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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리뷰]멕시코 마약 카르텔 잡는 미국 DEA의 실체

중앙일보 2019.04.03 06:00
'나르코스'는 남미 마약조직과 미국 마약단속국(DEA) 요원들의 쫓고쫓기는 드라마 같은 현실을 다룬 드라마다.

'나르코스'는 남미 마약조직과 미국 마약단속국(DEA) 요원들의 쫓고쫓기는 드라마 같은 현실을 다룬 드라마다.

버닝썬 사건 이후로 일반인도 '물뽕' 등의 마약에 당할 수 있다는 공포가 커지는 듯하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나르코스'는 마약 밀매 세력의 끝을 보여준다. 넷플릭스 자체 제작 오리지널 중 가장 성공적인 시리즈로 꼽힌다. 남미 마약밀매 조직과 미국 마약단속국(DEA·Drug Enforcement Administration) 요원들 간의 쫓고 쫓기는 대결을 그린다. 2015년 시작해 시즌 3까지 끝내고 속편 격인 멕시코 시즌 1까지 공개된 상태다. 그런데 나르코스를 보다보면 궁금증이 생긴다. 왜 미국 마약단속국이 남미에서 활동을 할까. 

 
미국 마약단속국의 탄생 
마약단속국(DEA)이란 조직은 익숙한 듯 생경하다. 미국 영화와 드라마에서 숱하게 나오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형태의 수사기관이기 때문이다. 미국 드라마 <브레이킹 배드>에서 주인공 월터 화이트는 마약 제조를 시작하기 위해 DEA에 근무하던 동서, 행크의 단속 현장에 동행하기도 한다.  
미국 드라마 '브레이킹 배드'의 한 장면. DEA 요원들의 방탄조끼 앞면엔 경찰(POLICE) 문구가, 뒷면에는 DEA 글자가 선명하다.

미국 드라마 '브레이킹 배드'의 한 장면. DEA 요원들의 방탄조끼 앞면엔 경찰(POLICE) 문구가, 뒷면에는 DEA 글자가 선명하다.

나르코스에 등장하는 DEA 요원의 모습은 각양각색이다. 네이비 컬러 점퍼에 ‘DEA’ 문구가 선명한 옷을 입은 요원이 있는가 하면, 정장 차림에 깔끔한 사복형사 같은 느낌으로도 등장한다. 카르텔 본거지를 급습할 때는 철모에 방탄조끼, 소총으로 무장한 특수부대로 변신한다.  
 
DEA는 마약 전담 경찰이면서 특수부대다.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이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1973년 미국 법무부 산하로 조직되었다. 현재 소속 직원만 1만명이 넘고 특수요원만 5000명에 달하는 대규모 조직이다. 미국뿐 아니라 세계 69개국에 90개 사무소를 열고 있다.[1]
 
경찰과는 다른 글로벌 조직 
한국을 포함한 대부분의 나라는 경찰이 마약 단속을 담당하는데 왜 유독 미국은 DEA를 두게 되었을까. 미국 경찰도 주마다 마약 단속 전담반이 있긴 하다. 이들은 주로 관할 내 마약의 유통을 적발하고 수사한다. 하지만 DEA는 미 국내뿐 아니라 남미 활동이 활발하다. 남미에서 매년 수천만 달러어치 마약이 밀반입되기 때문이다.
 
DEA 요원들은 해당 국가와 공조를 이뤄 남미 각 지역에 직접 침투해 작전을 펼쳤으며 수많은 마약 보스들을 검거해왔다. 특히 콜롬비아 최대 마약밀매조직 메데인 카르텔의 보스 파블로 에스코바르를 사살(1994년)했으며, 잠수함까지 동원해 마약 밀매를 한 멕시코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도 체포(2014년)했다. 
 
마약단속국 감별법 
다큐시리즈 '리얼 나르코스 리포트'의 한 장면. 현지 가이드는 미국인 진행자에게 광대처럼 보이는 남성도 마약 조직의 정보원이라고 경고한다.

다큐시리즈 '리얼 나르코스 리포트'의 한 장면. 현지 가이드는 미국인 진행자에게 광대처럼 보이는 남성도 마약 조직의 정보원이라고 경고한다.

나르코스의 인기에 힘입어 제작된 다큐 시리즈 '리얼 나르코스 리포트(Inside the real narcos)’는 DEA와 마약 카르텔간의 긴장 관계가 생생하게 나온다. 다큐는 특수부대 출신의 제이슨 폭스가 멕시코를 찾아 실제 마약 조직원들을 만난다는 내용이다. 폭스가 멕시코 마약 조직 근거지로 이동하는 차 안에서 가이드는 이렇게 경고한다. 
 
"시날로아 카르텔(멕시코 최대 마약조직)에서 일하는 사람만 10만명이 넘어요. 현지 경찰을 압도하죠. 차가 멈췄을 때 아이들이 달려와서 앞 유리를 닦을 거예요. 카르텔의 정보원이죠. 폭시씨는 딱 보면 외국인인데 그럼 먼저 드는 생각이 'DEA일지도 모른다'죠. 그럼 당신이 이곳에서 지내는 동안 항상 미행이 붙을 겁니다."
목숨을 건 전쟁 
이처럼 나르코스 속 마약 카르텔과 DEA의 쫓고 쫓기는 치열한 전쟁은 현실이다. 탱크는 물론 비행기와 헬기까지 보유한 마약 왕국을 건설해 마음에 안 드는 유력 정치인은 다음날 거리에 시체로 만들어버리는 믿을 수 없는 일이 마약 카르텔의 본거지에서 벌어진다. 
 
특수부대를 운영하며 카르텔과 대결을 한다지만 당연히 DEA의 업무도 항상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1985년에 엔리케 카마레나 살해 사건은 나르코스에도 나온다. DEA 요원인 카마레나는 DEA 작전으로 마리화나 재배지가 불타버린 데 앙심을 품은 카르텔에 의해 납치 살해된다. 카마레나는 DEA 명예의 벽( Wall Of Honor)에 이름을 올렸다. [2] 
 
관련기사
한국판 DEA 생겨날까  
한국에는 DEA 같은 조직이 필요하지 않을까. 종전엔 미국처럼 인접 국가를 통한 대규모 마약 제조와 유통이 없기에 경찰에서 마약 단속 역할을 하면 충분하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 7000명 수준이던 마약사범이 최근엔 1만4000여명 수준으로 2배로 뛰면서 기류가 달라졌다.  
 
지난해 대검찰청이 내놓은 검찰개혁 중 강력부 개편 방안에는 마약청 신설 추진 내용이 담겼다. [3] 조폭ㆍ마약범죄에 대한 직접 수사 기능을 법무부 산하 마약청(가칭) 등 미 DEA와 유사한 별도의 수사기관으로 넘긴다는 것이 골자다. DEA처럼 대규모 조직을 염두에 둔 건 아니지만 마약 범죄를 별도로 떼어내 관리해야 한다는 공감대는 생겨나고 있다.  
 
참고자료
[1] DEA 홈페이지 
[2] DEA 명예의 벽 명단 
[3] 대검 “마약청 설치” 법무부 “수사국 신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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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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