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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 술집 현금 빼돌린 정황…필리핀 생일파티에 쓰였나

중앙일보 2019.04.02 14:30
빅뱅 승리(왼쪽). 오른쪽 사진은 몽키뮤지엄 내부 모습 [사진 빅뱅 유튜브 채널, 독자제보]

빅뱅 승리(왼쪽). 오른쪽 사진은 몽키뮤지엄 내부 모습 [사진 빅뱅 유튜브 채널, 독자제보]

버닝썬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빅뱅 승리(29ㆍ본명 이승현)가 자신이 공동 운영한 술집 ‘몽키뮤지엄’ 수익금의 일부를 현금으로 빼 개인적으로 사용한 정황을 포착했다. 경찰은 이 현금의 사용처도 일부 확인한 상태다.
 

승리 측 "잘 모르는 내용"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관계자는 “보통의 횡령은 대금 결제액을 부풀려 지급한 뒤 나중에 현금으로 일부를 되돌려 받는 방식으로 이뤄지는데, 이번 사건에선 유리홀딩스의 현금이 직접 승리 측으로 빠져나간 증거를 찾았다”고 2일 전했다. 유리홀딩스는 서울 청담동에 있던 몽키뮤지엄 운영사다. 승리는 유인석 전 대표와 함께 유리홀딩스를 창업했다.
 
경찰은 이 돈의 사용처를 추가로 확인한 뒤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경찰은 이 돈이 2017년 필리핀 팔라완 섬에서 열린 것으로 알려진 승리의 VIP 초청 생일파티에 쓰인 게 아닌지도 의심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현재로선 유리홀딩스 법인 설립ㆍ운영 목적에 맞지 않는 곳에 쓰인 돈 수천만원을 확인했다는 점만 밝힐 수 있다”며 “승리 측에서 현금 사용처의 적법성을 다툴 수는 있겠지만, 이미 그런 반박에 대비해 판례를 연구해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경찰은 현금으로 인출된 유리홀딩스 자금을 추적하던 중 “승리와 유 전 대표 개인 용도로 사용됐다”는 취지의 참고인 진술도 확보한 상태다.
민갑룡 경찰청장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준비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민갑룡 경찰청장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준비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승리는 횡령 혐의에 대해선 수사를 받고 있는지 몰랐다는 입장이다. 승리 측 변호인은 “해당 혐의에 대한 추가 조사를 받아봐야 경찰이 어떤 것을 횡령으로 보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전날 경찰은 승리 측근들과 유착 의혹을 받고 있는 ‘경찰총장’ 윤모(49) 총경을 김영란법(부정청탁금지법) 위반으로 추가 입건했다. 윤 총경은 그동안 승리와 유 전 대표를 만날 때 골프ㆍ식사 비용을 자신이 계산했다고 주장해왔지만, 경찰은 그중 일부는 윤 총경이 자기 몫을 내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윤 총경은 또 유 전 대표로부터 2017년 12월 승리가 소속된 그룹 빅뱅 콘서트 티켓 3장을 선물 받은 것으로 경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이 역시 김영란법 위반 혐의에 포함됐다. 빅뱅의 서울 공연에선 3층에서 무대가 내려다보이는 자리의 가격이 보통 10만원을 넘는다.
빅뱅 승리(가운데) [연합뉴스]

빅뱅 승리(가운데) [연합뉴스]

 
경찰에 따르면 승리는 공연을 앞두고 유 전 대표에게 초대권 20장을 줬는데, 유 전 대표가 이 가운데 3장을 윤 총경에게 줬다. 윤 총경도 최근 조사에서 티켓을 받는 사실을 시인했다. 경찰은 승리가 유 전 대표에게 “윤 총경에게 티켓을 전해달라”는 취지의 말을 한 적은 없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윤 총경의 추가 혐의나 그 윗선 인사가 승리 측과 유착한 정황은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버닝썬 사건에서 입건된 피의자 108명 중 경찰은 5명이다. 이에 원경환 서울지방경찰청장은 1일 “유착 의혹 수사가 지지부진하다는 국민 비판을 무겁게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갑룡 경찰청장도 2일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야 의원들로부터 유착 의혹 수사가 부진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날 회의에선 마약류 투약ㆍ유통 수사 등의 현안에 대한 질의도 오갔다.
 
최선욱 기자 isot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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