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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 걸리면 병원 가듯 국민 마음의 병도 예방·치료해야"

중앙일보 2019.04.01 16:00
1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 행복을 위한 심리서비스 활성화 방안’ 토론회 모습. [사진 한국심리학회]

1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 행복을 위한 심리서비스 활성화 방안’ 토론회 모습. [사진 한국심리학회]

“영국은 지난해 아예 외로움 부(Minister for Loneliness)를 설치했습니다.”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 최인철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한국심리학회 주관으로 열린 ‘국민의 행복을 위한 심리서비스 활성화 방안’ 토론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최 교수는 “서울대와 카카오톡이 실시한 국민행복측정 프로젝트에 따르면 한국의 20~30대는 불안, 삶의 의미 상실, 자존감 하락, 물질주의 가치추구를 보이며 가장 불행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노년도 외로움 문제가 심각하다”며 “심리학을 통해 국가가 국민의 행복지수를 측정해 정책을 개발하고 다양한 행복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는 ‘심리서비스’가 정신건강 분야를 비롯해 우리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필요한 분야임을 알리기 위해 진행됐다. 특히 현재 취약한 심리서비스를 활성화해 국민의 삶의 질을 높여야 한다는 취지로 시작했다.  
1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 행복을 위한 심리서비스 활성화 방안’ 토론회 모습. 이승호 기자

1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 행복을 위한 심리서비스 활성화 방안’ 토론회 모습. 이승호 기자

최인철 교수에 이어 주제 발표자로 나선 중앙일보 장세정 논설위원은 최근 서울심리지원 동북센터를 방문해 취재하고 기사를 쓴 경험을 들려줬다. 장 논설위원은 “정부의 심리 관련 정책은 중증 환자 치료에 집중돼 있다”며 “서울심리지원센터 같은 무료 공공 심리 서비스를 전국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원하는 심리서비스를 제공해 보다 선제적으로 정신 건강 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한국의 심리지원 인프라는 국제기준에서 부족하다. 최진영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각국에서 활약하는 전문 심리사의 수는 인구 10만명에 OECD 평균이 26명”이라며 “반면 한국은 1명에 불과한 열악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현재 ‘심리’직역을 표방하는 무수한 민간자격이 존재하지만, 실제 OECD 수준의 전문적 서비스를 제공할 인력은 부족하다”며 “정부가 심리서비스를 공급하는 전문 인력과 이들의 전문성을 제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리지원센터는 서울시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지난해 4월부터 3곳(동남·동북·서남)에서 공식 운영을 시작했다. 이는 지난 2017년 9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서울시에 ‘심리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면서 가능해졌다. 이 과정을 주도한 김영한 전 서울시 의원은 심리서비스 분야에서 전문 서비스 제공을 받기 위해 법률·제도가 정비돼야 한다고 봤다. 김 전 의원은 “현재 임상심리 분야에는 20년 전 제도를 답습해 비전공자도 보조인력으로 투입되는 상황”이라며 “국민이 전문·지속·합리성에 근거한 제대로 된 심리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법률·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1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 행복을 위한 심리서비스 활성화 방안’ 토론회 참석자들이 토론에 앞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 한국심리학회]

1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 행복을 위한 심리서비스 활성화 방안’ 토론회 참석자들이 토론에 앞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 한국심리학회]

심리서비스가 활성화되기 위해선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법제화도 중요하지만, 과도한 규제는 지양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윤세리 법무법인 율촌 명예대표변호사는 “수요자를 보호하고 최선의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적정수준의 규제 및 전문인력의 법제화는 필요한 상황”이라며 “다만 수요자의 입장에서 심리서비스를 공정거래법상 관련 시장(경쟁이 이루어지는 범위)의 개념으로 분류하여 개별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토론회를 주최한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3년 OECD는 한국 정부에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한 범정부 차원의 체계적인 심리 서비스 제공을 권고했다”며 “감기에 걸리면 병원에 가듯 마음의 병도 예방과 치료가 중요하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공공심리서비스 제도를 논의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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