김연아 선수, 페이커 이상혁 선수, 장애인 수영선수 윤성혁, 최장기 고객 박재원, 'EXO(엑소)'의 백현과 카이. 이들은 당초 5일 개통 예정이었지만 과기정통부의 요청에 따라 3일 오후 11시에 5G 스마트폰을 '기습 개통'했다. [사진 SK텔레콤]

SK텔레콤이 3일 '5G 론칭 쇼케이스'에서 세계 최초 5G 가입자를 소개하는 모습. 사진 왼쪽부터 SK텔레콤 박정호 사장, 김연아 선수, 페이커 이상혁 선수, 장애인 수영선수 윤성혁, 최장기 고객 박재원, 'EXO(엑소)'의 백현과 카이. 이들은 당초 5일 개통 예정이었지만 과기정통부의 요청에 따라 3일 오후 11시에 5G 스마트폰을 '기습 개통'했다. [사진 SK텔레콤]

 
 
 
오후 11시: 통신 3사 5G 개통 완료          
 
 3일 오후 11시로 개통 시간이 결정된 데 대해 복수의 이통사 관계자들은 "자정을 넘기면 버라이즌과 같은 4일 상용화가 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3일에 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단 일반 소비자를 위한 5G 스마트폰 판매는 당초 계획대로 5일부터 시작한다.    
 
 하지만 한밤의 5G 기습 강행에 대해 과기정통부의 조급증이란 지적이 나온다. 미국 버라이즌의 상용화 방식은 LTE 단말기에 5G 모뎀을 추가한 방식으로 삼성전자의 갤럭시 S10 5G 모델처럼 5G 전용 모뎀칩을 담은 제품이 아니다. 또 서비스 지역 역시 시카고와 미니애폴리스 등 2개 지역 정도로 국내처럼 광범위한 지역에 2만~3만개 정도의 기지국을 깐 것과는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버라이즌의 상용화 방식은 국내 수준의 완성도 높은 5G 상용화가 아닌데도, 정부가 무리하게 한밤에 기습적으로 일정을 강행해 소비자들을 혼란에 빠트렸다”고 비판했다.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수정합니다=이 기사 윗부분에 있던 "버라이즌이 5G 세계 최초 상용화 당긴다는 확인되지 않은 사실로 호들갑을 떨었다"는 표현은 4일 오전 현재 버라이즌이 서비스 일정을 11일에서 3일 자정으로 당긴 사실이 확인돼 삭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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