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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경영권 박탈 아니다?···상법 팩트체크 해보니

중앙일보 2019.03.28 11:38
팩트체크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그룹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경영권을 박탈당했다. 대한항공 주주들은 27일 오전 서울 강서구 공항동 대한항공빌딩에서 열린 제57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안을 부결시켰다. 이로써 조 회장은 1999년 아버지 고 조중훈 회장에 이어 대한항공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오른 지 20년 만에 대한항공의 경영권을 잃게 됐다.[연합뉴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그룹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경영권을 박탈당했다. 대한항공 주주들은 27일 오전 서울 강서구 공항동 대한항공빌딩에서 열린 제57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안을 부결시켰다. 이로써 조 회장은 1999년 아버지 고 조중훈 회장에 이어 대한항공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오른 지 20년 만에 대한항공의 경영권을 잃게 됐다.[연합뉴스]

 
 
조양호(70) 한진그룹 회장이 그룹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에 실패했다. 대한항공은 27일 서울 강서구 공항동 대한항공빌딩에서 제57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안을 표결에 부쳤다. 관심이 집중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안은 찬성 64.1%, 반대 35.9%로 부결됐지만, 재계에 부는 후폭풍은 만만찮다. 팩트체크 형식으로 정리해 봤다.
 
①조양호 회장 경영권 박탈됐다
 
대한항공은 주주총회가 끝난 지난 27일 오전 보도자료를 냈다. 회사는 "조 회장의 사내이사직의 상실이며 경영권 박탈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사내이사직을 잃은 건 맞지만, 경영권을 잃은 건 아니라는 주장이다. 회사 주장이 맞을까. 상법에 따르면 이사회 이사는 누구나 대표이사를 맡을 수 있다. "대표이사의 자격에 관하여는 제한이 없으므로 이사면 누구나 대표이사가 될 수 있다."(대법원 판례 63다254)
 
이에 따르면 사내이사 연임에 실패한 조 회장은 대표이사를 맡을 수 없고 직접 경영에 관여하지 못한다. 그동안 조 회장은 대표이사 회장이란 직함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회장 직함만을 유지하게 된다. 일각에선 조 회장과 한진칼 등 특수관계인이 대한항공 지분을 33% 넘게 보유하고 있어 간접적인 경영이 가능하다는 의견도 있다. 조 회장의 아들인 조원태 사장의 임기가 2년이나 남아있는 만큼 조 회장이 굵직한 사업 현안에 대해서 결정권을 행사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전주 NPS 기금운용본부. [중앙포토]

전주 NPS 기금운용본부. [중앙포토]

②국민연금이 캐스팅 보트로 역할 맡았다
 
지난 27일 열린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출석 주주들은 조 회장 연임 찬반 투표에서 찬성은 64.1%, 반대는 35.9%를 기록했다. 대한항공 지분은 조 회장과 한진그룹 지주회사 격인 한진칼 등 특수관계인이 33.35%를 보유하고 있다. 이어 국민연금 11.7%, 외국인 지분 24.76%, 기타 주주 30.19% 등으로 구성된다. 반대표를 던진 국민연금 지분에 외국인 지분을 더하면 36.46%로 이날 투표에서 반대표와 비슷하다. 국민연금이 이날 찬성표를 던졌다면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안은 부결되지 않았을 것으로 예상한다.
 
주주총회 하루 전인 지난 26일 국민연금은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를 열고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의결권 행사 방향을 결정했다. 국민연금은 “사내이사 조양호 선임의 건에 대해 기업가치 훼손 또는 주주권 침해의 이력이 있다고 판단해 반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런 결정에 앞서 세계 5대 연기금의 하나인 캐나다공적연기금(CPPIB)과 미국 플로리다연금,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투자공사도 조 회장 연임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대한항공 지분을 소유한 해외 기관들이 반대표로 돌아선 것이다.
 
이밖에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국내 서스틴베스트·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도 대한항공 주주들에게 반대표 행사를 권고했다. 이들의 의견은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이 의결권 행사 방향을 결정하는 데 가이드라인이 된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집 중 일부를 캡쳐한 사진. 스튜어드십 코드의 실효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중앙포토]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집 중 일부를 캡쳐한 사진. 스튜어드십 코드의 실효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중앙포토]

 
③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었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이후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밝힌 건 두 차례다.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처음으로 밝힌 건 지난해 1월 10일 열린 '2018 신년 기자회견'에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신년사를 통해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주주의결권을 확대하고,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재벌 개혁은 경제의 투명성은 물론 경제성과를 중소기업과 국민에게 돌려준다는 측면에서도 중요하다"며 "엄정한 법 집행으로 일감 몰아주기를 없애고 총수 일가의 편법적 지배력 확장을 억제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올해 1월 23일 열린 '공정경제 추진전략 회의'에서도 스튜어드십 코드를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앞으로도 정부는 대기업 대주주의 중대한 탈법과 위법에 대해서는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를 적극 행사하여 국민이 맡긴 주주의 소임을 충실하게 이행하겠다"며 "틀린 것은 바로잡고 반드시 그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후보 시절 펴낸 공약집에는 "스튜어드십 코드 실효성을 높이겠다"고 적혀있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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