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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제주 쓰레기 전쟁..."평택당진항 쓰레기 우리 것 아니다"

중앙일보 2019.03.28 11:30
경기도 평택시와 충남 당진시 사이에 있는 평택당진항 한쪽엔 쓰레기 산이 있다. 필리핀으로 불법 수출됐다가 반송된 폐기물이다. 이렇게 들어온 폐기물만 1200여t. 수출이 거부돼 방치된 쓰레기도 3394t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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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폐기물의 출처를 놓고 경기도와 제주도가 갈등을 예고했다. 경기도와 평택시는 "제주도 쓰레기"라며 제주도에 해결 방안을 요구하고 있지만, 제주도는 "우리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하고 있어서다.
필리핀으로 불법 수출됐다가 한국으로 반입된 폐기물. [연합뉴스]

필리핀으로 불법 수출됐다가 한국으로 반입된 폐기물. [연합뉴스]

 
28일 해당 지자체들에 따르면 경기도는 지난 26일 제주도에 평택당진항으로 반송된 수출 폐기물에 대한 사실관계 조사와 위반사항 처리 계획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또 다음 달 말까지 행정대집행을 통해 평택당진항의 폐기물을 우선 처리한 뒤 제주도에 관련 처리 비용에 대한 구상권을 청구하기로 했다.
행정대집행은 행정관청으로부터 명령을 받은 특정 시설 혹은 개인이 법적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행정기관(시·군)이 직접 또는 제삼자에게 명령 집행을 한 뒤 이에 따르는 비용을 법적 의무자에게 부담시키는 제도다.
 
경기도 "제주도 쓰레기니 구상권 청구" 
경기도는 지난 12일 방송된 한 시사프로그램의 보도 내용을 근거로 평택당진항에 방치된 폐기물의 상당수를 '제주산'으로 추정하고 있다. 
해당 방송은 제주 북부 광역환경관리센터가 A업체를 통해 제주도에서 발생한 쓰레기로 만든 압축 폐기물을 평택시에 있는 B업체에 위탁 처리를 요청했고, B업체가 다른 지역에서 발생한 쓰레기와 제주도에서 위탁받은 폐기물을 필리핀에 불법 수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필리핀 정부가 해당 폐기물을 반송 처리하면서 제주산 압축 폐기물 등이 포함된 쓰레기 3394t이 평택당진항으로 들어오게 됐다는 것이다.
B업체는 지난해 7월(약 1200t)과 10월(약 5100t)에도 필리핀에 폐기물을 수출해 국제적인 문제를 일으켰고, 현재도 평택당진항과 광양·군산항 등에 1만2000여t의 폐기물을 적치해 현재 환경 당국의 수사를 받고 있다.
충남 당진시 평택당진항내 야적장에 압축된 채 쌓여 있는 불법 수출 쓰레기. 재활용 선별 과정을 제대로 거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김민욱 기자

충남 당진시 평택당진항내 야적장에 압축된 채 쌓여 있는 불법 수출 쓰레기. 재활용 선별 과정을 제대로 거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김민욱 기자

경기도는 방치된 쓰레기로 인한 악취 등이 사회 문제가 되자 지난 19일 환경부와 폐기물 처리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이후 정확한 제주도산 폐기물량을 파악한 뒤 해당 부분 처리비용을 제주도가 부담하도록 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관련 공문을 제주도에 보냈다. 평택시도 제주도와 폐기물 선 처리, 후 비용청구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김건 경기도 환경국장은 "평택당진항 내 폐기물 처리를 조속히 추진할 수 있도록 평택시를 지원하고 제주도 폐기물에 대한 처리비용은 제주도에 청구할 예정"이라며 "도내 다양한 불법행위 사례를 분석해 관련 법 개정건의, 제도 보완 등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제주도 "조사 결과 우리 쓰레기 아니다" 
그러나 제주도는 "평택당진항의 폐기물은 제주산이 아니"라며 경기도의 구상권 요구를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세관 등과 평택당진항의 폐기물을 조사한 결과 '제주산 쓰레기가 아니다'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제주도 생활환경과 관계자는 "지난 26일부터 이날까지 세관, 환경유역청 등 전문 기관과 평택당진항과 군산·광양항 등의 방치 폐기물을 조사했는데 평택당진항의 쓰레기는 형상이나 포장방법 등이 제주도 폐기물 처리 방식과 달랐다"고 설명했다.
경기도 평택시 석정리 B업체 적치장에 500여t의 플라스틱 폐기물 등이 쌓여 있다. 이 업체는 지난해 필리핀으로 폐기물을 불법 수출했다 국제적인 망신을 초래했다. 김민욱 기자

경기도 평택시 석정리 B업체 적치장에 500여t의 플라스틱 폐기물 등이 쌓여 있다. 이 업체는 지난해 필리핀으로 폐기물을 불법 수출했다 국제적인 망신을 초래했다. 김민욱 기자

 
제주도의 압축 폐기물은 기계로 일정 크기로 분쇄해 랩핑하는 방법으로 처리하는데 평택당진항의 쓰레기는 마대자루에 담기는 등 형상이 그대로라는 것이다. 군산·광양항의 쓰레기는 제주도 것으로 확인됐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평택당진항의 폐기물이 제주도에서 반출된 쓰레기가 아니라고 잠정 결론이 난 만큼 경기도에도 구상권 요구 등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며 "군산·광양항의 폐기물은 제주도가 책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방치 폐기물 출처에 대한 두 지자체의 입장이 엇갈리면서 평택당진항 폐기물은 행정대집행 이후에도 처리 비용 문제 등으로 논란이 될 예정이다. 
수원=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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