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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철원 공동유해발굴 ‘노쇼’…9·19 군사합의 첫 위반

중앙일보 2019.04.02 00:05 종합 6면 지면보기
9·19 남북 군사분야 합의가 사실상 북한 입맛대로 이행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DMZ(비무장지대) 주변 비행금지와 같은 경계태세 완화엔 적극적으로 나선 북한이 남북 공동유해발굴 등 교류 사업엔 침묵으로 일관하면서다. 이에 따라 국방부는 1일 고육책으로 군사분계선(MDL) 내 이남 지역의 강원 철원 화살머리고지 일대 유해발굴 작업을 남측 단독으로 시작했다. 북한의 9·19 군사분야 합의 첫 번째 위반이다. 군 관계자는 “유해발굴단 100여 명이 투입돼 추가 지뢰 제거와 굴토 등 기초작업을 진행할 것”이라며 “북한이 호응할 경우를 대비한 사전 준비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남북은 9·19 군사합의서에서 공동유해발굴에 대해 “2019년 4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진행한다”고 약속하고 지난해 10월 1일부터 두 달간 지뢰 제거와 전술도로 개척 작업을 마쳤다. 군 당국자는 “북한이 상부에 보고할 테니 기다려 달라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북은 또 한강하구의 민간선박 자유항행과 관련해 “4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는 7시부터 19시까지, 10월 1일부터 3월 31일까지는 8시부터 18시로 한다”고 합의했다. 공동으로 해도도 작성했다. 북한은 지난 1월 30일 남측이 제작한 한강하구 해도를 받은 뒤 무응답이다. 군사공동위 가동과 공동경비구역(JSA) 자유왕래, 군사 당국자 간 직통전화 설치도 진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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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군사적 철수 조치는 속속 완료됐다. 지난해 11월 1일부터 상호 적대행위 중단 조치가 발효돼 MDL 군용기 비행금지구역이 만들어졌고 일대 해안에선 함포와 포구가 폐쇄됐다. 우리 군은 MDL 5㎞ 이내에서의 포사격과 연대급 기동훈련 및 비행을 중지했다. 북한은 DMZ 내 남북 각각 11개 감시초소(GP) 철수에 호응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북한이 한국군 및 미군 전력을 통제하는 조치에는 적극 응하면서 남북 병사들이 지척에서 접촉하는 유해발굴 등 교류 사업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는 ‘선별적 합의 이행’으로 일관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군 병사들이 동요할 수 있는 군사 교류 사업엔 ‘노 쇼’를 한다는 것이다.
 
국방부는 북한의 9·19 군사합의 위반과 관련해 “심각한 사안으로 판단하지 않는다”며 “합의 이후 6개월간 비교적 큰 조치들이 잘 이뤄졌고, 2차 북·미 정 상회담 결렬 등 (북한이 전략적으로 고려 중인)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예비역 장성은 “명백한 합의 위반을 눈감고 넘어간다는 건 북한에 군사분야 합의를 자의적으로 해석할 여지를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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