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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종, 대미협상 투입...靑 중재역 본격화되나

중앙일보 2019.03.27 16:47
 청와대에서 김현종 안보실 2차장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아닌 실무급 인사로서는 처음 백악관과 접촉에 나섰다. 안보실 2차장에 임명된 지 한달 만에 김 차장이 대미 협상 전면에 나선 건 문재인 대통령이 그에게 대미외교의 키를 맡기겠다는 의중으로 해석된다.
김현종 국가안보실 제2차장(가운데)이 4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2019년도 제1차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 시작 전 서훈 국정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김현종 국가안보실 제2차장(가운데)이 4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2019년도 제1차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 시작 전 서훈 국정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美 상원 외교ㆍ군사위 보좌관들도 서울행

김 차장이 지난 25일 방미해 접촉한 찰스 쿠퍼먼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 역시 존 볼턴 보좌관의 핵심 측근이다. 김 차장은 쿠퍼먼과의 회동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전개된 북·미 관계와 한반도 상황을 평가하고 서로의 입장을 청취하면서 향후 대응 방안 등을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한ㆍ미 공조 이상기류가 부각되자 이를 차단하기 위해 청와대가 서둘러 움직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27일 “김 차장의 동선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다”면서도 “지금 이 순간에도 한·미간 긴밀한 공조가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차장의 방미는 최근 급박하게 돌아가는 한반도 주변 정세와 관련 있어 보인다. 문 대통령이 어떻게든 북·미 대화의 모멘텀을 살리기 위해 고심하고 있는 만큼, 북·미 등 관련국들의 움직임이 재개되는 시점에 맞춰 본격적인 중재역할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이 25일 러시아를 방문하고 귀국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북ㆍ러 정상회담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에 앞서 대북 실무협상을 총괄하는 스티브 비건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지난 24일부터 중국 베이징에 체류 중인 사실이 보도됐다. 또 26일엔 이수용 북한 노동당 국제 담당 부위원장이 베이징 1박을 한 뒤 다음날 라오스로 출국하면서 북·미 간에 비공개 접촉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다만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27일 정례브리핑에서 김 차장 방미에 대해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중재자로서 청와대 역할이 부각되는 것에 대한 부담감 때문이란 해석이 나온다. 또 북한이 관영 매체를 통해 한국 정부가 지나치게 미국에 의존한다고 비난한 만큼 북한을 자극하지 않겠다는 생각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 움직임도 분주하다. 미 의회에서 한반도 문제 및 대북정책을 다루는 상원 외교위원회와 군사위원회 핵심 관계자들도 지난주 서울을 잇따라 방문한 사실이 확인됐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제임스 인호프(공화ㆍ오클라호마) 미국 상원 군사위원장과 잭 리드(민주ㆍ로드 아일랜드) 상원 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의 선임 보좌관들이 지난주 방한해 22일께 청와대와 국방부 관계자 등을 면담했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이들은 청와대 국가안보실(NSC) 관계자와 접촉해 하노이 회담 이후 북한의 동향과 한국 정부 입장 등에 대해 청취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미 국방·군사위 관련 업무는 김현종 차장 밑에 있는 최종건 평화기획비서관 담당이다. 익명을 요구한 외교 소식통은 “이번에 방문한 이들의 입장이 워싱턴 주류 시각이라고 보면 된다. 이들은 주로 한국 정부가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어떻게 판단하는지를 궁금해했다”고 말했다.
 
한편 외교부는 강경화 장관이 29일 오후(현지시간) 미 국무부를 방문해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과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갖는다고 밝혔다.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장관 회담에 배석하며, 이후 비건 대표와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위문희·이유정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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