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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호준의 골프인사이드] 신한은행, 줄 건 주고 받을 건 받았어야

중앙일보 2019.04.03 07:21
지난해 신한동해오픈 우승자 박상현. 올해 국내 투어 선수 출전 쿼터는 3분의 1로 줄었다. [신한동해오픈 조직위 제공]

지난해 신한동해오픈 우승자 박상현. 올해 국내 투어 선수 출전 쿼터는 3분의 1로 줄었다. [신한동해오픈 조직위 제공]

KPGA 코리언투어 신한동해오픈이 2일 아시안 투어와 일본프로골프투어(JGTO)까지 3개 투어가 공동 주관하는 국제대회로 바뀌었다. 3년 전 아시안 투어와 공동 주관하게 되면서 국내 투어 선수 출전 몫이 50%로 줄었는데 이제 3분의 1이 됐다. 기자는 좋지 않은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골프대회가 외국 선수들에 문호를 닫아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투어는 열어 놓을수록 경쟁력이 올라간다. 미국 PGA 투어와 LPGA 투어는 완전히 개방함으로써 최고 선수들이 뛰어노는 무대가 됐다.  
 
그러나 개별 선수가 아니라 다른 투어에 문을 열어 주는 건 완전히 다른 얘기다. 투어끼리는 철저히 이해득실을 따져서 움직인다. 국제 외교 비슷하다. 우리가 뭔가 준다면, 그만큼 받아야 한다. 우리가 쌀 시장을 개방해야 한다면 반대로 상대에게는 자동차 시장을 열어달라고 요구하는 것처럼 상호 호혜주의다.  
 
일자리가 걸려 있기 때문이다. 대회 주관은 공장을 어디에 두느냐의 문제다. 신한동해오픈에는 이제 국내 투어 선수 40여명만 참가할 수 있다. 일본, 아시안 투어 출전권이 있는 한국 국적 선수도 참가하겠지만 한계는 명확하다. 국내 투어 선수들 상당수가 신한동해오픈 기간에 실업자가 된다.  
 
일본 남자 투어는 쾌재를 불렀을 것이다. 대회가 줄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대회 하나가 그냥 생겼기 때문이다. 일본 투어는 아시안 투어와 공동 주관 대회를 만들고 있다. 일방적인 건 아니다. 일본 투어 몇 개 대회를 열어주고, 아시안 투어 몇 개 출전권을 받는 형식이다. 그러나 신한동해오픈과 관련해서는 한국 투어에 하나도 주지 않고 출전권 40여장을 따갔다.  
 
일본 투어에서 뛰는 한 한국 선수는 “일본 투어 선수들로서는 매우 긍정적이다. 신한동해오픈으로 한국 물꼬가 열려 일본 투어 선수들은 한국 메이저 대회나 PGA 투어 CJ컵 출전권을 얻기 위해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투어 선수들도 신한동해오픈에서 우승하면 일본 투어, 아시안 투어 출전권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일본 투어 선수도 신한동해오픈에서 우승하면 국내 투어 풀시드를 얻을 수 있으니 합은 0이다. 그냥 40여명 출전권을 주는 것에 불과하다.  
 
물론 이런 협상은 한국프로골프협회가 하는 것이다.  
 
스폰서인 신한금융그룹은 “일본과 동남아 시장에서 사업을 하기 때문에 홍보 효과를 얻기 위해 한국, 일본, 아시안투어 공동 주관 대회를 여는 것이 유리하다”고 밝혔다.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나 이를 지렛대로 삼게 해서 한국프로골프협회가 일본 투어와 협상할 수 있도록 도왔으면 좋았을 것 같다. "신한동해오픈을 열어 줄 테니 일본투어도 열어달라"고 했다면 어땠을까. 대회가 줄어 어려운 처지에 있는 일본 투어로서는 상금 12억 원짜리 신한동해오픈이 생긴다면 어떻게 해서라도 뭔가 열어줬을 것이다.  
 
신한동해오픈은 1981년 재일동포 골프동호인들이 모국의 골프발전 및 국제적 선수 육성을 취지로 만들었다. 한국 골프 발전에 큰 도움이 됐다. 그러나 이번엔 아니다. 금융그룹답지 않게 국내 투어가 매우 손해 보는 거래를 하게 했다는 생각이 든다.  
 
신한금융그룹 관계자는 이에 대해 "공동주관하면 국제적 선수들과 경쟁하며 기량을 쌓고 또 해외 진출 기회를 잡을 수 있어 국내 골프발전과 국제적 선수 육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KPGA가 아시안투어 일본투어 공동 주관 대회에 한해 추가 출전권을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고 우리도 희망했으나 당장 반영은 어려웠다고한다. 앞으로 일본프로골프협회 차원에서 받을 수 있는 것을 추가적으로 고민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골프팀장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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