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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도심서 남자들이 트랜스젠더 집단모욕·폭행…佛경찰 ‘혐오범죄’ 수사

중앙일보 2019.04.03 00:36
지난달 31일 프랑스 파리 레뷔블리크 광장에서 아랍계 남성들에게 둘러싸여 폭행당하는 성 소수자. [SOS 오모포비 트위터 영상 캡처=연합뉴스]

지난달 31일 프랑스 파리 레뷔블리크 광장에서 아랍계 남성들에게 둘러싸여 폭행당하는 성 소수자. [SOS 오모포비 트위터 영상 캡처=연합뉴스]

 
프랑스 파리의 도심 한복판에서 남자들이 집단으로 한 트랜스젠더에게 욕설하고 폭력을 행사하는 일이 일어나 프랑스 경찰이 혐오범죄 수사에 나섰다.
 
2일(현지시간) 프랑스의 성 소수자 인권단체 ‘SOS 오모포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후 8시 30분께 파리 시내 레퓌블리크 광장의 지하철역에서 지상으로 나오던 트랜스젠더로 보이는 한 성 소수자가 성인 남성들에게 갑자기 둘러싸였다.
 
아랍계로 보이는 남자들은 이 성 소수자에게 욕설을 하고 조롱의 노래를 불렀다. 또한 머리를 마구 헝클어트리고, 급기야는 침을 뱉고 주먹까지 휘둘렀다.
 
이 트랜스젠더는 지하철 경찰대가 출동해서야 이 남자들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다.
 
사건 발생 당시 레퓌블리크 광장에서는 알제리의 압델 라지즈 부테플리카 대통령의 연임 시도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리고 있었다.
 
이 때문에 트랜스젠더에게 욕을 하고 폭력을 행사한 남성들이 이 시위에 참석한 알제리계 이민자들로 추정된다. 이들은 동성애자 등 성 소수자를 조롱하는 노래를 아랍어로 불렀다고 전해졌다.
 
프랑스 경찰은 인권단체의 제보를 접수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개인의 성적 취향이나 정체성에 대한 혐오 범죄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특히 성 소수자에게 욕설과 폭행을 가한 이 남자들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도 거세지고 있다.
 
안 이달고 파리시장은 트위터에서 “동성애 혐오 폭력에 분노한다”며 “피해자를 전적으로 지지하며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을 한 가해자들을 추적해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를렌 시아파 양성평등 담당 장관도 성명을 내고 “파리 한복판에서 동성애 혐오 범죄라니 용납할 수 없다”며 “성 소수자 혐오는 의사표시가 아닌 증오의 표현이자 수치스러운 짓”이라고 비난했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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