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충격에 빠진 대한항공 "내부 동요 상당해"

중앙일보 2019.03.27 15:51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그룹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경영권을 박탈당했다. 대한항공 주주들은 27일 오전 서울 강서구 공항동 대한항공빌딩에서 열린 제57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안을 부결시켰다. [연합뉴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그룹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경영권을 박탈당했다. 대한항공 주주들은 27일 오전 서울 강서구 공항동 대한항공빌딩에서 열린 제57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안을 부결시켰다. [연합뉴스]

27일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이 쫓겨나듯 사내이사와 대표이사에 물러났다. 대한항공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대한항공은 “당장 취해야 할 후속 조치나 법적인 절차가 있는 것은 아니다”며 겉으로는 담담한 입장을 보이지만 내부 동요는 상당하다.

조원태 사장 체제 굳히기에 주력
조양호 회장 그룹 총수직 유지 계속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날 “미등기 이사도 회장직을 유지할 수 있고 실제로 국내 대기업 회장 대부분이 미등기”라고 말했다. 조 회장이 그룹 총수 자리나 회장 자리를 내놓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사내이사 추가 선임도 당분간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한항공 내부에선 조 회장 자의가 아닌 주주 손에 떠밀리듯 물러나게 된 점을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결과에 대한 충격이 있고 내부 분위기는 매우 좋지 않다”고 말했다.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27일 조양호 회장 사내이사직 연임 안건이 부결되면서 조사장은 대한항공 오너일가 중 유일하게 사내이사직을 유지하게 됐다.       [사진 대한항공]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27일 조양호 회장 사내이사직 연임 안건이 부결되면서 조사장은 대한항공 오너일가 중 유일하게 사내이사직을 유지하게 됐다. [사진 대한항공]

조 회장은 더는 기업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이사회에 참석하지 못한다. 주주총회를 통해 반대 여론을 확인한 만큼, 조 회장이 앞으로 대한항공 경영에 공개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부담이 된다. 당장 일명 강성부 펀드로 불리는 KCGI의 눈초리가 매섭다. KCGI는 한진칼의 지분 12.8%를 보유한 2대 주주로 대한항공 사주 일가의 경영권 유지에 반대해 왔다. 오는 29일 예정된 한진칼 정기주총에 주주제안을 시도했으나 보유 기간(6개월) 미달로 안건 상정에 실패했다. 
대한항공 경영에 조 회장의 영향력이 사라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대한항공은 주총 직후 자료를 내고 “조양호 회장이 경영권을 박탈당한 것은 아니다”고 강조하며 수습하고 있다. 당장 오는 6월 대한항공 주관으로 서울에서 처음 열리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총회 의장직은 예정대로 조 회장이 맡을 것으로 보인다.  
또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 자리에 여전히 조원태 사장이 있다. 조 회장의 장남으로 2016년 대표이사에 오른 조 사장은 지난해 3월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사내이사 임기는 2021년까지다. 대한항공은 앞으로 조 사장을 중심으로 경영 체제를 공고하게 하는 데 힘쓸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총 결과가 대한항공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땅콩 회항부터 이어진 오너리스크 사태가 일단락됐기 때문이다. 실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안 부결 소식에 대한항공과 지주사인 한진칼 등 계열사의 주가는 일제히 상승했다. 
전영선 기자 azul@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