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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뮬러특검’처럼 시작은 떠들석, 결과는 신통찮았던 '특별수사'

중앙일보 2019.03.28 15:35
문무일 검찰총장이 28일 낮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점심식사를 위해 밖으로 나오고 있다. 문 총장은 이날 '김학의 전 차관' 사건에 대해 "의혹을 해소하는데 합당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뉴스1]

문무일 검찰총장이 28일 낮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점심식사를 위해 밖으로 나오고 있다. 문 총장은 이날 '김학의 전 차관' 사건에 대해 "의혹을 해소하는데 합당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뉴스1]

수많은 의혹들로 가득찬 김학의 전 차관의 '별장 성접대·성폭력 의혹' 사건(김학의 사건)에 대한 검찰 조사가 곧 시작된다. 
 

박상기 "김학의 사건 특별수사단 구성할 것"
김학의 혐의 상당하나 기소까진 '첩첩산중'
의혹에서 시작한 특별수사들 결과는 별로
트럼프 '뮬러특검'처럼 용두사미 가능성도

첫 수사 대상은 김 전 차관의 뇌물수수 혐의와 박근혜 정부 청와대 민정라인(곽상도·이중희)의 '직권남용' 혐의다. 성접대·성매매 의혹 역시 향후 과거사위에서 추가 수사 권고가 올 가능성이 있다. 
 
수사 방식은 '특별수사단'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별수사단은 검사장급 간부를 단장으로 전국 각급 검찰청에서 수사 인력이 차출돼 수사팀이 구성되는 방식이다. 
 
특별수사단은 국회와 대통령을 거쳐 임명되는 특검을 제외하곤 수사단의 독립성이 가장 보장되는 형태다. 
 
앞서 국민적 의혹이 제기됐던 ▶세월호 참사 ▶성완종 리스트 ▶기무사 계엄령 문건 ▶강원랜드 채용비리 사건에도 특별수사단이 구성된 바 있다. 
 
특별수사단은 검찰의 정예 수사 인력이 집중 투입되는 일종의 '검찰 내 특검'으로도 불린다. 하지만 수사 결과는 예상외로 좋지 못했다. 22개월의 수사에도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범죄 혐의를 밝혀내지 못해 '면죄부'를 줬다고 비난받는 뮬러 특검과 다를 바가 없는 경우도 있었다.  
 
22일 저녁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이 제지된 뒤 공항 밖을 빠져나오는 김학의 전 차관(왼쪽 끝)의 모습. [중앙포토]

22일 저녁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이 제지된 뒤 공항 밖을 빠져나오는 김학의 전 차관(왼쪽 끝)의 모습. [중앙포토]

특수수사에 정통한 검사장 출신의 변호사는 "특별수사는 국민적 의혹이 있는 사건이거나 정치적으로 논쟁이 되는 사건들이 주로 대상에 올랐다"며 "시작부터 의혹은 풍선처럼 부풀어져 있지만 의혹들이 법적으로 죄가 되는지를 따지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오긴 애초에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김 전 차관 수사의 경우도 김 전 차관이 22일 심야에 태국으로 출국을 시도하다 제지된 뒤 수사가 예상보다 앞당겨진 측면이 있다. 준비가 충분히 되지 않은 상황에서 검찰이 넘겨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현재 수사 권고 대상인 특가법상 뇌물 혐의나 청와대 민정라인의 직권 남용 수사 역시 관계자들의 진술이 엇갈리고 있다. 특수통으로 분류되는 검사 출신 변호사는 "검찰이 김 전 차관에게 제기되는 의혹들을 죄로 물어 재판에 넘기려면 객관적 증거를 찾아야 할 텐데 시간이 많이 흘러 만만치는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김 전 차관 관련 수사와 가장 유사하게 시작됐던 특별수사단 수사는 지난해 11월 7일 마무리된 '기무사 계엄령 문건' 군·검 합동수사단의 수사였다. 지난 대선 전 촛불집회 당시 군에서 계엄령을 검토하며 내란 음모를 꾀했다는 의혹이 시발점이었다.
 
노만석 계엄령 문건 의혹 합동수사단장(왼쪽에서 두번째)이 지난해 11월 7일 서울동부지방검찰청에서 기무사 계엄문건 의혹 관련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하는 모습. 합수단은 이날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에 대해 기소중지 처분을, 함께 고발된 박근혜 전 대통령, 황교안 전 대통령 권한대행 등에는 참고인 중지 처분을 했다"고 밝혔다. [뉴스1]

노만석 계엄령 문건 의혹 합동수사단장(왼쪽에서 두번째)이 지난해 11월 7일 서울동부지방검찰청에서 기무사 계엄문건 의혹 관련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하는 모습. 합수단은 이날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에 대해 기소중지 처분을, 함께 고발된 박근혜 전 대통령, 황교안 전 대통령 권한대행 등에는 참고인 중지 처분을 했다"고 밝혔다. [뉴스1]

김 전 차관 사건과 마찬가지로 문재인 대통령의 직접 지시로 수사가 시작됐다. 해외 순방 중 대통령이 수사를 지시한 첫 사례였고 국회에선 여당이 내란 음모죄를 거론하며 청문회까지 추진했다. 
 
37명의 검사와 수사관이 파견돼 104일간 수사가 진행됐다. 결과는 군 실무자 3명의 '허위 공문서 작성'에 대한 불구속 기소가 전부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도 수사 대상에 올랐지만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이 해외 도피중이란 이유로 두 사람은 '참고인 중지' 처분을 받았다. 사실상 혐의 없음이었다. 
 
당시 수사 사정에 밝은 검사 출신 변호사는 "대통령이 지시해 수사를 안할 수 없었지만 내란 음모죄로 보기엔 무리란 걸 알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2017년 12월 22일 대법원에서 ‘성완종 리스트’에 대해 무죄를 선고 받은 뒤 환하게 웃고 있다. [연합뉴스]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2017년 12월 22일 대법원에서 ‘성완종 리스트’에 대해 무죄를 선고 받은 뒤 환하게 웃고 있다. [연합뉴스]

대법원에서 이완구 전 국무총리와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에게 무죄가 선고됐던 '성완종 리스트' 역시 검찰 내 특별수사단이 맡았던 수사였다. 
 
당시 특별수사팀장은 대전지검장이었던 문무일 현 검찰총장이었다. 뇌물 공여자로 지목받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극단적 선택을 하며 남긴 메모지와 언론 인터뷰가 수사의 발단이었다. 
 
검찰은 당시 이완구 총리와 홍준표 지사를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불구속기소했지만 뇌물 공여자인 성 전 회장이 사망한 상태에서 2심과 대법원에서 모두 무죄가 나왔다. 성 전 회장 진술의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였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고검장 출신의 변호사는 "성완종 리스트 수사의 경우 국민 대부분이 사실로 믿을만한 의혹이 드러났어도 증거와 진술이 불충분하면 죄가 되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 선례"라고 말했다.
 
강원랜드 채용비리 사건의 경우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세월호참사 책임규명 수사는 해경 고위급과 청와대 등 지휘라인까진 책임을 묻지 못해 '미완의 수사'로 남아있다.
 
검사 출신의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김학의 전 차관 수사의 경우 검찰총장이 수사 결과만 보고받는 방식으로 특별수사단의 독립성을 최대한 보장해줘야 수사 결과에 대한 뒷말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 말했다. 
 
문무일 검찰총장은 28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김학의 전 차관의 의혹을 해소하기 위한 합당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까진 어떤 수사 형태를 취할지 정해지지 않았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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