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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출생 < 사망…인구절벽 빨라졌다

중앙일보 2019.03.29 01:13 종합 1면 지면보기
올해부터 사망자가 출생아보다 많아지는 인구 ‘자연감소’가 시작된다. 외국인 거주자 등을 포함한 한국의 총인구는 2028년 5194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이듬해부터 줄어 2067년에는 1982년 수준인 3929만 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중위 추계 시나리오)됐다. 통계청은 2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7~2067년 장래 인구 특별추계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1970년대 연 100만 명이 넘던 출생아 수는 올해 30만9000명으로 줄어든다. 사망자 수는 31만4000명으로 출생아 수를 넘어선다. 통계청은 2016년 추계 당시 2029년부터 자연감소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기록적인 저출산이 지속하면서 ‘현실’이 ‘예측’을 10년이나 앞질러 간 것이다.
 
연도별 인구 피라미드 변화

연도별 인구 피라미드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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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유학·이민 등으로 한국으로 들어오는 ‘국제이동에 의한 인구’ 증가 덕분에 한국의 실제 인구 감소는 2029년부터 시작된다. 통계청은 당초 2032년부터 줄어들 것으로 관측했는데, 2년 만에 이 시점이 3년 앞당겨졌다.
 
그나마 이는 출산율과 기대수명, 국제 순이동 등 인구 변동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이 중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가정했을 때의 ‘중위 추계’다. 낮은 수준의 인구 성장을 가정한 ‘저위 추계’상으로 한국의 인구 정점은 2019년(5165만 명)으로 빨라진다.  
 
복지비 증가, 산업 해외 이전…‘인구 쇼크’ 우려
 
최악의 경우 내년부터 한국이 ‘인구절벽’에 직면하게 된다는 얘기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경제 활동을 하는 15~64세 생산연령인구는 이미 2017년 3757만 명으로 꼭짓점을 찍고 줄고 있다. 베이비붐(1955~63년생) 세대가 고령인구로 빠져나가는 2020년부터 급격히 감소해 2067년에는 ‘반토막’ 수준인 1784만 명까지 쪼그라든다. 2017년 기준으로는 전체 인구의 약 4분의 3(73.2%)을 차지하는 생산연령인구는 2067년에는 절반도 안 되는 45.4%로 감소한다. 얼마 안 되는 경제활동인구가 예전보다 더 많은 노인과 어린이들을 먹여살려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2017년 707만 명, 2025년에 1000만 명을 넘고, 2050년에 1901만 명까지 증가한 후 감소한다. 2067년 고령인구는 1827만 명으로 전체의 46.5%, 유소년 인구는 318만 명으로 전체의 8.1%를 차지한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인구 절벽’ 쇼크는 한국 경제의 존립 자체를 흔들 수 있다. ‘출산율 저하→인구 감소→내수 위축→경기 침체→출산율 저하’라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전체 소비가 줄면 투자할 요인이 줄어든다. 취업자가 줄고 고령화되면서 생산력도 하락한다. 제조업체를 중심으로 해외 이전을 선택하는 ‘산업 공동화 현상’이 가속돼 경제 활력을 떨어뜨린다. 복지비용 증가로 인한 국민 세금 증가, 인구 감소에 따른 교육·부동산 구조 변화도 예상된다. 김진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소비 패턴도 달라지고 그에 따라 산업구조도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적극적인 이민자 영입과 정년 연장 등이 생산연령인구 감소 폭을 줄일 대응책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확실한 해법을 찾기가 쉽지 않다. 박영범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청년층에게는 자녀가 있을 때의 ‘효용’보다 없을 때의 효용이 더 크니 애를 낳지 않는 것”이라며 “청년층의 기대를 높이는 방향으로 복지·고용·산업 정책 전반의 틀을 다시 짜야 한다”고 말했다.
 
단기적으로는 비용 부담으로 출산을 포기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세종시의 혼인·출산율이 높은 이유는 인구가 몰려 있지 않고 주거·교육·노후 등 제반 여건이 안정적이기 때문”이라며 “‘광주형 일자리’처럼 지역 광역도시를 중심으로라도 인구 분산 유도 정책을 고민해야 출산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종=손해용·김도년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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