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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靑 나오자마자 '억대 연봉'···이런 낙하산 어려워진다

중앙일보 2019.04.03 12:09
청와대가 공직을 마치고 재취업하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사회 공헌적 역할을 하라”는 취지의 권고 메뉴얼을 마련하기로 했다.
 
최근 청와대 출신 행정관들이 민간 금융회사에 고액 연봉을 받고 재취업해 논란이 이는 것에 대한 청와대의 대응책 중 하나다. 국회 운영위원회 소속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은 3일 청와대 비서실로부터 ‘청와대 근무자의 퇴직 후 재취업 관련 방안’ 문건을 전달받았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앞으로 청와대는 “퇴직자의 국정보좌 경력을 활용해 사회 공익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컨설팅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청와대에서 맡았던 담당 업무와 연관 지어 퇴직 시 관련 분야 중 공익 파트에서 일해 달라고 권고ㆍ조언을 하겠다는 취지다. 이는 청와대 경력을 사익 추구에 활용하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일 오후 인천 연수구 송도동 솔찬공원 케이슨24에서 한국 관광의 매력에 대한 현장 관계자들의 의견을 듣고 음악공연을 관람한 뒤 공연장을 나서며 인사하고 있다. 인천=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일 오후 인천 연수구 송도동 솔찬공원 케이슨24에서 한국 관광의 매력에 대한 현장 관계자들의 의견을 듣고 음악공연을 관람한 뒤 공연장을 나서며 인사하고 있다. 인천=청와대사진기자단

청와대는 또 “엄정한 취업심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취업관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다만 내부적으로 검토 중인 인사관리 등 관련 사항으로 상세히 답변드리기 어려움을 양지하여 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재취업 특혜라는 논란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를 곧 공식 발표할 것”이라며 “청와대를 나가더라도 청와대에서 한 업무의 중복성을 피하게 하는 등 ‘전관예우 방지책’ 정도의 성격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황현선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이 구조조정 전문회사인 연합자산관리(유암코) 상임감사로 자리를 옮겨 논란이 불거졌다. 연봉이 대략 2억4000만원 가량인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 경력이 없는 그가 준공공기관 성격의 금융기구 감사로 가면서 일각에선 ‘낙하산 인사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1월 청와대에서 3급으로 퇴사한 한정원 전 대통령비서실 행정관도 청와대 퇴직 2개월 만에 연봉이 약 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메리츠금융지주 상무로 영입돼 특혜 의혹이 불거졌다.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사진기자단[

청와대를 나오자마자 이를 ‘간판’ 삼아 역대 연봉 등 사익에 치중한다는 지적이 거세지자 청와대가 퇴직을 준비하는 직원에게 사회 공헌적 역할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역대 연봉 등 특혜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것이다. 대통령 비서실은 4일 국회 운영위에 출석해 관련 업무보고도 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컨설팅’의 결과는 꼭 지켜야 하는 강행 규정은 아니다. 청와대 내부 지침의 성격이지만 ‘재취업 특혜 논란’ 차단에 대한 청와대의 의지가 분명한 만큼 실제 청와대를 퇴직하는 직원이나 취업 심사를 하는 공직자 윤리심사위원회 등도 일정 부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가 이같은 ‘처방’을 내놓게 된 배경에는 청와대 직원의 퇴직 바람과도 관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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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이날 공개한 ‘퇴직공직자 취업심사 결과 공개’ 자료에 따르면 대통령 경호처 소속 고위 공무원 2명도 민간기업과 공기업으로 자리를 옮겼다. 지난 달 청와대를 나온 A(경호4급)씨는 부동산 개발 등을 하는 (주)비트플렉스에 감사로 영입돼 이번 달 중으로 근무할 예정이다. 경호 3급인 B씨는 최근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비상임감사로 내정됐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경호처는 대통령 비서실의 직제 하에 있지 않다”며 “곧 룰이 만들어지면 경호처 직원까지 확대 적용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조원진 대한애국당 의원이 지난달 낸 자료에 따르면 2017년 5월부터 올해 2월까지 재취업을 목적으로 정부공직자윤리위의 취업 심사를 받은 청와대 출신 퇴직공직자 수는 모두 23명이었다. 이중 ‘취업 가능’, ‘취업 승인’으로 분류된 사례가 전체의 87.0%(20명)를 차지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오후 인천 연수구 송도동 솔찬공원 케이슨24에서 한국 관광의 매력에 대한 현장 관계자들의 의견을 듣고 음악공연을 관람한 뒤 참석자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 인천=청와대사진기자단 / 한겨레 김정효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오후 인천 연수구 송도동 솔찬공원 케이슨24에서 한국 관광의 매력에 대한 현장 관계자들의 의견을 듣고 음악공연을 관람한 뒤 참석자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 인천=청와대사진기자단 / 한겨레 김정효기자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퇴직 공무원은 퇴직일로부터 3년간, 퇴직 전 5년간 소속부서와 업무 관련성이 밀접한 기관이나 공기업, 민간기업에 취업을 제한하고 있다.  
 
그런데 공직자 윤리심사위에서 ‘업무 관련성’ 심사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비판이 나오자 청와대가 이와 관련해 부대 의견을 윤리심사위에 보내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별도 의견을 내 취업 제한 사유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 심사위원들에게 보다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정치권과 학계에선 대체로 긍정으로 평가한다. 자유한국당 관계자는 “청와대 직원이 나가자마자 수억원의 연봉을 보장받는 것은 취업에 신음하는 젊은이들에게 허탈감을 준다”며 “평등과 공정의 가치 실현 차원에서라도 이를 엄격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학계에서도 국민 눈높이에 맞춘 조치라는 평가가 다수다. 다만 여권 일각에선 “청와대에서 근무했다는 이유만으로 돈을 벌면 안 된다는 것이냐”, “사회 공헌적 역할을 강요하는 건 직업 선택의 자유를 제약하는 것” 등의 불만도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청와대를 나가면 민간인인데 이들을 구속하는 게 맞느냐는 논란이 있는 것은 잘 안다“며 ”그래도 이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필요하다는 국민적 공감대에 따라 메뉴얼을 만들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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