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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수 "MB측 요구에 다스 소송비 지원" 증언에 MB "미친X"

중앙일보 2019.03.27 18:09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이 2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이명박 전 대통령의 항소심 속행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이 2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이명박 전 대통령의 항소심 속행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명박(78) 전 대통령의 혐의 중 삼성그룹 뇌물수수 부문 핵심증인으로 꼽히는 이학수(73) 전 삼성그룹 부회장이 이 전 대통령의 항소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 전 대통령은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쏟아내는 이 전 부회장을 향해 욕설을 했다며 검찰이 재판부에 항의하기도 했다. 이 전 대통령은 재판부로부터 주의를 받았다. 
 
이 전 부회장은 27일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전 대통령의 항소심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삼성이 다스의 미국 소송 비용을 대납한 경위를 설명했다.
 
그는 "다스의 미국 소송을 맡은 로펌 '에이킨 검프(Akin Gump)'의 김석한 변호사가 2007년 이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이던 시절 찾아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석한 변호사로부터 "이 전 대통령 후보 캠프에서 은모 변호사와 같이 일하고 있는데, 미국에서 맡은 법률 조력 업무에 비용이 들어가니 삼성에서 내줬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그는 "대통령 후보 측에서 요청한 것이기 때문에 이건희 회장께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이런 요청을 받았다고 말씀드리니 이건희 회장이 그렇게 하라는 취지로 답했다"고 전했다.
 
이 전 부회장은 당시 삼성이 요구받은 돈에 대해 김석한 변호사 개인이 아닌 "대선 캠프에서 요청한다는 취지였다"고 했다. "김석한 개인을 삼성에서 도울 일이 없다"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후보나 청와대에서 그런 요청을 하면 통상 기업에서 거절하기는 어렵다"며 "요청 있으니 도와드릴 수밖에 없고, 도와드리면 회사에도 여러모로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자금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이 전 부회장의 증인신문이 종료된 후 검찰은 "증인이 이야기할 때 '미친 X'이라고 피고인이 말하는 것을 여러 번 들었다"며 "(증인신문 내용이) 다 녹음이 됐으니까 (이 전 대통령이 한 말에 대해) 따지려면 따져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재판부는 "증인이 증언하는 것이 듣기 싫고 거북할 수는 있지만, 절차상 증언 중 증인을 방해하는 행위를 하면 재판부 입장에선 퇴정까지 시킬 수 있다는 점을 상기하라"며 이 전 대통령의 행동에 주의를 줬다. 이 전 대통령은 "알겠다"고 답했다.
 
한편 이 전 대통령은 1992~2007년 다스를 실소유하면서 비자금 약 339억원을 조성(횡령)하고, 삼성에 BBK 투자금 회수 관련 다스 소송비 67억7000여만원을 대납하게 하는 등 16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홍수민 기자 su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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