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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타 문턱 20년만에 낮춘다…균형발전평가↑ 경제성↓

중앙일보 2019.04.03 10:00
김대중 정부 시절인 1999년 도입한 예비타당성조사(예타) 제도가 20년 만에 개편된다. ‘재정 문지기’ 역할을 하는 예타 제도의 문턱이 낮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이번에 내놓은 제도 개선방안의 핵심은 종합평가비중 변경이다. 현재는 모든 지역을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향후에는 수도권‧비수도권 평가항목 비중을 이원화하고 평가 가중치도 조정한다.
그래픽=심정보 shim.jeongbo@joongang.co.kr

그래픽=심정보 shim.jeongbo@joongang.co.kr

개선안에 따라 수도권은 경제성(60~70%)과 정책성(30~40%)만으로 평가받는다. 현행 포함된 지역균형발전 항목은 삭제된다. 반면 비수도권은 경제성과 정책성을 보는 동시에 지역균형발전(30~40%)비중은 현행보다 늘린다. 원래 이 항목의 비중은 25~35%였는데 이번에 5%포인트 늘어나게 됐다. 비수도권의 균형발전 평가에서 지역 낙후도 평가를 '가점·감점제'에서 '가점제'만 운영하는 것도 포인트다. 감점은 안 한다는 뜻이다.
 
결국 경제성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지역 균형발전 차원에서 의미가 있는 사업들은 예타 문턱을 통과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혜택 순으로 보자면 광역 거점 도시> 비수도권> 수도권 순이다. 이승철 기재부 재정관리관(차관보)는 "대구·대전·부산·광주 등 지방 거점 도시가 혜택을 많이 보게 될 것으로 본다"면서 "비수도권 일부는 통과율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지만, 통과율이 현저하게 높아지지 않게 운영 계획"이라고 말했다.
 
수도권은 현행과 비교해 큰 영향이 없거나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실제로 비수도권의 예타 통과율이 5%포인트 높았다. 기재부 관계자는 "수도권은 수도권이라는 이유만으로 지역균형평가에서 처음부터 불리했다"며 "이번에 수도권의 지역 균형평가 항목을 빼기 때문에 불이익 요소가 없어진다"고 말했다.
 
이밖에 '정책 효과 항목'이 신설된다. 주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 일자리·주민생활여건·환경성· 안전성 등을 평가할 예정이다. 수행기관도 내년부터 다원화된다. 지금까지 비(非)연구개발(R&D)예타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R&D는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이 수행했다. 개편안에 따라 비R&D 기관에 조세재정연구원을 추가 지정해 내년부터 운영한다. 
 
정부는 지난해 기준 평균 19개월인 예타 기간이 12개월 이내로 단축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단, 철도는 예외적으로 18개월로 할 계획이다. 사업 규모가 도로의 3~4배이고 궤도(토목)-정거장(건축)-전기통신 등 복합시설이 들어서는 데다 수요분석 시 경쟁시설인 도로 교통량까지 분석이 필요해 다른 사업보다 조사 기간이 길어야 하기 때문이다.
 
새 지침이 적용되면 수요가 있지만,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던 지방 광역도시의 각종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이 활성화될 전망이다. 가덕도 신공항, 부산 제2신항 건설, 2기 신도시 광역교통망 등이 꼽힌다.
 
일각에선 내년 총선을 겨냥한 선심성 정책이라는 비난도 있다. 실제 지난 1월 예타 면제사업 발표에선 선정 지역이 시도별로 고루 1~2건을 배분되면서 “예타 면제가 선심성 퍼주기, 지역별 나눠 먹기의 통로가 되고 있다”는 비판이 컸다. 자칫 대규모 지역 사업이 정치적 셈법에 의해 방만ㆍ졸속으로 추진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원식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가균형발전을 위한다고 하면서 사실상 지방에 돈 뿌려주기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에서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대상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에서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대상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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