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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제주 4·3 진압과정 도민들 희생에 깊은 애도”

중앙일보 2019.04.04 00:04 종합 6면 지면보기
제주 4·3 제71주년 추념일인 3일 오전 제주 봉개동 4·3평화공원에서 희생자 유족들이 행방불명 표지석에서 희생자의 넋을 기리고 있다. [뉴스1]

제주 4·3 제71주년 추념일인 3일 오전 제주 봉개동 4·3평화공원에서 희생자 유족들이 행방불명 표지석에서 희생자의 넋을 기리고 있다. [뉴스1]

국방부와 경찰이 ‘제주 4·3사건’과 관련해 71년 만에 공식 사과했다. 국방부는 3일 입장문을 내고 “제주 4·3특별법의 정신을 존중하며 진압 과정에서 제주도민들이 희생된 것에 대해 깊은 유감과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을 방문 중인 정경두 국방장관이나 서주석 차관의 명의가 아닌 국방부 차원의 유감 표명이었다.
 

민갑룡 경찰청장, 서주석 국방차관
광화문광장 추념공간 찾아 사과
이낙연 총리, 5당 대표들도 추도
문 대통령 “국민통합의 길” 페북 글

민갑룡 경찰청장도 이날 서울 광화문에 마련된 4·3 희생자 추념공간을 방문해 헌화했다. 민 청장은 방명록에 “하루빨리 비극적 역사의 상처가 진실에 따라 치유되고 화해와 상생의 희망이 반성에 따라 돋아나기를 기원한다”며 “경찰도 지난 역사를 더욱 깊이 성찰하면서 오로지 국민을 위한 민주·인권·민생 경찰이 되겠다”고 적었다.  
 
서주석 국방차관도 추념공간에 들러 유족들에게 고개를 세 번 숙이며 사과했다. 서 차관은 방명록에 위로의 뜻과 함께 “이제는 과거의 아픔을 온전히 치유하고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기를 기원합니다”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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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제주도 4·3평화공원에서 열린 제71주년 제주 4·3희생자 추념식에서 이낙연 총리는 “문재인 정부는 4·3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역사의 소명으로 받아들였다”며 “제주도민 여러분이 ‘이제 됐다’고 하실 때까지 4·3의 진실을 채우고 명예를 회복해 드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해 발굴, 희생자·유가족 지원 확대, ‘국가 트라우마 치유센터’ 설립 및 배·보상 국회와 협의 등을 약속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제주 4·3의 완전한 해결이 이념을 극복하고 국민통합으로 가는 길”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현직 대통령으로는 12년 만에 4·3 추념식에 참석해 “희생자와 유가족, 제주도민께 대통령으로서 깊은 위로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국가폭력으로 말미암은 그 모든 고통과 노력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깊이 사과드리고 깊이 감사드린다”고 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2006년 대통령으로선 처음 추념식에 참석해 희생자 및 유가족에게 공식 사과했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은 추념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날 추념식은 생존 희생자와 유족, 시민 등 1만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다시 기리는 4·3정신, 함께 그리는 세계 평화’를 주제로 진행됐다. 여야 5당 대표들이 모두 참석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20대 국회에서 4·3 특별법 개정안을 처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4·3 특별법이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야당이 참여하지 않아 처리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4·3은 다시는 반복돼서는 안 될 대한민국의 비극적 사건이다. 희생자들의 추모와 정신을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한다”고 말했다. 4·3 특별법 개정안 처리에 대해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과거 4·3 희생자 중 일부는 제외돼야 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냐’는 기자의 질문엔 “과거 발언은 다시 반복할 필요가 없다”고 답했다.    
 
한편 국방부의 4·3사건 유감 표명은 이날 국방부 관계자가 검은색 양복과 넥타이 차림으로 기자실을 찾아 ‘58’자의 입장문을 읽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제주 4·3사건을 ‘1948년 4월 3일 발생한 소요사태 및 1954년 9월 21일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력충돌과 그 진압 과정에서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으로 정의한 ‘제주 4·3 특별법’의 정신을 존중한다는 의미”라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국정을 책임진 대통령으로서 과거 국가권력의 잘못에 대해 유족과 제주도민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던 사실도 살폈다”고 설명했다.
 
강태화·이철재 기자, 제주=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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