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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로 바뀌는 북극 풍경..."산사태 10년 내 1만건 발생"

중앙일보 2019.04.03 00:01
 
북위 70도. 면적 약 6만 4000㎢의 뱅크스 섬은 캐나다에서도 에스키모와 북극여우 등이 살아가는 북극 지역이다. 섬이라고 하지만 남한 면적의 약 64%나 되는 이 지역이 지구 온난화의 영향을 단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지역으로 꼽혔다. 캐나다 오타와대 연구진은 2일(현지시각) 뱅크스 섬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글로벌 기후변화로 인해 북극의 영구동토층이 녹고 이로 인해 향후 10년 안에 약 1만 건의 산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오타와대의 이 연구결과는 같은 날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발표됐다.

안토니 르코비치 캐나다 오타와대 교수 연구진
북위 70도 '뱅크스 섬' 구글 위성 사진으로 분석
지난 30년간 토양 해빙으로 산사태 '60배' 증가
호수 250개로 토양 유실, 온실기체 대기로 방출

 
북극의 영구동토층이 해빙되면서, 이로인한 산사태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사진은 캐나다 알래스카 페어뱅크스대가 공개한 산사태의 흔적 '해빙 슬럼프(thaw slumps)'의 모습. [사진 페어뱅크스대]

북극의 영구동토층이 해빙되면서, 이로인한 산사태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사진은 캐나다 알래스카 페어뱅크스대가 공개한 산사태의 흔적 '해빙 슬럼프(thaw slumps)'의 모습. [사진 페어뱅크스대]

지구 온난화는 북극의 풍경을 어떻게 바꿔놓을까. 안토니 르코비치 오타와대 교수 연구진은 구글이 제공하는 위성영상지도 서비스 ‘구글 어스(Google Earth)’를 이용해 뱅크스 섬의 지형 데이터를 수집했다. 그 결과, 지난 30년 동안 이 지역에서 영구 동토층이 녹으면서 발생한 산사태가 약 60배나 증가했다는 것을 알아냈다. 산사태가 발생한 지역에는 마치 싱크홀처럼 지면이 움푹 내려앉아 경사를 이룬 모습이 관찰됐다.
 
연구진은 “1984년만 해도 이 지역에는 (산사태로 인해 발생하는 지형변화인) ‘해빙 슬럼프(RTS)’가 약 60개밖에 없었지만, 2013년 뱅크스 섬 내의 올라빅 국립공원에서만 총 300개의 해빙 슬럼프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섬 전체로는 약 4000여곳의 해빙 슬럼프가 발견돼, 지형 변화가 일어난 곳의 면적만 맨해튼 섬과 맞먹는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특히 분석결과 뱅크스 섬에서 발생한 산사태의 약 85%는 여름 기온이 특히 높았던 지난 1998년과 2010·2011·2012년 이후에 집중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당시 영구 동토층의 최상층이 녹아내린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를 진행한 르코비치 교수는 “보수적으로 잡아도 뱅크스 섬에서만 향후 10년간 1만 건에 달하는 해빙 슬럼프가 발생할 수 있으며, 이런 현상은 향후 수십 년에 걸쳐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구 동토층 해빙으로 발생한 산사태로 대량의 토양이 유실, 인근의 호수로 유입되며 호수의 색깔이 변화함을 알 수 있다. [그래픽제공=오타와대]

영구 동토층 해빙으로 발생한 산사태로 대량의 토양이 유실, 인근의 호수로 유입되며 호수의 색깔이 변화함을 알 수 있다. [그래픽제공=오타와대]

이외에도 과거 산사태로 인해 유실된 토사 등 침전물이 섬 내 약 250개의 호수로 쏟아 내린 것도 연구진에 의해 확인됐다. 연구진은 “이런 토양 유실로 인해 영구 동토층에 녹아있던 이산화탄소와 메탄 등이 대기 중으로 방출된다”며 “이는 온실효과를 가속할 뿐 아니라 하천과 호수의 생태계도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섬 안에 위치한 ‘삭스 하버’ 지역 주민들은 어로와 사냥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르코비치 교수는 “수천개의 산사태가 일어나기 시작하면 막을 방법이 없다”며 “향후 온난화가 가능한 제한 되도록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조처를 하는 게 유일한 방안”이라고 조언했다.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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