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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노사합의 해도 60세 전 정년퇴직 무효” 확정

중앙일보 2019.03.28 06:00
서울 성동구 용답동에 위치한 서울교통공사 본사. [중앙포토]

서울 성동구 용답동에 위치한 서울교통공사 본사. [중앙포토]

노사가 별도의 정년에 합의했더라도 법이 정하는 '정년 60세'에 도달하지 못했다면 노사 합의는 무효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다만 이 경우 정년일은 근로자의 만 60세 생일로 봐야한다며 원심 일부를 파기환송했다.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서울교통공사 퇴직 근로자들이 서울교통공사를 상대로 낸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에서 원심 일부를 파기환송하고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지난 2013년 5월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 바뀌면서 근로자 정년이 만 60세로 늘었다. 서울교통공사(당시 도시철도공사)는 2014년 1월 노사 단체 협약을 통해 직원들의 정년을 '만 60세가 되는 해의 12월 말일'로 바꿨다. 기존에는 만 58세가 정년이었는데 2년 늘어난 것이다. 
 
다만 정년이 임박한 1955년생~1957년생은 정년을 점진적으로 늘리기로 했다. 회사 측의 부담을 줄인다는 취지였다. 1955년생은 59세가 되는 2014년 12월 31일까지로 정년을 1년 늘렸고, 56년생은 60세가 되는 2016년 6월 30일로 1년 6개월, 1957년생은 60세가 되는 2017년 12월 31일로 2년 정년을 늘렸다.
 
그런데 1956년생 근로자들이 2016년 6월 30일 한꺼번에 퇴직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1956년 7월 1일부터 12월 31일 사이에 태어난 근로자들이 "우리는 만 60세가 되지 않았는데 퇴직해 정년을 채우지 못했다"며 소송을 낸 것이다. 1956년 1월 1일부터 6월 30일 사이 태어난 근로자들도 소송에 동참했다. 이들은 "1956년생의 정년은 일괄 2016년 12월 31일로 조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 "정년 60세 어겼다면 노사협약은 무효"
1·2심 재판부는 근로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교통공사의 정년규칙이 고령자고용법을 위반했기 때문에 무효라고 본 것이다. 고령자고용법은 사업주가 근로자 정년을 60세 미만으로 정했다면 그 근로계약이나 취업규칙, 단체협약의 해당 부분은 무효라고 규정한다. 
 
다만 재판부는 1956년 7월 1일 이후 태어난 근로자들과 이전에 태어난 근로자들에 대해 분리해서 판단했다. 1956년 7월 1일 이후 태어났다면 퇴직일인 2016년 6월 30일은 정년 도래 이전이므로 이들의 정년은 2016년 12월 31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이들이 2016년 12월 31일까지 일했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과 퇴직금을 서울교통공사가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다만 1956년 7월 1일 이전에 태어난 근로자들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서울교통공사 측은 근로자들의 주장이 신의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 "정년 일은 만 60세 생일로 봐야"
대법원도 1956년 7월 1일 이후 태어난 근로자들이 "정년을 보장받지 못했다"는 주장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대법원은 원심이 이들의 정년을 2016년 12월 31일로 일괄 정한 것은 틀렸다고 보고 원심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고령자고용법 제19조 2항은 회사가 정년을 60세 미만으로 정한 경우, 정년을 60세로 정한 것으로 간주한다고 규정했다. 대법원은 이에 따라 1956년 7월 1일 이후 태어난 근로자들의 정년 일은 2016년 각 근로자의 출생일로 봐야 한다고 판결하며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이수정 기자 lee.suje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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