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서울시 버스요금 인상 난색에···"우리만 절박" 경기도 곤혹

중앙일보 2019.04.03 05:00
7월부터 시내버스에도 주 52시간 근로제가 적용된다. [중앙포토]

7월부터 시내버스에도 주 52시간 근로제가 적용된다. [중앙포토]

 "통합환승할인을 하고 있는 서울과 인천도 같이 시내버스 요금을 올리자." (경기도)

 "택시요금을 올린 지 얼마 안 됐는데 시내버스 요금까지 또 올리기는 곤란하다."(서울시)   

 
 오는 7월부터 전국의 시내버스에 적용되는 주 52시간 근무제를 앞두고 경기도와 서울시 사이에 버스 요금 인상을 둘러싼 온도 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7월부터 전국 시내버스 주 52시간 적용
큰 버스업체 몰려 있는 경기도 '발등의 불'

기사 3500명 충원 필요, 문제는 '돈'
시내버스 요금 올려 인건비 조달 방침

경기 "우리만 올리면 반발. 서울도 같이"
서울 "택시요금 인상 얼마 됐다고. 곤란"

정부, "서울,인천 협조 안되면 사정 급한
경기도만이라도 먼저 버스요금 인상해야"

 
 주 52시간의 영향이 가장 큰 경기도는 가급적 서울·인천과 동시에 요금을 올리고 싶어하지만 서울시가 난색을 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3일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경기도 등에 따르면 오는 7월부터 300인 이상 시내·외 버스 등 노선버스는 주 7일 기준으로 52시간의 근로시간을 준수해야만 한다. 이를 위해선 근무를 1일 2교대제로 바꿔야 한다.
 
 이미 준공영제를 도입해 1일 2교대제를 하는 서울은 별걱정이 없다. 반면 300인 이상 버스회사가 20여개나 몰려 있는 경기도는 문제가 심각하다.
 
 경기도에선 시내버스 대부분이 하루 근무하고 하루 쉬는 격일제여서 1일 2교대로 전환하려면 상당수의 버스 기사를 새로 채용해야 한다. 
경기도 시내버스는 주 52시간제를 준수하려면 3500여명의 기사를 더 뽑아야 한다. [연합뉴스]

경기도 시내버스는 주 52시간제를 준수하려면 3500여명의 기사를 더 뽑아야 한다. [연합뉴스]

 
 국토부와 버스업계에서는 경기도에서 당장 필요한 버스 기사만 3500여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버스 회사들이 서둘러 기사 채용에 나서고 있지만, 문제는 추가로 늘어나는 인건비 등을 어떻게 조달하느냐다. 
 
 현행법상 시내버스는 지자체 소관이어서 중앙 정부가 재정지원을 할 수는 없다. 지자체가 직접 지원하거나, 아니면 요금을 올려서 부족분을 충당토록 해야 한다. 하지만 지자체 지원에는 한계가 있어 결국 요금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버스업계 관계자는 "경기도 버스업체들 사정이 대부분 열악해서 요금을 가급적 빨리, 충분히 올려주길 바라고 있다"며 "50인 이상~300인 미만 버스업체는 내년 1월부터, 50인 미만은 2021년 7월부터 주 52시간이 적용되기 때문에 미리 대비도 필요하다" 고 말했다. 
 
 정부가 직접 요금을 관장하는 시외버스 요금은 이미 인상방침이 정해졌고, 수도권 광역급행버스인 M버스는 오는 6일부터 요금이 400원 인상된다.  
경기도 시내버스가 1일 2교대제로 전환하려면 시내버스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 [중앙포토]

경기도 시내버스가 1일 2교대제로 전환하려면 시내버스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 [중앙포토]

 
 이에 따라 경기도도 시내버스 요금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수도권 통합환승할인을 하고 있는 서울과 인천을 빼고 경기도만 요금을 올리기에는 부담이 적지 않다는 분위기다. 
 
 그래서 서울과 인천에 '시내버스 요금 동시 인상'을 요청했지만, 특히 서울시가 미온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 52시간 이슈와 무관한데도 이를 계기로 버스 요금을 올릴 경우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원목 서울시 교통기획관은 "기본적으로는 현재 버스요금 수준이나 시의 재정지원 규모 등을 고려하면 인상 요인은 있다. 하지만 택시요금을 올린 지 얼마 안 돼서 또다시 시내버스 요금을 올리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경기도는 곤혹스러운 입장이다. 이영종 경기도 버스정책과장은 "우리는 절박한데 서울시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정 안되면 경기도만이라도 요금을 올려야 하는데, 그럴 경우 경기도민만 요금을 더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그 반발이 상당할 것 같다"고 우려했다.  
관련기사
 
 이에 대해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현재로써는 경기도의 사정이 급한 만큼 서울과 인천의 협조를 최대한 요청하되 안되면 경기도 단독으로라도 시내버스 요금 인상을 시행하도록 요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