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ㆍ미 회담 사흘 후 ‘3국간 협력’ 강조한 국무부, 한ㆍ일 중재 신호탄

중앙일보 2019.04.03 06:00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30일(국내 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Mike Pompeo) 국무장관과 한미 외교장관회담을 갖기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제공 외교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30일(국내 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Mike Pompeo) 국무장관과 한미 외교장관회담을 갖기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제공 외교부]

 
미국 국무부가 지난달 29일 워싱턴에서 진행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회담에 대해 사흘 뒤인 1일(현지시간) 오후 4시께 보도자료를 냈다. 한국시간으론 2일 새벽 3시쯤이었다. 보도자료 자체는 631자로 간결했다. 이 자료는 로버트 팔라디노 국무부 부대변인 명의로 나왔다.  

팔라디노 부대변인 "미ㆍ한ㆍ일 협력 노력"

 
이 자료엔 폼페이오 장관과 강 장관이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며 검증가능한 비핵화(FFVD)를 성취하기 위해 공동으로 조율한(coordinated) 노력을 기울일 방안을 논의▶북한에 대해 한ㆍ미가 각각 기울여온 관여로 알게 된 점을 상대에게 알려줬으며(updated)▶한ㆍ미 동맹이 계속해서 강력하다는 점을 높이 평가(praised)했다는 내용이 순서대로 담겼다. 최근 한ㆍ미 관계 이상신호가 나온다는 국내외 안팎의 지적을 의식한 듯  '강력한 동맹'을 강조했다. 강 장관이 지난달 29일 폼페이오 장관과 회담한 뒤 워싱턴 특파원 간담회에서 “한ㆍ미공조는 그 어느 때보다 굳건하다”고 강조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지난 2월28일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단독회담을 마친 뒤 잠시 산책하고 있다. [AP]

지난 2월28일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단독회담을 마친 뒤 잠시 산책하고 있다. [AP]

단 미국 측 발표엔 강 장관과 외교부 당국자가 밝히지 않은 내용이 두 가지 들어갔다. 팔라디노 부대변인은 자료 말미에 “미국의 인도ㆍ태평양 전략과 한국의 신남방정책의 협력과, 미ㆍ한ㆍ일 3국간의 협력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뜻을 (양 장관이) 표명했다”고 명기했다. 중국과 무역 협상이 한창인 미국이 중국 견제 의도가 다분한 인도ㆍ태평양 전략에 한국의 역할을 더욱 적극 주문한 셈이다. 더불어 악화일로인 한ㆍ일 관계에 대한 우려도 간접 전달한 것으로 해석 가능한 대목이다.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에서 열린 한일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회담에 참석한 이도훈(왼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가나스기 겐지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이 회담시작전 악수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에서 열린 한일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회담에 참석한 이도훈(왼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가나스기 겐지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이 회담시작전 악수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한편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지난달 29일 회담 결과를 워싱턴 특파원들에게 브리핑하면서 “북한이 요구하는 제재 해제는 비핵화의 핵심적 상응조치가 될 수 있는데, 영변 (핵시설 폐기) 하나로는 안 된다는 게 미국 측 평가”라며 “그 이상의 포괄적 논의를 통해 접근한다면 제재완화 문제도 논의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제재완화가 불가능하지 않다는 메시지를 우회적으로 전달한 것이다. 단 미 행정부가 실제로 제재 완화에 대해 보다 유연한 접근으로 나서는지는 불투명하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작년 12월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로비에서 워킹그룹 2차 회의를 마친 뒤 브리핑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작년 12월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로비에서 워킹그룹 2차 회의를 마친 뒤 브리핑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달 “북한 사람들은 지금 굉장히 힘들다”며 “추가 제재는 현 시점에선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도 제재 완화를 언급하지는 않았다. 폼페이오 장관도 1일(현지시간) 라디오 인터뷰에서 “수 달 안에 3차 북ㆍ미 정상회담이 열리길 희망한다”면서도 “제재가 (협상의) 시간표에 속도를 더 내게 할 것”이라며 제재의 효용성을 부각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관련기사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