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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소문사진관] 임진년은 天正, 합병땐 明治, 2019년은 令和

중앙일보 2019.04.01 15:55
아베 신조 일본총리가 1일 새 연호 '레이와' 발표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Reuters=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총리가 1일 새 연호 '레이와' 발표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Reuters=연합뉴스]

일본의 새 연호가 '레이와'(令和)로 정해졌다. 일본 정부는 1일 아베 신조 총리 주재로 임시 각의를 열어 새 연호 제정에 관한 정령(政令·정부령)을 의결했다. 오는 5월 1일 나루히토(德仁) 왕세자가 새 일왕으로 즉위하면 새 연호를 사용하게 된다. 입헌군주제의 일본에서는 공문서 등에 날짜를 표기할 때 서력(西曆)과 함께 일왕의 즉위 이후 재위 기간을 나타내주는 연호를 같이 쓴다.
 
도쿄 시민들이 1일 가게 쇼윈도의 새 연호를 촬영하기 위해 혼잡을 이루고 있다. [AP=연합뉴스]

도쿄 시민들이 1일 가게 쇼윈도의 새 연호를 촬영하기 위해 혼잡을 이루고 있다. [AP=연합뉴스]

 
 
게이조 오부치 전 일본 내각 관방장관이 지난 1989년 1월 7일 연호 '헤이세이'를 발표하고 있다. [[REUTERS=연합뉴스]

게이조 오부치 전 일본 내각 관방장관이 지난 1989년 1월 7일 연호 '헤이세이'를 발표하고 있다. [[REUTERS=연합뉴스]

이전 연호는 '헤이세이'(平成)였다. 현 일왕 아키히토가 1989년 선왕 히로히토의 죽음으로 왕위를 계승하면서 사용하기 시작했다. 헤이세이는 30년간 일본의 연호로 사용됐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가 지난 2월 24일 아키히토 일왕 부부의 재위 30년을 축하하는 식전에서 양 팔을 들어 "반자이"(만세)를 부르고 있다. [AP=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가 지난 2월 24일 아키히토 일왕 부부의 재위 30년을 축하하는 식전에서 양 팔을 들어 "반자이"(만세)를 부르고 있다. [AP=연합뉴스]

 
 
아키히토 일왕(오른쪽)과 왕세자 나루히토. 아키히토의 양위에 의해 나루히토는 오는 5월 1일 새 일왕에 즉위한다.[AP=연합뉴스]

아키히토 일왕(오른쪽)과 왕세자 나루히토. 아키히토의 양위에 의해 나루히토는 오는 5월 1일 새 일왕에 즉위한다.[AP=연합뉴스]

 
 
히로히토 일왕은 1926년 즉위했다. [중앙포토]

히로히토 일왕은 1926년 즉위했다. [중앙포토]

헤이세이 이전은 '쇼와'(昭和)시대였다. 히로히토 일왕이 재위한 64년간(1926~1989) 사용됐다. 일본에서 이 연호가 사용되던 시절에 한국민은 말 못할 고통을 겪었고, '쇼와'라는 연호는 아직도 많은 한국인에게 악몽과도 같은 기억을 일깨운다. 
 
히로히토 일왕이 2차대전 당시 군복차림으로 전선을 시찰하고 있다. [중앙포토]

히로히토 일왕이 2차대전 당시 군복차림으로 전선을 시찰하고 있다. [중앙포토]

 
 
2차 대전 종전 후 일본에 주둔한 미국의 맥아더 사령관은 히로히토 일왕을 불러 회담하고 사진을 촬영했다. 일본 국민은 이 사진의 초라한 일왕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중앙포토]

2차 대전 종전 후 일본에 주둔한 미국의 맥아더 사령관은 히로히토 일왕을 불러 회담하고 사진을 촬영했다. 일본 국민은 이 사진의 초라한 일왕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중앙포토]

 
 
무쓰히토 일왕. [위키피디아]

무쓰히토 일왕. [위키피디아]

'메이지'(明治, 1868~1912)도 귀에 익은 연호다. 무쓰히토 일왕 재위 45년간 사용했던 연호다. 이 치세인 메이지 43년(1910년)에 조선은 일본에 합병됐다. 조선도 1897년 국호를 대한제국으로 바꾸고 연호 광무(光武),융희(隆熙 )를 쓰고 있었으나 뜻만 거창할 뿐이다. 
 
부산진순절도. 임진왜란 당시 부산진성에서 벌어진 전투를 그린 기록화. [육군박물관 소장]

부산진순절도. 임진왜란 당시 부산진성에서 벌어진 전투를 그린 기록화. [육군박물관 소장]

 
아주 멀리 거슬러 올라가서, 
임진왜란이 발발하던 1592년 여름 당시 연호는 '덴쇼'(天正)였다. 일본 왕은 고요제이(後陽成)였다.(재위 1586-1611) 그해 12월 자연재난 발생으로 연호를 '분로쿠'(文祿)로 바꾸었다. 이후 일본에서는 임진왜란을 '文祿의 役'이라 부른다. 분로쿠로 연호가 바뀐 것은 임진왜란 발발 이후이지만 통상 임진왜란의 발발은 분로쿠 원년으로 잡고 있다.
 
이웃인 우리와 인연이 깊은 일본의 연호를 되돌아보니 대강 이렇다. 和(화할 화), 平(평평할 평), 明(밝을 명), 正(바를 정) 등 좋은 뜻의 글자가 쓰였다. 그 중에서도 和는 무려 20번째 쓰인다고 한다. 부디 이웃나라와 그렇게 지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  
 
최정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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